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폴 고티에의 의상은 직접 만든 것(오른쪽부터 시계 방향). 가죽 재킷은 200달러, 플리츠 스커트는 35달러, 레깅스는 25달러, 모두 Jean Paul Gautier for Target. 스파이크 뱅글은 295달러, 체인 팔찌는 80~160달러, Fallon. 부츠는 385달러, Bess, 스트라이프 재킷은 50달러, 뷔스티에 드레스와 슈즈는 40달러, Jean Paul Gautier for Target. 모자는 350달러, Albertus Swanepoel,타이츠는 47달러, Falke. 컷아웃된 톱은 30달러, 프린트 티셔츠는 27달러, 비키니 팬츠는 18달러, 모두 Jean Paul Gautier for Target. 네크리스는 275달러, Kenneth Jay Lane, 타이츠는 24달러, Falke, 부츠는 130달러, Dr. Martens. 트렌치 코트는 60달러, 아이릿 드레스는 60달러, 모두 Jean Paul Gautier for Target. 페도라는 350달러, Albertus Swanepoel, 타이츠는 59달러, Falke, 부츠는 150달러, Dr. Martens. 블랙 드레스는 60달러, Jean Paul Gautier for Target, 베레는 120달러, Albertus Swanepoel. 스파이크 뱅글은 295달러, Fallen, 뱅글은 50달러, Kenneth Jay Lane, 타이츠는 39달러, Falke. 부츠는 385달러 , Bess, 세일러 카디건 은 50달러, 스트라이프 티셔츠는 20달러, Jean Paul Gautier for Target. 세일러 햇은 120달러, Albertus Swanepoel, 타이츠 는 39달러, Falke, 페이턴트 부츠는 130달러, Dr. Martens.
장 폴 고티에는 프렌치 패션의 매드 맥스(Mad Max)라 불린다. 그는 거침없이 베이식한 트렌치코트 디자인을 이리저리 비틀어 선보였고, 스트라이프 스웨터, 세일러 팬츠, 1990년 마돈나가 ‘Blond Ambition’ 콘서트 투어에서 입었던 원뿔형 브래지어 톱에 이르기까지 늘 일반적인 틀을 벗어난 패션을 선보여왔다. 그는 프렌치 패션을 대표하는 듯하면서도 우아하고 고상한 것이 아닌, 충돌적이고 파격적인 것을 지향한다. 패션 제도권을 비꼬는 풍자적인 요소를 의상에 부여하고 평범함을 거부하는 것. 누군가는 그의 패션이 진부해졌다고 하지만 장 폴 고티에가 이런 파격과 혁신의 미학을 패션계에 처음 선보인 디자이너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런웨이에 스커트 차림의 남자 모델을 세우고, 언더웨어를 아웃웨어 위로 드러내고, 테디 베어를 여장 남자로 변신시키는 기발한 발상은 그를 패션계의 악동이자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사실 진부해졌다는 표현은 옳지 않다. 그는 지속력을 갖는 풍자 아이콘이 됐다. 대중적인 브랜드 ‘타깃’과 고티에의 만남이 기대되는 이유도 그래서다. 그만큼 하이 패션과 스트리트 패션을 능숙하게 믹스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있을까? 게다가 그는 섹시함을 대중적으로 어필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대중이 원하는 섹시함은 노골적이고 직설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그는 타깃을 위해 지금까지 선보였던 디자인(콘 브래지어를 제외한)을 선별해 팝 문화와 접목했다. 마릴린 먼로 스타일의 컷아웃 디테일의 가든 파티 드레스, 퍼펙트 가죽 재킷, 거들 퀼트, 스트라이프 뷔스티에 의상을 보며 “처음엔 내 고집을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결국엔 그들도 좋아할 것”이라며 타깃의 긍정적인 반응을 확신한다. 고티에는 자신의 베스트셀러이자 아직까지도 다수의 디자이너들에게 리바이벌되는 타투 프린트 비키니와 롱 슬리브 타투 티셔츠 등도 선보인다. “내 옷들은 늘 비싸게 여겨져왔다. 심지어 지난 몇 년간 종종 저가 라인을 선보였지만 다시 럭셔리 마켓으로 향했다. 타깃과의 만남은 나에게 새로운 시도다.” 고티에는 펑크 록에서부터 팝이나 힙합 셀러브리티 같은 미국 문화와 할리우드에 빠져 있었다. 타깃은 그의 이런 성향을 걱정했지만 고티에를 믿었다. “내 아이디어는 언제나 거리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타깃은 그런 뿌리를 돌아볼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고티에는 정식으로 패션 디자인 교육을 받지 않았는데도 이미 18세 때 피에르 가르뎅에 고용됐다. 그리고 1976년에 독자적인 라인을 론칭했다. “웬만큼 캐릭터가 강한 패션이 아니라면 내 흥미를 끌 수 없었다. 미국 여성들의 가장 큰 장점은 에너지가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옷을 입는 방식을 사랑한다. 프랑스 여성들은 다소 보수적이고 언제나 ‘가격’을 염두에 둔다. 반면 미국 여성들은 파워풀하고 강인하며 결단력 있다.” 하지만 미국 여성에 찬사를 보내는 일과 프랑스 디자이너로서 미국적 스타일의 매력을 패션으로 승화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고티에의 이런 성향을 길러준 배경은 그의 할머니다. 그는 어린 시절 할머니가 테라피스트로 일하는 동안 거실에서 <언터처블(The Untouchables)>과 <옛날 옛적 서부에서(Once Upon a Time in the West)> 등의 미국영화들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심지어 손님들을 미국 TV 쇼에 나오는 모습으로 스케치할 때도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역사가 마비 상태다.” 고티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미국적인 것을 열거하면서 이런 말을 꺼낸다. 햄버거, 말론 브랜도, 이기 팝, 돌리 파튼, 브로드웨이 뮤지컬 <헤어 스프레이>, <코러스 라인>, <9 to 5> 등등에 이르기까지, 또 70년대 후반 라스베이거스로 첫 여행을 갔을 때의 기억도 빠뜨리지 않는다. “그때 <지그프리드 앤 로이 Siegfried & Roy>를 봤는데 그들의 의상이 굉장히 히스테릭한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언제나 새롭고 흥미로운 아메리칸 드림이 그곳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계도 없고, 사람들의 기운을 짓누르는 옛 문화의 거추장스런 무게도 없었으니까. 솔직히 털어놓으면 내가 디자이너가 된 이유 역시 미국 TV와 영화에 사로잡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고티에가 프렌치 특유의 매력을 잃는 법은 없다. 프랑스적인 뿌리는 명백해 타깃과의 컬래버레이션 시리즈에서도 이는 예외는 아니다. “이번 컬렉션은 나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던 미국의 팝스타와 필름 아이콘에게 헌정하는 의미기도 하다.” 고티에는 조앤 제트, 브리트니 스피어스, 비욘세, 그리고 머티리얼 걸(Material Girl)이라 불렸던 마돈나를 언급한다. “타깃에서 선보인 내 옷들은 그녀들의 기운과 분위기를 이어받았다. 다분히 80년대스러운 면이 있다.”
*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4월호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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