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록 음악의 역사적인 첫 만남은 내 15세의 여름 베네치아 근처의 한 해수욕장에서였다. 대부분 록 마니아들이 중고등학교 때 록 음악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나는 그즈 음까지만 해도 록 음악에 무지했다(초등학교 땐 마이클 잭슨만! 이후로는 이탈리아의 싱어송라이터와 힙합 뮤지션 위주로 음악을 즐겨 들었다).친구들과 여름 휴가를 보내기 위해 찾은 해수욕장에 누워 햇볕을 쬐고 있는데, 갑자기 친구 중 하나가 내게 자기의 CD 플레이어를 건네주며 한번 들어보라고 했다. 그리고 이어폰을 귀에 꽂는 그 순간 전혀 상상도 못 했던 음악을 듣게 됐다. 내 달팽이관 속에 꽂히는 허스키하면서도 깔끔한 음성!       ‘Hey, hey, mama, said the way you move(헤이 마마 네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Gonna make you sweat, gonna make you groove(내가 너를 땀 나게 하고 즐겁게 해줄게).이 전엔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상상 이상의 감동이었다. 앨범 전체를 다 듣고 난 뒤, 나는 그 노래를 부른 가수가 누구인지, 어떤 종류의 음악인지 전혀 알지 못한 채 무작정 사랑에 빠졌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전 세계적으로 3천7백만 장 이상 판매된 영국 록 밴드 레드 제플린의 네 번째 앨범이었다. 여름 휴가 후, 집으로 돌아가선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그 충격적으로 멋진 음악을 반복해 들었다. 록 음악이 뭔지도 잘 모르던, 내게 레드 제플린은 록 밴드의 완벽하고 모범적인 기준이 돼버렸다. 긴 머리에 배와 가슴이 드러난 셔츠 그리고 타이트한 팬츠를 입고 있는 로버트 플랜트, 지미 페이지, 존 폴 존스, 존 본햄의 음악은 들을 때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들처럼 완벽한 음악을 만들 수 있을까?’ 감탄하게 했다.       레드 제플린은 ‘슈퍼 밴드’를 목적으로 조직된 밴드였다. 이 밴드가 탄생했던 1968년, 그 당시 기타리스트였던 지미 페이지는 돈도 잘 벌고 인정받는 스튜디오의 세션맨이었다. 19세부터 4년간 에릭 클랩턴, 롤링 스톤스, 밴 모리슨, 더 후, 킹크스와 같은 최고의 아티스트를 위해서만 움직였다. 기타의 전설이 된 밴드 제프 백, 야드버즈에서 활동을 했지만, 멤버 간의 갈등으로 인해 밴드가 해산됐고 이후 예정된 스칸디나비아 투어를 위해 새로운 멤버를 구한 것이 바로 로버트 플랜트, 존 폴 존스, 그리고 존 본 햄이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 넷은 스칸디나비아 투어로 ‘절친’이 됐고 밴드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그로부터 단 3년 만에 레드 제플린은 전용기로 보잉 720을 타고 다닐 정도로 유명해졌다. 1960년대에 비틀스와 롤링 스톤스가 있다면 1970년대엔 레드 제플린이 있다고 여기는 이들도 많다. 1980년 존 본 햄이 수면 중 구토로 질식사해 세상을 떠난 뒤 안타깝게도 밴드는 해산했지만, 레드 제플린은 록 음악 역사상 최고의 밴드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밴드로 인정받았다.특히 지미 페이지의 기타 연주는 기타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로 클래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Whole Lotta Love’ 나 ‘Immigrant Song’ 같은 노래에서 최면을 거는 듯한 환상적 기타 리프를 들어보라! 보컬인 로버트 플랜드 조차 믿기 힘든 가창력을 갖고 있었고 또한 작사에도 뛰어난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Rock And Roll’, ‘The Song Remains The Same’, ‘I Can’t Quit You Baby’와 같은 노래에서 따라 하기 불가능한 고음을 발휘하고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이 그의 목소리와 사랑에 빠지게 했다.1974년 로버트 플랜트가 성대 수술을 하고 이듬해 가족과 그리스에서 휴가 중에 자동차 사고로 골반까지 골절되면서 한동안 활동을 쉬기도 했지만, 밴드의 해체 후에도 그만이 유일하게 계속 활동하면서 여전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음악의 리듬을 담당한 존 폴 존스와 존 본햄도 아주 특별한 뮤지션들이었다. 피아니스트인 아버지에게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와 오르간을 배운 존 폴 존스는 멤버 중에 음악적인 소양이 가장 높았고 베이스와 오르간뿐만 아니라 하프, 만돌린, 첼로, 바이올린, 하모니카 등 많은 악기를 담당했다. 본햄은 원래 크롤링 킹 스네이크스란 밴드에서 로버트 플랜트와 같이 활동한 적이 있어서 친한 사이였기에 밴드에 합류하게 되었다. 시골 소년이었던 본햄이 갑자기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되면서 향수병을 이기기 위해서 자주 지나치게 술을 마셨다. 취한 상태로 싸움도 자주 일으키고, 호텔 방도 자주 훼손하고, 문란한 생활을 했었다. 하지만 무대에서는 음악 매거진 <롤링스톤스>에서 최고의 드럼 연주자로 인정 받을 정도로 훌륭한 음악가였다.1980년 존 본 햄의 사망 이후 본 햄이 없는 레드 제플린은 존재할 수 없다며, 나머지 세 멤버는 밴드를 해산했다. 해산 이후 현재까지 총 5번의 재결성 공연을 했는데 2007년 런던의 노스 그리니치 아레나(North Greenwich Arena]에서 열리는 단 한 차례의 콘서트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무려 2천5백만 명이나 되는 팬이 몰리는 등 아직까지도 록의 전설이 건재함을 보여주었다.   Must ListenDazed And Confused (Led Zeppelin, 1969)Since I’ve Been Loving You (Led Zeppelin III, 1970)Babe I’m Gonna Leave You (Led Zeppelin, 1969)Legendary SongsWhole Lotta Love (Led Zeppelin II, 1969)Stairway To Heaven (Led Zeppelin IV, 1971)Kashmir (Physical Graffiti, 1975)Albe’s FavoriteThe Battle Of Evermore (Led Zeppelin IV, 1971)The Rain Song (Houses Of The Holy, 1973)Achilles Last Stand (Presence, 1976)The Lemon Song (Led Zeppelin II, 1969)PROFILE 본명인 ‘알베르토 몬디’보다 알베르토, 알차장, 알오빠와 같은 별칭으로 더 잘 알려진 마성의 이탈리안 가이. 중국에서 만난 와이프를 쫓아 한국에 왔다 정착하게 된 사랑꾼. 평화와 사랑을 믿고 인간의 따뜻한 본성을 지지하는 대인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