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본능처럼 봄을 맞을 때마다 꽃이 흐드러지게 핀 정원으로 향한다. 하지만 날 선 디자이너들은 똑같은 향기에 취하지 않는다. 이번 봄을 위해 런웨이에는 화려한 해바라기처럼 얼굴을 번쩍 든 꽃보다 들판에 핀 메밀꽃처럼 잔잔한 낭만이 드리워졌다. 르메르는 모던한 룩에 조그마한 플라워 패턴으로 소녀 감성을 강조했고, 이자벨 마랑은 플라워 프린트 레이어드 룩에 파리지엔의 감각을 더해 세련된 페미닌 룩을 선보였다. 누구보다 꽃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콘수엘로 카스틸리오니는 마르니를 떠나며 올망졸망한 꽃의 매력을 원피스 자락 위에 활짝 피웠다. 디자이너들이 선사한 꽃밭에 여자들을 위한 봄의 찬가가 울려 퍼졌으니 다가오는 계절, 잔잔한 플라워 룩으로 향기로운 로맨티시즘을 만끽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