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안티’섹시 신드롬

노 메이크업, 노 브라, 노 필터, 노 리터칭 ???. 여자들이 ‘진짜’가 되기 위해 ‘노(No)’를 외치기 시작했다

BYELLE2017.02.25

화장기 없는 리얼 ‘민낯’으로 거리에 나선다는 건 여자라면 결코 꿈에서라도 마주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다. 에디터 역시 민낯을 드러내는 걸 상상하면 치부를 들킨 것처럼 창피함과 부끄러움에 몸서리가 날 것 같다. 불과 지난 ‘2016 MTV VMA’ 시상식을 보기 전까지는 이 생각에 변함이 없었다. 전환의 발단은 여배우들의 치열한 레드 카펫 경쟁 속에서 당당히 노 메이크업으로 등장한 알리시아 키스를 목격하고 나서부터다. 그녀의 노 메이크업 신은 풍만한 보디라인을 드러낸 킴 카다시언, 비욘세와 블루 아이비의 모녀 룩을 누르고 시상식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미 ‘노 메이크업의 여왕’으로 불릴 만큼 생얼을 고수해 온 그녀지만 공식 석상조차 리얼 민낯으로 등장해 거센 후폭풍과 함께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여자는 항상 마르고, 섹시하고, 언제나 꾸며야 한다고 세뇌당해 왔어요. 메이크업은 일종의 사회적 도구이며 본연의 개성을 감추죠. 전 메이크업에서 벗어나 진짜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메이크업 프리를 자발적으로 선언한 스타는 이뿐 아니다. 44세 생일을 맞아 SNS에 민낯 셀피를 공개한 기네스 팰트로를 비롯해 드루 베리모어, 스칼렛 요한슨, 니콜 리치 등 수많은 할리우드 여배우들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릴레이식 ‘노 메이크업 무브먼츠’에 합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섹시하고 아름답게 치장하는 것을 반대하는 ‘안티’ 메이크업 팁을 알려주는 뷰티 트렌드도 속속 등장해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같이 궁극적인 여성의 자유와 해방에 기인한 반대의 움직임들은 스타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50년대 핀업 걸을 기준으로 한 섹시미의 고정된 잣대에 반기를 든 일명 ‘클리비지 프리(Cleavage-Free)’ 운동은 인위적으로 끌어모은 글래머러스한 가슴보다 있는 그대로의 가슴이 아름답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제니퍼 로렌스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로지 헌팅턴 휘틀리 등은 소프트 브라와 노브라를 오가며 자연스러운 노출 방식을 통해 차원이 다른 아름다움을 과시하고 있다. 노브라의 일환인 ‘프리 더 니플(#FreetheNipple)’ 운동에 동참해 온 마일리 사일러스와 카라 델레바인은 1975년 비비언 웨스트우드가 선보인 ‘Tits’ 티셔츠의 새로운 버전을 입고 캠페인에 합류했다. 주요 부위를 교묘하게 가리거나 토플리스 룩으로 SNS에서 늘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74백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거느린 켄덜 제너는 최근 ‘니플 프리’ 캠페인의 중심에서 그 범위와 수위를 확산시키고 있다. 덕분에 거들떠보지 않던 그래니 팬티나 편평한 가슴이 드러나는 소프트 브라가 란제리 트렌드에 군림하던 푸시업이나 T팬티의 자리를 넘보기 시작했고, 그에 못지않은 내추럴한 섹시미를 내비치기 시작했다. 게다가 가슴의 언더라인, 즉 ‘언더 붑(Under-Boob)’이 뉴 클래비지로 떠오르며 가슴 아래를 보일 듯 말 듯 노출시키는 새로운 패션 방식도 생겨났다. 그렇다면 과연 어디까지 ‘No’를 외쳐야 할까? 여전히 노 메이크업, 노브라인 채로 거리에 나선다면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여자에게 메이크업과 브라는 필수가 아닌 선택적 자유로 바라보는 인식을 키우고 과장 없이 ‘진정한 나’를 동반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나답다고 느끼는 매력 포인트를 발견하는 데 힘쓰는 것도 ‘안티-섹시’를 현명하게 즐기는 방법이다. 그러니 용기를 내 지우고, 벗고, 사랑하라!

Keyword

Credit

  • editor 유리나
  • photo GETTY IMAGES/IMAZINS/REX FEATURES/IMAXtree.com/COURTESY OF FREE THE NIPPLES
  • digital designer 오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