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의 서재 겸 거실. 책상을 벽에 맞게 제작해 넣었다. 선반 위 천장 조명은 Zangra. 파노라마 벽지 ‘벵갈’은 Ananbo. 팔이 달린 벽등은 Serge Mouille. 주문 제작한 소파는 L’Atelier d’Archi. 소파 테이블은 이사무 노구치(Isamu Noguchi) 디자인으로 Vitra. 탁자 위 작은 추상 조각품은 ‘상투’에서 구입한 것. 리넨 커튼은 Anthemis.스틸 벽난로 위에는 샤를로트 보비(Charlotte Bovy)의 사진 작품을 걸어 놓았다. 빈티지 의자는 Pagholz. 펜던트 조명 ‘카라바지오’는 Lightyears.건축가 부부는 4㎡의 좁은 욕실에 욕조까지 설치했다. 도자기 타일은 Royal Mosa. 벽에 설치한 수전은 Axor Hansgrohe. 거울 옆 펜던트는 The Conran Shop. 부엌 바닥은 콘크리트로 마감했고 벽은 콘크리트 느낌이 나는 벽지로 마감해 일치감을 주었다. 피에트 분(Piet Boon)이 디자인한 벽지 ‘콘크리트’는 NLXL by Arte. 부엌 조리대는 발크로매트에 브라질산 화강암을 얹어 맞춤 제작했다. 팔이 달린 펜던트 ‘톨로메오’는 Artemide.1층에 있는 다이닝 룸은 부엌과 연결된다. 녹색 시트의 벤치 소파와 대리석 식탁은 부부가 디자인해 맞춤 제작한 것. 받침 안에 수납공간을 숨겨 놓았다. 덮개가 달린 펜던트는 샤를로트 페리앙(Charlotte Perriand) 디자인으로 Nemo Lightng. 벽에 칠한 페인트는 ‘블랙 타이’와 ‘로드’로 Flamant. 펜던트 조명 ‘카라바지오’는 Lightyears. 빈티지 의자는 Pagholz. 주철 라디에이터는 Alphametal. 거실 옆 부부 침실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침대 뒤 벽에 설치한 조명 ‘톨로메오’는 침대에 누워서 책을 볼 때 사용한다. Artemide 제품. 통나무 테이블 ‘메를랭’은 Am.Pm. 그 위에는 플로크(Floc’h)가 디자인한 그림을 올려놓았다.  침대 리넨 커버는 Caravane.파리의 중심부에 있는 아파트의 겉모습은 여느 건물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하다. 적어도 이 부부의 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까지는! 주인공은 프랑스의 건축학교로 유명한 앙사-파리 말라케(Ensa-Paris Malaquais)에서 학위를 받은 건축가 커플, 이자벨 쥐-로(Isabell Juy-Lott)와 마티외 로(Matthieu Lott.). 그들은 이 아파트의 3개 층을 연결해 살고 있다. 원래는 18세기에 지어진 수도원 건물이었으나 19세기 초에 아파트로 만들어진 공간을 21세기인 지금 또다시 그들의 입맛에 맞게 뜯어 고친 셈이다. “마티외가 벽을 부수고 새로 세워 놓으면 저는 그 공간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역할을 맡았어요.” 이자벨의 말처럼 공간을 창조하는 데 있어서 그들은 천생연분 커플. 처음 그들은 이 건물의 두 개층을 매입했다. 그 다음 다락방과 건물의 공동계단실 위의 빈 공간을 추가로 구입해 연결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들은 한 층을 더 올려 총 세 개의 층을 만들고 다이닝 룸과 연결된 발코니를 설치하는, 그야말로 건축가 커플만이 할 수 있는 대공사를 감행했다. 3개 층에 걸친 그들의 공간은 놀랍게도 답답하지 않다. “확장에 확장을 거듭하다 보니 ‘상자’를 쌓아놓은 듯한 느낌이 날까 봐 걱정됐어요. 3층집이지만 단층 아파트 같은 공간감을 주기 위해 천장을 뚫고 유리창 처리를 해서 위층과 아래층이 서로 통하도록 만들었죠.” 1층의 다이닝 룸은 부엌과 연결된다. “직각으로 꺾인 벤치는 우리가 공간에 맞게 디자인해서 제작했어요. 시트는 녹색 가죽으로 받침은 발크로매트로  만들었는데 받침 안에 수납공간을 숨겨두었죠.” 이자벨이 말한다. “부엌 벽은 벽지에요! 마치 콘크리트를 발라놓은 것 같죠?” 눈속임 같은 벽과 벽지를 바라보다 고개를 돌린 찰나, 천장에 뚫린 유리창이 각층의 공간을 이어주며 수직의 ‘빛 우물’을 만들고 있다. “이 유리 통로는 벽에 붙인 거울과 마찬가지로 넓지 않은 공간에 숨 쉴 수 있게 만들어주는 존재예요.” 설명을 듣고 내부를 한번 쓱 둘러보는 순간, 공간의 모든 구석이 마법처럼 하나로 이어지는 듯하다. 2층의 부부 침실과 서재 겸 거실은 벽 없이 쭉 이어져 있다. “이 리넨 커튼으로 거실과 침실을 구분할 수 있어요.” 살짝 바랜 듯한 컬러의 커튼은 가림막이지만 분위기 있는 벽 같은 느낌을 준다. 침실 안에는 수납공간을 다양한 방식으로 마련했다. 발크로매트로 맞춤 제작한 수납장을 벽에 짜 넣었고 침대 옆 벽을 살짝 파서 테이블 대신 물건을 둘 수 있는 수납장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커튼을 걷고 거실로 나가보면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파노라마 벽지 ‘벵갈’이 눈을 사로잡으며 거실에 생동감을 더한다. “사실 각각의 층은 넓지 않아요. 효율적인 수납 방법과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창의적인 방법들을 생각해 낸다면 실제로 가진 것보다 더 넓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요.” 이 아이디어 넘치는 건축가 부부는 획일화된 형태의 아파트 유닛을 그들의 입맛에 맞게 부수고 고쳐서 결국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최적화시켰다. 이들의 공간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진화할 것 같다. 상상을 멈추지 않는 그들의 창의력이 빛나는 공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