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빅 보스, 셰릴 샌드버그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유리천정’을 뚫고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중 한 명이 된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의 매력적인 빅 보스와 나눈 진심 어린 이야기::셰릴 샌드버그,페이스북,보스,빅보스,유리천정,유리천장,여성,우먼,인터뷰,엘르,elle.co.kr:: | 셰릴 샌드버그,페이스북,보스,빅보스,경영자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는 단순히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 아니다. <포브스> <포춘> <타임> 등 미국 유력 매체 커버에 정기적으로 등장하는 하나의 상징 혹은 신화 같은 존재다. 마흔아홉 살의 셰릴은 실리콘 밸리에서 보기 드문 여성 경영자 중 하나다. 그녀가 여성들의 야망을 지지하기 위해 쓴 선언문 같은 책 <린 인 Lean In>은 미국 내에서만 수백만 부가 팔려나가며 여성들의 연대를 꾀하는 인터넷 사이트 ‘Leanin.org’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페이스북 직원들은 입을 모아 이 매력적인 보스의 효율적인 업무 능력을 칭찬하고, 그녀의 강연회에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록 스타의 열렬한 팬처럼 모여든다. 힐러리 클린턴을 따라 백악관에 들어갈 수 있는지 의향을 타진받기도 했고, 실리콘 밸리 주요 기업 대표들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 곤란한 역할을 떠맡기도 했다. 프랭크 게리가 2015년 팔로 알토 서쪽에 건축한 페이스북의 멋진 새 본부, ‘빌딩 20’에 들어가면 원더우먼을 만나게 되리라 기대하게 된다. 완벽한 장소에 있는 완벽한 여성을.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셰릴 샌드버그는 꽤 조악한 책상 뒤, 모자를 쓴 컴퓨터광들 사이에 앉아 있다. 악수는 거침없지만 목소리는 부드럽다. “셰릴 샌드버그는 인간적이고 진실해요. 이 유능한 비즈니스 우먼은 페이스북을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바꿔놓았어요. 그리고 이렇게 말한 사람도 그녀가 처음이에요. ‘Bring yourself at work’. 사무실에서 울어도 괜찮은 거예요!” 샌프란시스코에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더 리파이너스(The Refiners)를 운영하는 제랄딘 르 뫼르의 말이다. 투자 회사 스펙트럼 에쿼티(Spectrum Equity)의 부사장 새라 핀토는 이렇게 말한다. “그녀는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서 여자들이 살아남으려면 남자보다 두 배 더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그리고 미국 회사들이 워킹 맘들의 현실을 잘 알지 못한다고 걱정했죠. 이 분야에서는 육아 휴직이 존재하지도 않으니까요! 셰릴은 자신의 명성을 활용해 IT 업계에서 일하는 많은 여성들이 어떤 일을 겪는지 용감하게 이야기합니다. 듣기 좋은 말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안하죠. 또 그녀는 자신이 말한 것을 실천하고 있어요. 가정 생활과 일을 양립하는 어려운 일을 말이에요.” 셰릴 샌드버그는 오는 4월, 비즈니스와는 거리가 먼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새로운 책 <옵션 비 Option B>를 출간한다. 지난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그녀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 데이비드 골드버그의 죽음에 대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셰릴은 이 책에서 남편의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사건 뒤, 천천히 재건된 그녀의 삶에 대해 얘기하며, 비슷한 고난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한다. <엘르>가 셰릴 샌드버그와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눴다.베스트셀러를 기록한 <린 인>은 많은 여성들에게 ‘유리천장’을 뚫고자 하는 용기를 주었어요. 2013년에 책이 출간됐는데, 이후로 상황이 나아진 것 같나요 안타깝게도 수치상으로는 그리 많이 개선되지 않았어요. 미국 기업의 CEO 중에서 단 5%만이 여성입니다. 여전히 여자들은 집에서 가사의 대부분을 도맡고 있고, 기업의 책임자 자리에 오르는 여성은 아주 적죠. 특히 기술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운명을 자기의 손에 쥐고 있다고 생각해요. ‘Leanin.org’를 만들고 나서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 ‘린 인’ 서클이 만들어졌어요. 서클에 참여한 여성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직업을 바꾸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과감히 뛰어들고 있어요. ‘린 인’ 정신이 바로 그거예요. ‘직업의 세계’에서 여성들이 주인공이 되는 거죠! 일과 가정의 양립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책의 내용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어요 이미 많은 여성들이 아이를 기르면서 직장에 다니는 걸요! 미국 엄마들의 70%가 일을 합니다. 물론 모든 것이 장밋빛은 아니죠. 때문에 제가 계속해서 여성들에게 남성과 동등한 임금을 받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말하는 거예요. 미국에서 여성과 남성의 임금 차이는 20%나 됩니다. 정말 용납할 수 없는 일이죠. 페이스북 ‘프렌즈 데이’ 행사에 초대된 게스트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셰릴 샌드버그.실리콘 밸리 회사들은 여성들을 채용하는 데 인색하죠. 페이스북도 그런가요 페이스북의 시니어 직원들을 보면 27%만 여자예요. 그리고 저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CEO 수전 데스몬드-헬먼과 함께 이사회에 있는 유일한 여성이에요. 이걸로는 충분치 않죠. 우리는 이 수치를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여성 사원들에게 리더십 함양 교육을 실시하고 남녀 구분 없이 4개월 유급 출산휴가 제도를 도입했어요. 더 많은 여학생들이 IT 분야로 진로를 정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무료 컴퓨터 교육을 제공하는 비영리 기관 ‘Code.org’에 재정을 지원하고 있고요. 실리콘 밸리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나요 누구에게나 늘 물어보는 질문이 있어요. ‘두렵지 않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제 책상 옆에도 붙여 놓은 문장이에요. 당당히 테이블에 앉아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야 해요 <린 인>에서 사회 진출을 앞둔 여학생들을 위해 직업 선택과 임금 협상 등에 대해서 이야기했죠. 취업 시장에서 나를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 빨리 깨달아야 합니다. 두 번째 책 <옵션 비> 출간을 준비하고 있죠. 남편의 죽음 뒤에 겪은 슬픔과 회복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는데, 이처럼 개인적인 내용을 책으로 쓰게 된 이유는요 남편의 죽음은 정말 끔직한 경험이었어요. 모든 걸 빼앗긴 것 같았죠. 슬픔 속에 고립돼 혼자가 된 것 같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제게 무슨 말을 해야할지,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죠. 그래서 2015년 6월 3일, 페이스북에 제가 느낀 슬픔과 희망에 대해 털어놓았어요. 나 자신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 그리고 저를 둘러싼 이들과 제 감정을 공유하고 싶어서요.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이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따뜻했고 감동적이었죠. 친구들은 물론,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마음의 문을 열고 저에게 말을 건넸어요. 어떤 여성은 아이를 잃었고, 어떤 남성은 암을 앓고 있었죠. 사람들과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면서 내가 혼자가 아니란 걸 깨달았어요. 책을 쓰면서 계속해서 이런 회복의 길로 나아가고 싶었어요. 이번 책은 제가 겪은 슬픔과 조금씩 즐거움을 되찾는 방법에 대해, 저 자신에 대해 배우게 된 것들을 담고 있어요. 무엇을 배웠나요 많은 걸요. 무엇보다 매 순간을 좀 더 소중히 여기게 됐어요. 전에는 제 생일을 기념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꼭 축하해요. 내가 살아 있음을 매일 되새기고 있어요. 그리고 싱글 맘의 삶이 어떤 건지도 알게 됐죠. 많은 특권을 누리는 저 같은 사람에게도 혼자 아이를 키우는 일은 결코 녹록하지 않아요. 캘리포니아 멘로 파크에 자리한 페이스북 본사 앞 표지판.  2012년 페이스북 IPO (기업상장) 세레모니 현장.어떤 방식으로 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나요 사무실에서 10분 거리에 살아요. 매일 아침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오후 5시 30분이면 퇴근해 아이들과 시간을 보냅니다. 하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영화를 보기도 해요. 열한 살인 아들은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만 규칙이 엄격해요. 저녁 8시 이후에는 꼭 꺼두게 하죠. 집에서는 다른 엄마들과 ‘거의’ 똑같아요. 페이스북이 파리정치대학에 연구소를 만든 목적은 뭔가요 ‘폴리시 랩 인큐베이터(Policy Lab Incubator)’에서는 기술자들이 학생들과 함께 정치과학에 대해 연구하게 됩니다. 디지털 시민권 같은 주제 말이죠. 기술은 우리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어요. 페이스북의 ‘세이프티 체크(Safety Check)’는 자연 재해나 테러가 일어난 뒤 자신이 안전한지 페이스북에 즉각 올릴 수 있는 기능이에요. 개인 정보를 영리하게 활용한 예죠. 가짜 정보와 증오, 인종차별, 테러를 부추기는 콘텐츠들은 페이스북을 둘러싼 또 다른 쟁점이죠 분명한 점은 페이스북에 증오나 테러를 위한 공간은 없다는 겁니다. 누군가 그런 종류의 콘텐츠를 올리면 우리는 이를 삭제할 뿐 아니라 그 사람의 모든 연락처를 확인합니다. 페이스북에는 평화와 공존을 지지하는 긍정적인 목소리들이 더 많아요. 예를 들어 ‘Facebook.com/peace’에서 우리는 뜻밖의 관계를 수없이 확인할 수 있어요. 파키스탄과 인도에서 ‘친구’로 연결된 사람들이 300만 명이 넘어요. 파리 바타클랑 극장 테러 때 부인을 잃은 앙투안 레이리라는 사람은 2015년 11월 16일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어요. “You will not have my hate(당신들은 나의 증오를 갖질 못할 것이다).” 이런 메시지는 강렬해요. 깊은 울림을 주고 전 세계가 통하죠. 10년 뒤에는 어디에 있을 것 같나요 10분 뒤 어디에 있을지도 모르는 걸요(웃음). 저는 제가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았어요. 페이스북에서 일하는 게 정말 행복해요. 마크 주커버그와 환상적인 2인조 팀을 이뤘죠. 이곳에 머물면서 더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젊은 여성들의 스타트업 창업을 돕고 싶어요. 힐러리 클린턴이 미국 대통령이 되지 못해서 아쉽나요 그럼요. 힐러리 클린턴을 공개적으로, 적극적으로 지지했어요. 여성 인권이 향상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거죠. 그러나 버락 오바마가 고별 연설에서 말했듯, 저 역시 여전히 마음 깊이 낙관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