주얼리 '잇' 리스트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주얼리 쇼핑을 계획하고 있다면 눈여겨보자.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이 이야기하는 새로운 주얼리 스타일링 노하우::주얼리,액세서리,트렌드,싱글귀고리,패션디자이너,엘르,elle.co.kr::


얼굴이 보석이 될 수 있다면? 2007년, 장 폴 고티에는 자신의 오트 쿠튀르 컬렉션 런웨이에 선 모델 젬마 워드의 얼굴에 골드 체인을 그물처럼 만든 페이스 주얼리를 얹었다. 데카당스한 고스족 여인이 하이패션 하우스의 뮤즈가 된 순간이었다. 2015년 지방시의 리카르도 티시는 모델들의 눈 아래와 양쪽 뺨, 입술 옆, 턱, 코 등 얼굴 곳곳을 피어싱한 것처럼 보이도록 페이스 주얼리를 달았다. 이 컬렉션의 메이크업을 담당했던 팻 맥그래스는 접착용 검을 이용해 진주와 루비, 사파이어로 만든 주얼리를 모델 얼굴에 고정시켰다고 했다. 반짝이는 눈을 갖기 위해 안구에 다이아몬드를 넣는다거나, 미소를 빛나게 하는 치아 착용 주얼리가 등장했다는 기사가 난 적도 있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이토록 끝이 없다. 때로는 너무 앞서가서 아름다움과 기괴함의 경계에서 논란이 되기도 한다. 이번 시즌을 준비하는 디자이너들이 이 같은 고민을 하지 않았을 리 없다. 하지만 지금은 오랜 불황의 시기. 디자이너들은 유니크한 기괴함보다 고객의 지갑을 열 ‘독특하되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택했다.


첫 번째 주자는 바로 싱글 귀고리다. 디자이너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오른쪽, 왼쪽을 다르게 디자인한 귀고리를 만들거나 혹은 짝 없는 귀고리를 만들어 한쪽 귀에만 걸게 했다. 발망의 올리비에 루스테임은 손가락보다 좀 더 긴, 날카로운 단검 모양의 실버 귀고리를 만들어 모델의 오른쪽 귀에 달았다. 질 샌더의 로돌포 팔리아룽가도 크리스털을 파베 세팅한 라인을 회오리 모양으로 만든 입체적인 귀고리를 모델의 왼쪽 귀에 달아주었다. 실제로는 2개 한 쌍으로 ‘평범하게’ 판매할 예정. 앤 드뮐미스터의 귀고리는 깃털과 비즈로 만들어 가볍지만 가슴 바로 위까지 내려오는 긴 길이로 만들어 모델의 오른쪽 귀에만 걸었다. 생 로랑의 이어링 역시 쇄골 아래까지 긴 태슬을 늘어뜨리는 싱글 귀고리로 연출됐다. 웅가로, 지암바티스타 발리, 스텔라 진, J. W. 앤더슨 등 여러 디자이너들이 귀의 한 쪽에만 귀고리를 거는 스타일링을 택했다. 도저히 다른 한쪽 귀의 허전함을 견딜 수 없다면? 마르니 컬렉션처럼 전혀 다른 디자인의 귀고리를 매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디자이너들이 택한 독특한 주얼리 컨셉트, 그 두 번째는 바로 ‘입는 주얼리’다. 손가락과 손목, 목선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주얼리로 유명한 레포시의 디자이너 가이아 레포시는 언젠가 목에서부터 가슴을 덮는 주얼리를 만들고 싶다고 언급한 적 있다. 여러 디자이너들이 그와 같은 생각으로 이번 컬렉션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마르지엘라의 컬렉션에서는 실버 코트에 투명한 원석을 장식한 커다란 칼라 네크리스를 선보였고, 필립 플레인은 과거 장 폴 고티에가 만든 페이스 주얼리를 연상케 하는 골드 체인 그물을 모델의 토르소에 걸었다. 크림색 실크 베스트에 블랙 재킷을 매치한 다소 평범하고 클래식한 룩이지만 작은 골드 비즈를 엮어 만든 목걸이를 레이어드하는 순간, 완벽한 나이트 아웃 룩이 되기도 한다.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컬렉션에 선보인 것처럼 말이다. 발망의 스타일링처럼 깊은 V 네크라인 드레스 위에 가슴을 촘촘히 덮는 목걸이를 매치하거나 랑방이나 오스만 컬렉션의 스타일링처럼 드레시한 재킷 소매 끝에 찰랑이는 주얼 프린지 핑거리스 글러브를 끼는 것도 멋지다. 개인적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은 시폰 블라우스 위의 프릴을 따라 길게 주얼 브로치를 단 얼뎀의 스타일링이다. 쇄골 라인을 따라 가늘고 긴 브로치를 달면 로맨틱하면서도 ‘쿨’하지 않을까?


눈여겨봐야 할 세 번째 주얼리 컨셉트는 바로 타이포그래피들이다. 10여 년 전,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사라 제시카 파커는 캐리 브래드쇼를 연기하며 ‘캐리(Carrie)’ 이름을 펜던트로 만든 목걸이를 하고 나와 전 세계적으로 유행시켰다. 문자 그대로 ‘스테이트먼트 주얼리’가 아닌가!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많은 타이포그래피가 런웨이 위에 올랐다. 슬로건 티셔츠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디올의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타이포그래피로 초커 펜던트와 귀고리를 만들었고, 구찌의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마치 인스타그램의 ‘좋아요’를 누른 기분이 느껴지는 ‘LOVED’ 타이포그래피 뱅글로 모델의 손목을 장식했다. 생 로랑의 로고는 해체되고 다시 조합돼 귀고리로 만들어졌고, 모스키노는 브랜드 로고를 팔찌와 반지, 가방에 주렁주렁 매달았다.


이번 시즌을 준비한 디자이너들은 솟구치는 크리에이티비티를 잠시 진정시키고 되도록 많은 바이어와 고객들, CEO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쇄골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귀고리는 망설여지지만 커프형이라면 귓볼 부상의 우려 없이 도전해 볼 만하다. 제이지도 노래하지 않았던가. ‘어깨의 먼지를 털어버리라고.’ 부디 다음 시즌에는 디자이너들이 마음의 부담을 털고 좀 더 독창적인 주얼리를 선보이길 바라며.


주얼리 쇼핑을 계획하고 있다면 눈여겨보자.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이 이야기하는 새로운 주얼리 스타일링 노하우::주얼리,액세서리,트렌드,싱글귀고리,패션디자이너,엘르,el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