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옷 잘입는 대통령의 여자들

우아함의 끝판왕. 패션까지 퍼스트 클래스인 전설적인 퍼스트 레이디

BYELLE2017.03.22


2008
Carla Bruni & Nicolas Sarkozy

2007년 사르코지가 당선 후, 슈퍼모델 출신이라는 것만으로도 구설수에 오르기 쉬운데 결혼 전이기까지 해서 퍼스트레이디 자격에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던 카를라 브루니.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의 강점인 아름다운 외모와 남다른 패션 센스로 국민들의 호감을 얻어낼 수 있었다. 디올의 스커트 수트와 시스 드레스가 비장의 카드였으며, 키가 작은 사르코지를 배려해 ‘자신을 낮춘’ 플랫 슈즈를 선택한 것조차 그녀의 호감도를 상승시켰다. 이브닝드레스 또한 에르메스나 디올처럼 클래식한 것으로 골라 최대한 화려하지 않게, 그러나 고급스럽게 연출했다. 사진 속 카를라 브루니와 니콜라 사르코지는 2008년 엘리제 궁에서 결혼식을 마치고 베르사유에서 산책을 즐기는 중. 사적인 시간을 즐길 때조차 그녀는 세련된 파리지엔 그 자체였다.




1961
Jacqueline Kennedy

여름휴가를 위해 케네디 대통령 가족이 매사추세츠에 막 도착했다. 퍼스트레이디 재클린 케네디는 필 박스 햇 대신 휴가와 어울리는 클로슈를 쓴 것 빼고는 이날도 박시한 짧은 재킷이 있는 스커트 수트와 팔꿈치까지 오는 장갑, 부팡 헤어스타일로 시그너처인 재키 룩을 보여줬다. 그녀의 타고난 패션 센스도 있지만, 1960년대부터 대중화가 시작된 텔레비전 덕분에 재키 룩은 국민들에게 큰 파급효과를 일으켰다. 아쉽게도 흑백TV라 그녀가 즐겨 입은 레인보 컬러는 전달되지 못했지만! 케네디 대통령의 피격 사건으로 퍼스트레이디로 보낸 시간은 짧지만 지금도 그녀는 가장 스타일리시한 퍼스트레이디로 회자된다. 스타일리시한 퍼스트레이디들에게 ‘뉴 재키’라는 수식어는 극찬이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새로운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가 재키 룩을 연상케 하는 차림으로 등장한 것도 우연은 아닐 것.




2016
Kate Middleton,

Duchess of Cambridge

케이트 미들턴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바 있고,  ‘케이트 미들턴 효과’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파워플한 인물로 꼽힌다. 사람들은 흔히 그녀와 다이애나를 비교하곤 한다. 출신과 성격, 스타일까지 닮았다는 것. 하지만 스타일에 있어서 케이트는 훨씬 더 철저한 계산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스커트 길이는 꼭 정확하게 무릎 선까지 코트와 재킷, 드레스의 핏은 늘 비슷하며, 어느 옷에나 같은 색깔의 벨트로 깔맞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패완얼이라 했던가! 타고난 모델 체형과 앤젤 스마일 덕에 무슨 옷을 입어도 언제나 ‘여자들이 입고 싶은 룩’에 자동 등극한다. 왕실의 젊은 피답게 런던의 신구 디자이너 옷을 편견 없이 아우르며, SPA 브랜드의 의상도 즐겨 입는다. 그녀가 입은 옷은 언제나 솔드아웃!




1959 
Prince Rainier & Grace Kelly

1956년 결혼 후 두 아이를 출산하며 ‘패션 공백기’를 가졌던 그레이스 켈리는 1959년 다시 패셔니스타의 세계로 돌아왔다. 사진은 함께 쇼핑 중인 부부의 모습이다. 믿거나 말거나 그레이스 켈리는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쇼핑에 큰 돈을 쓰지 않아서, 레이니에 3세가 자주 그녀에게 쇼핑을 장려했다고 한다. 그레이스 켈리는 한 인터뷰에서 ‘남편은 매우 뛰어난 취향을 갖고 있고 특히 비싼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본다’고 말한 적 있다. 출산 후 그녀는 슬림한 스커트가 매치된 스커트 수트를 즐겨 입었고 그 위에 카 코트나 모피를 걸쳤다. 헤드 스카프와 장갑, 어두운 렌즈의 선글라스는 우아한 켈리 룩의 마무리였다. 임신한 배를 감추기 위해 켈리 백으로 배를 가리곤 했던 것은 유명한 일화. 사진에서는 켈리 백이 아니지만 앞으로 백을 드는 애티튜드는 여전하다.




1972
Gerald Ford & Betty Ford

캐리비언 해로 휴가를 떠난 포드 대통령 부부가 바다 낚시를 즐기고 있다. 베티 포드는 차이니스 칼라의 화이트 앙상블에 캐츠 아이 선글라스, 헤드 스카프로 트렌디한 오프 듀티 스타일을 연출했다. 그녀는 미국 퍼스트레이디 역사상 가장 솔직하고 거침없이 의견을 피력한 인물로 여겨지는데, 이런 면모는 패션 스타일과도 일맥상통한다. 잘 정돈한 단발 보브 스타일에 포멀한 의상을 고집했지만 컬러만큼은 오렌지, 그린, 블루 컬러 등 과감한 색상을 선택함으로써 파워플한 존재감을 표현했다. 포드 여사는 두 가지를 고집했다. 주로 퍼스트레이디들이 H라인 스커트를 택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녀는 언제나 플레어스커트를 입었다. ‘의상은 비싸지 않은 것으로!’도 그녀의 원칙 중 하나였다. 이는 논란의 대상이었던 이전 퍼스트레이디 재키 케네디와 차별화하기 위해서였다고.




1969
Nancy Reagan

로스앤젤레스 집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낸시 레이건. 완벽하게 영부인이 되기 전, 왕년에 영화배우였던 그녀는 자신의 할리우드 글래머 스타일을 화이트 하우스 스타일로 재해석한 것으로 평가된다. 캐롤리나 헤레라는 그녀를 이렇게 회고했다.  “퍼스트레이디는 패셔너블하고 글래머러스해야 하죠. 나라와 스타일을 대표하니까요.” 레이건 여사는 그런 조건에 합당한 퍼스트레이디였다. 특히 레드 컬러를 선호해 ‘레이건 레드’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 “프릴을 좋아하지 않아요. 늘 절제된 룩을 선호하죠”라고 말하며 공식 석상에 절제된 디자인의 드레스로 등장했지만 이브닝드레스에는 글래머러스함을 놓치지 않았다.




1985
Diana Spencer, The Prince

& Princess Of Wales

결혼 직후 다이애나 왕세자 빈은 이 무렵부터 첫 번째 패션 변혁기를 맞이했다. 쇼트 헤어를 크게 부풀려 세팅하고, 디자이너들에게 어깨에 패드를 넣고 허리는 타이트하게 조인 스커트 수트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다이애나 룩의 전형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 1985년 전용기를 타고 막 호주에 도착한 로열 커플의 사랑스러운 한때. 다이애나는 캐서린 워커가 디자인한 카푸치노 컬러의 코트 드레스를 입고 호주의 환영 인사에 응했다. 이튿날 열린 이브닝 파티에서는 에메랄드빛 싱글 숄더 드레스를 입고 여왕에게 결혼 선물로 받은 초커를 티아라로 착용해 전설적인 패션 모멘트를 만들었다.




1947
Eva peron

아르헨티나의 퍼스트레이디 에바 페론이 파리에 막 도착했다. 그녀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의 지도자들과 만난 뒤, ‘레인보 투어’ 중이었다. 바로 ‘에비타’로 불리며 사랑받았던 전설적인 퍼스트레이디인 그녀의 에비타 룩이 시작된 무렵이다. 이전에는 아르헨티나 디자이너의 의상을 입었던 그녀가 유럽 투어를 기점으로 파리의 오트 쿠튀르 하우스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 특히 크리스챤 디올의 바 재킷 수트를 입은 모습은 역사적인 패션 모멘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녀는 허리가 잘록한 스커트 수트와 화려한 보석 장식,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세팅한 특유의 시뇽 헤어로 늘 대중 앞에 나섰다. 과감한 디자인의 모자와 헤드 스카프 또한 그녀의 아이코닉한 액세서리였으며 추운 날엔 밍크 스톨을 걸치고 역시나 이를 보석 브로치로 고정했다.




2009 
Barack Obama & Michelle Obama

미국 퍼스트레이디 역사상 패션계의 사랑을 이토록 열광적으로 받은 건 재키 케네디 이후로 처음이다. 특히 하이패션과 로패션 모두를 아우르는 미셸 오바마가 다양한 층에서 사랑받는 이유다. 제이크루 같은 대중적인 브랜드를 입은 모습은 다수에게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동질감을 주었고, 미국 출신 디자이너의 의상을 적극적으로 입었고, 세계적인 명성의 디자이너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디자이너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워드로브는 미국 패션계가 그녀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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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ntributing editor 엄지훈
  • photo GETTY IMAGES/IMAZINS/GERALD R. FORD LIBRARY VIA/TIM GRAHAM/PENSKE MEDIA/REX/SHUTTERSTOCK, ARCHIVES/UIG/ANL /TIM ROOKE
  • digital designer 오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