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프 와이드 커프가 포인트인 화이트 셔츠는 Recto. 내추럴한 코럴 컬러의 립은 Lancome 압솔뤼 루즈 100일 마른 장미 264.화이트 스트라이프 수트는 Kimseoryong. 다크 블루 컬러 밴드에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시계는 Jaeger- Lecoultre.<어깨너머의 연인>(2007) 이후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를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각본을 쓴 작가 분이 아기를 맡겨두고 극장에 갔다가, 불안해서 영화를 다 못 보고 집에 돌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쓰기 시작한 얘기라더라. 나는 애가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여자들의 이야기로 확장시켰다. 워킹 맘 ‘지선’과 이주 여성 ‘한매’를 통해 지금 대한민국이란 공간에서 ‘여성’이라는 조건을 가진 두 사람이 어떤 어려움과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지 솔직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녹록지 않았다고 들었다 투자에 난항을 겪었고 영화를 찍으면서도 부딪힘이 많았다. 여자와 남자의 세계가 정말 다르다는 걸 알았다. 왜 이렇게 남자들은 여자를 이해하지 못할까. 그들이 나빠서가 아니다. 남자들은 그 세계만 알고 있어도 살아가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여자들은 남자들의 세계가 익숙하고 남자가 주인공인 영화를 봐도 공감할 수 있는데, 남자들에겐 주인공이 여자인 순간, ‘여자 영화’가 돼버리더라. 막상 영화를 본 남자 관객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는데, 선입견이 큰 것 같다. 영화는 취향이고, 취향은 강요할 수 없으니까, 그걸 깰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 중이다. 최근 영화계에 여성감독의 활동이 늘어난 것 같은데 아직도 적다. 상업영화에서 활동하는 여자 감독들은 스무 명쯤 되려나? 운 좋게 스물여덟에 영화감독을 시작했는데, 그때는 내가 느끼는 현장의 어려움이 내가 어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어느 정도 삶의 경험이 쌓인 후에 영화를 찍다 보니, 감독으로서 뭔가 만들어낸다는 게 남자보다 쉽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여성감독들은 그런가 봐”라고 내 특성이 전체의 특성이 돼버리더라. 대한민국에서 여자들이 행복해지려면 여성이 뭔가 의견을 냈을 때, 그것이 유연하게 받아들여지면 좋겠다. 요즘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페미니스트이든 아니든 간에 우선 ‘사람’으로 인정하고 얘기를 들어주는 것 자체가 어렵더라. 정치적, 사회적 여건이 개선돼야 하는 건 분명하고, 여성도 스스로 자존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살면서 내가 나를 믿어줘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자신을 의심하고 믿지 않으면 내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은 이뤄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