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패션계의 생생 토크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오브제, y&kei와 하니와이를 전개하며 서울과 뉴욕을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하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를 꿈구며 대그룹과 합병 후 돌연 소식이 끊어진 디자이너 커플 강진영과 윤한희의 소식이 궁금했나요? 그들은 지금 뉴욕에서 또 다른 시작을 준비 중입니다. 그리고 뉴욕 패션계의 생생 토크를 보내왔습니다. :: 강진영,윤한희,아름다운,섬세한,열정적인,패션,엘르,엣진,elle.co.kr :: | :: 강진영,윤한희,아름다운,섬세한,열정적인

2007 년 2월 뉴욕. 2008가을 컬렉션을 이틀 앞둔 Y&Kei 아틀리에는 밤이 깊었지만 깊은 정적과 함께 긴장감이 맴돌았다. 쇼 피날레 의상인 섬세한 오리가미 디테일과 아방가르드하게 트위스트된 어깨 끈이 포인트인 샴페인 컬러의 드레스를 입을 모델을 아직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렇듯 패션쇼는 어느 모델이 오프닝과 피날레를 하게 될지를 결정하는 게 가장 어렵고 긴 시간이 걸린다. 어떻게 해야 처음부터 프레스와 관계자들에게 인상 깊게 각인시킬수 있을까? 어떤 룩이 감동적인 여운을 남길 수 있을까 하는 것들은 정말 고민거리다. 그래서 더더욱 모델이 누구냐가 중요하다. 우리에게는 나름 기준이 있었다. 뉴 페이스일 것, 나긋나긋하면서도 유연한 워킹이 가능할 것, 샴페인 컬러의 드레스와 맞아떨어지도록 신비로운 눈동자 컬러와 피부 톤을 지닐 것, 게다가 여느 모델과는 구별되는 이미지일 것.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모델을 찾고 있었으니 지금 생각해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모델 캐스터인 마시모의 의견에 따라 급부상 중이거나 반드시 톱이 될 것이라는 모델 수십 명의 오디션을 보았지만 줄기차게 “No!”로 일관했던 우리, 내심 마음에 두고 있던 모델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 오디션을 보지도 않은 모델 카드 한 장을 보드에 붙여놓고 강력하게 주장한 모델이 있었으니 그녀가 지금은 톱 모델로 자리매김한 코코 로샤다. 아일랜드 댄스 전공, 모델 에이전시의 눈에 띄어 모델계에 데뷔, 이후 포토그래퍼 스티븐 마이젤의 눈에 띄어 이탈리아 표지와 화보에 등장한 그녀의 프로필을 찬찬히 읽어내려갔다. 아일랜드, 러시아, 웨일스의 피가 섞인 개성적인 마스크로 세계 패션계를 단숨에 장악할 것이 분명해 보였다. 다들 보는 눈은 비슷한가 보다. 유명 디자이너들이 이미 오래전에 예약한 상태라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다는 마시모의 말을 귀에 인이 박히도록 들었건만 포기하진 못하고 있던 차였다. 그런데 정말이지 거짓말처럼 코코가 우리 아틀리에에 나타났다. 그녀는 피날레 드레스를 입고 새처럼 공기처럼 가볍고 아름답게, 소호 Y&K의 아틀리에 복도를 걷고 또 걸었다. 말할 것도 없없다. ‘퍼펙트’라는 말은 이런 때 쓰라고 있는 단어일 거다. 그녀와의 특별한 만남 이후 늘 관심 있게 지켜봐왔다. 그러던 중 코코와 관련된 기사를 최근에 발견했다. 지난 2월 16일자 의 ‘모델의 조건: 마르고 아무것도 없어야 한다’가 바로 그것. 강진영(이하 K) 사이트에 들어가서 코코를 쳐 봐. ‘나는 앞으로 누드를 찍지 않을 것이며, 세미 누드도 찍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서라면 해야만 한다고 말했던 모든 것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닫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고 인터뷰했어.윤한희(이하 Y) 그래?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K : 코코가 말하길 ‘모든 사람들이 안다. 농구선수는 키가 커야 하고, 패션 모델은 말라야 한다는 것을. 그러나 얼마나 스키니해야 하는 건가? 실제로 스키니했던 시절에도 나는 체중 감량을 계속 요구받았다.’Y : 어머. 지난해 모델 젬마 워드가 모델계를 떠난 뒤 엄청 살찐 사진이 최근 인터넷에 올라와 충격이었는데. 한 블로거가 비아냥거리길 ‘젬마는 이제 플러스 사이즈 모델 하면 되겠다’고 했다지.K: 우리가 사랑했던 그 젬마 워드가? 2003년인가? 제시카 스템, 케롤라인 트렌티니, 헤더 막스와 함께 베이비 페이스의 선두주자였잖아. 다른 신인 모델들과 하염없이 오디션을 기다리는 그녀를 보고 “저 아이가 누구야? 잡아야 한다!”고 당신이 말했잖아. 꽤 오랜 시간 뒤에 그녀가 보이지 않아 확인해보니 마크 제이콥스가 관심을 보여 그쪽으로 달려갔다고 해서 순서를 지키지 않더라도 젬마 먼저 오디션 보고 찜했어야 한다고 내내 후회했잖아.Y : 코코의 인터뷰 기사 계속 읽어볼게. ‘나는 더 이상 패션쇼에서 요구되지 않는다. 충분히 스키니하지도 않고, 이미 나이도 먹었고, 지루하며, 이미 써봤다고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안다’ K: 에디터며, 스타일리스트며, 모델 캐스터며 모두들 오로지 New, Young & Fresh만 부르짖으며 20세만 넘어도 할머니 취급하는 거 너무 많이 봤잖아.Y: 기억나? 샤넬 광고 모델이었던 앤 브이가 자신 있고 당당하게 오디션 보러 왔는데 우리 스타일리스트가 “Too Fat!”이라며 단호하게 안 된다는 사인 주고 곧바로 돌려보냈던 거.K: 우리가 기억하는 1등 천사표 모델 티유는 어떻고? 그렇게 쿨하고 참신하더니 매 시즌 키가 자라 나중에는 185cm도 넘었던 것 같아. 계속 자라는 키 때문에 더 이상 쇼에 설 수 없다는 걸 수 알게 된 티유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워낙 어린 나이에 데뷔해 우리와 같이 Y&K 쇼를 몇 년 동안 함께했는데. 마지막으로 오디션에서 떨어졌을 때 그녀의 나이가 아직도 18세라는 사실에 놀랐었지.Y: 코코의 마지막 코멘트는 비장하게 들리네. ‘그러나 나는 이런 모든 우려나 고민을 그만두려 한다. 이제 21세가 된 나. 햄버거가 먹고 싶을 때 이젠 그것을 먹으려 한다. 샘플 사이즈가 내게 맞든 안 맞든 말이다’Y: 코코가 피팅 왔던 날 밤 기억나지? 어린 나이였던 코코의 보호자로 엄마가 함께 왔는데, 코를 훌쩍거리며 감기 기운이 있어 보이는 딸을 위해 우리의 보통 어머니들이 그러는 것처럼 보온병에서 따뜻한 차를 따라 연신 먹이던 모습 말야. K: 그래, 그랬었지. 우리는 코코에게 이 자리를 빌어 편지를 보내려 한다.Dear Coco,너는 여전히 너무 젊고, 너는 여전히 빛나고 아름답단다. 너는 집중할 수밖에 없는 개성적인 마스크와 아이리시 댄스로 다져진 유연한 몸을 가졌지.게다가 너는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예쁜 마음과 한 번 너와 작업한 사람들은 너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매력까지 가지고 있단다.그래. 이제부터 먹고 싶을 때 햄버거도 먹고, 울고 싶을 땐 울기도 하렴.언젠가 네가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네가 가야 할 길이라면 그 길로 주욱 가렴. 그러나 그 길만이 유일한 길은 아니란다. 네가 무엇을 선택하든, 어떤 삶을 살든, 우리는 너를 위해 박수칠 것이다.언제나 행운이 함께하기를.Y&K Ps: 뉴욕의 햄버거 가게에서 만나게 되면 우리 같이 햄버거와 프렌치 포테이토를 맛있게 먹자.*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4월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