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식한 디자인의 화이트 니트 스웨터는 Allsaints. 골드 링과 왼손에 브레이슬렛처럼 연출한 네크리스는 Numbering Seoul.인스타그램에 올린 2017년 목표 중 하나가 ‘열일하기’던데요 영화뿐 아니라 기회가 된다면 드라마나 연극도 하고 싶어요. 여자배우의 역할과 비중이 적어지고 있다지만 올해는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영화’배우라는 인식이 강해요 영화만 해서 그렇게 느낄 수 있어요. 시나리오가 좋다면 드라마도 하고 싶어요. 천우희의 연기를 기다리는 팬이 많아요. ‘기대의 대상’이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인가요 감사하기도 하면서 부담되기도 해요. 그렇지만 부담감을 피하고 싶진 않아요. 좋은 작품을 만나 좋은 연기를 보여줘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거든요. 잘하는 연기 외에 또 다른 재능이 있나요 얼마 전 톰 포드가 연출한 <녹터널 애니멀스>를 봤어요. 패션 디자이너이면서 영화도 잘 만들어서 놀라웠어요. 저도 연기 말고도 잘하는 게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다른 배우들을 보면 음악 실력이 있거나 그림을 잘 그리거나 패션 센스가 뛰어나요. 저는 새로운 걸 배우면 곧잘 따라 하고 흡수력이 좋다는 말을 듣지만 재능이라 할 만큼 꾸준히 하는 건 없어요. 무엇을 잘하고 싶어요 미술이요. 어릴 적에 ‘신동’ 소리를 들을 정도로 그림에 소질이 있었어요. 도예가였던 아버지의 손재주를 물려받았나 봐요. 무슨 이유에선지 흥미를 잃고 그림을 그만뒀어요. 계속하지 않은 게 후회가 돼요. 창의적인 작업을 위한 독특한 감수성이나 ‘똘기’ 같은 게 있나요 사람은 누구나 똘끼를 갖고 있어요. 그걸 어떻게 끄집어내느냐가 중요해요. 객기로 나타날 수 있고, 예술적으로 표현될 수 있어요. 제가 연기를 좋아하는 이유도 같아요. 평상시 잘 표현하지 않는 감정들을 써볼 수 있거든요. 저는 카메라 앞에 섰을 때가 가장 편안해요. 그 순간만큼은 제가 아니어도 되고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개봉을 앞둔 영화 <어느날>에선 어떤 얼굴을 하고 있나요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보다 좀 더 밝고 긍정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제 얼굴을 스스로 정의하기 어려워 저도 궁금해요. 혼수 상태에 빠진 여자와 그녀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의 이야기라면서요. 이 작품을 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한국영화 시장에 이런 영화도 만들어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에 홀려서 하게 됐어요. 하하. 솔직히 그런 부분에 제가 도움이 된다면 좋겠어요. 그동안 이상만 바라본 것 같아요. 저는 작품을 왜 하는지 그 이유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었어요. 목표 지점이 분명했죠. 완벽한 결과를 내고 싶었고 마이너스가 되는 게 조심스러웠어요. 그런데 일을 하면 할수록 기회가 오길 기다리기보다 무엇이든 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더라고요. 완벽해야 마음이 놓이나요 일기를 쓰면서 신기하게 매년 세운 목표들이 이뤄졌어요. 그러면서 항상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려는 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사실 노력해도 안 되는 일도 있잖아요. 1년에 두 작품을 하고 싶어도 어디 마음대로 되나요? 그런데 잘 안 풀리면 제 역량이 부족하고 치부가 드러난 것 같아 자책했어요. 그러다가 서른이 돼서야 깨달았어요. 예상치 못한 일로 감사함과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인생이더라고요. 파스텔 톤의 오버사이즈 트렌치코트는 Jil Sander Navy. 오버사이즈 셔츠 드레스는 Jil Sander.타이포그래피 자수가 돋보이는 티셔츠와 골드 링은 모두 Dior.그 인생에서 꼭 해 보고 싶은 건 어려서부터 세계일주를 꿈꿨어요. 겁 많고 세상 경험이 적어 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외국 배우들과 연기해 보고 싶어요. 우리가 외국영화들을 보면서 공감하고 통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들이 한국영화를 봐도 그럴까, 같이 작품을 하면 어떨까 궁금해요. 낯선 환경에 쉽게 적응하나요 제가 마냥 소심한 줄 알았는데 여행을 가보니 아니더라고요. 평소였다면 말을 꺼내기도 어려울 텐데 현지인에게 한국어로 손짓 발짓 해 가며 의사소통을 하려고 애쓰는 거예요. 저도 몰랐던 제 모습을 알게 됐어요. 깡이라 해야 하나. 그게 있으니 지금까지 연기할 수 있었겠죠. 외국 가면 입국서류 직업란에 뭐라 적나요 줄곧 ‘학생’이라고 썼다가 얼마 전 홍콩 여행을 갔을 때 ‘배우’라고 했어요. 제가 먼저 어필하는 성격이 아니어서 ‘저는 배우입니다’라고 말하는 게 쑥스러워요. 예전에 <한공주>로 이름을 알렸지만 저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낮에 운동 가면 그 시간에 젊은 사람이 있는 게 의아한지 사람들이 무슨 일 하냐고 많이들 물어봤어요. 그때도 쑥스러운 마음에 배우 지망생이라고 했어요. 연기를 시작한 지 10년이 지나고 나니 배우라는 명칭에 조금은 익숙해졌어요. 연기를 처음 시작했던 순간 기억하나요 고등학교 시절 친구 따라 연극반에 들어갔어요. 연기를 마음먹게 된 뚜렷한 이유는 모르겠어요. 무언가 너무 좋으면 사람의 마음을 건드린다고 생각하거든요. 요리나 글을 쓰는 일이 될 수도 있고 저처럼 연기일 수 있어요. 만약 그런 게 있다면 마음을 따라 가야 해요. 절대로 잊지 않으려는 삶의 원칙은 인스타그램에 썼던 ‘묵묵하게 정직하게 살아가자.’ 타인에게 이로운 사람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남에게 피해나 상처를 주지 않고 정직하게 살고 싶어요. 좋은 배우가 되려면 좋은 사람이 먼저 돼야 해요. 어느 노벨상 수상 작가는 훌륭한 작가가 되려면 글 쓰는 매 순간 제정신이어야 하며 건강해야 한다고 했어요. 연기도 마찬가지겠죠 저는 체력이 약해 악으로, 깡으로 버텨왔어요. 아무리 몸이 안 따라줘도 정신력으로 뛰어넘을 수 있다고 믿고, 실제로도 그랬어요. 그런데 요즘은 안 되더라고요. 촬영현장에서 어떤 사람은 밤을 새우거나 추워도 버티는데 저는 힘든 게 티가 나요. 추워도 참고 연기하면 화면 속 얼굴이 시퍼렇게 변해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 ‘왜 이렇게 나약하고 예민할까?’ 하고 좌절하기도 해요. 그래서 올해 목표 중 하나가 ‘건강해지기’에요. 쉴 때는 뭘 하며 시간을 보내요 한 작품을 끝내면 한동안 아무것도 안 하려고 해요. 다음 작품을 위해 에너지를 충전하는 거죠. 촬영현장에서도 똑같아요. <손님>을 찍을 때 류승룡 선배님이 그러셨어요. 얘는 기력이 없어 보이는데 촬영 때면 확 했다가 다시 골골댄다고. 집중력과 몰입도가 뛰어난가 봐요 이런 제 성향과 배우 일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작품이 결정되면 그때부터 걷고 씻을 때도 캐릭터와 연기 생각만 해요. 작품이 끝나면 거기서 빠져나와 자유로워지고요. 러플 장식의 오프숄더 톱은 Fendi. 그레이 컬러의 와이드 팬츠는 COS.긴 소매가 멋스러운 크롭트 니트 스웨터는 Allsaints. 모던한 와이드 팬츠와 구조적인 골드 뱅글은 COS. 레이스 슬라이드는 H&M.요즘 꽂혀 있는 건 어떤 음식에 한 번 꽂히면 그것만 먹어요. 매일 젤리만 먹은 적도 있어요. 근래에는 떡볶이에 빠져서 3주 동안 매일 해 먹었어요. ‘내가 미쳤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떡볶이를 끊고 열심히 운동하고 있어요. 영화는 어떤 장르 좋아해요 B급 코미디, SF, 히어로물, 예술영화 가리지 않고 다 보는데 딱 하나, 피가 난무하는 호러영화는 못 봐요. 개인적인 취향과 연기하고 싶은 작품 성향이 다른 것 같아요 제가 어떤 배역을 원하는지는 연기를 하면서 단계적으로 알아가고 있어요. ‘왜 어려운 연기만 할까? 나도 말랑말랑한 연기를 하고 싶어’ 이런 생각을 해도 메시지가 있고 연기적으로 고뇌할 수 있는 작품을 고르게 되더라고요. 다음 단계의 장르로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어요. 만약 이걸 잘 해 내면 또 다른 장르로 넘어가고 싶을 거예요. 로맨틱 코미디의 천우희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면서도 낯설어요 저는 재미있을 것 같은데 대중의 반응은 모르겠어요. <한공주> 이후 웹 드라마에서 잡지 에디터를 연기한 적 있어요. <한공주>를 본 사람들의 반응이 반으로 갈렸어요. 새로운 모습이어서 좋았다, 적응이 되지 않는다. <어느날>이 전환점이 될까요 로맨틱 코미디는 아니지만 그 가능성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끝으로 3월에 보기 좋은 영화 추천해 줄래요 이제 곧 봄이니까 말랑말랑한 영화가 좋겠네요. 우디 앨런의 <카페 소사이어티>와 <라라랜드>. 보면 알겠지만 두 영화는 닮은 부분이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새드 엔딩이라고도 하는데 저는 다르게 봤어요. 사랑은 비록 미완성에 그치지만 남녀 주인공이 꿈과 인생을 찾는 해피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