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오바마의 ‘무브 무브~’ | 엘르코리아 (ELLE KOREA)

가장 ‘핫’한 대통령과 영부인으로 기록될 버락 오바마와 미셸 오바마가 8년의 임기를 마치고 백악관을 떠난다. 전 세계 비만율 1위라는 오명의 미국사회에 건강한 식단과 피트니스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과 정치적 활동이 시사하는 바에 대하여::미셸오바마,버락오바마,오바마,건강,피트니스,운동,영부인,토마토,야채,과일,딸기,피자,피자는 야채다?,비만,뷰티,다이어트,엘르,elle.co.kr:: | 미셸오바마,버락오바마,오바마,건강,피트니스

피자는 야채다?미셸 오바마의 목표엔 학교 급식 개선 문제가 포함돼 있었다. 그 첫 단추는 급식 메뉴에서 냉동식품들을 퇴출시키는 것. 특히 문제가 된 음식은 냉동 피자와 감자튀김이었다. 이들 음식은 살찌기 쉬운 녹말은 물론이고 기름기까지 많은 ‘엠프티 칼로리’의 대표 주자들 되시겠다. 이들을 겨냥해 미국 농무부는 새로운 급식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급식 식단에서 과일과 채소, 통곡물의 비중은 늘리고 옥수수, 밀가루, 설탕, 소금의 양은 제한하기로 말이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가장 먼저 쫓겨나야 할 메뉴는 피자와 감자튀김이었다. 그러나 누가 알았으랴. 미국 정계는 진짜 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 House of Cards> 뺨치는 로비와 정략의 정글이었던 것을. 미국 전역의 공립학교에 납품되는 냉동피자의 규모만 5억 달러에 육박한다. 이런 황금시장을 하루 아침에 잃게 된 업자들이 가만 있을 리 없었다. 미국냉동식품제조협회(AFFI; 놀랍지만 실존하는 이익단체다!)’는 국회를 장악한 공화당과 손잡고 영부인과 농무부의 급식 개혁을 골탕먹일 꼼수를 계획했다. 일명 ‘피자는 야채다(Pizza is a vegetable)’라는 법안이 통과된 것이다. 보다 원활한 이해를 위해선 약간의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 먼저 미국에서 토마토는 법적으로 과일이 아니라 야채다. 토마토의 정체성 문제야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미국에선 법으로 정해져 있다. 이는 약 130년 전에 행해진 보호무역의 잔재에서 비롯됐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19세기 말 당시 유럽에서 값싼 토마토가 다량으로 수입되자 미국의 토마토 농가들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그러자 미국 세관은 보호무역 차원에서 수입 채소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 토마토 가격을 조정했다. 그러자 이번엔 수입업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결국 1887년 닉스(Nix)라는 이름의 수입상이 법원에 무효소송까지 제기하게 된다. 토마토는 식물의 꽃이 떨어진 자리에 씨앗을 품고 열리는 열매, 즉 과일 아닌가? 그런데 수입 채소에 매기는 관세를 왜 과일인 토마토에까지 일괄 적용하는 거냐, 토마토는 과일이다! 관세를 철폐하라! 무려 6년에 걸친 소송 끝에 법원은 ‘그래도 토마토는 야채다’라는 다소 아전인수격인 판결을 내렸다. 애초에 자국 농민 보호라는 사심이 들어간 판결이다 보니 근거가 걸작이다. ‘채소는 요리하거나 반찬 삼아 식사로 먹는 것, 과일은 식사가 끝난 뒤 디저트로 먹는 것. 토마토를 디저트 삼아 먹을 수는 없다. 따라서 토마토는 채소다! 탕탕탕!’ 과학적 사실보단 정치 논리에 입각한 왜곡된 판결이지만 어쨌거나 법은 법. 여담이지만 같은 논리로 미국에선 딸기도 채소로 분류된다. 딸기를 과일로 여기는 우리네 시점에선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그런데 냉동식품 업자들과 그들의 로비를 받은 국회의원들은 이 130년 전 판결을 끄집어내 악용했다. “자, 토마토는 법적으로 야채다 이거야. 그리고 피자에는 토마토가 들어가지. 그럼 피자도 야채 아닌가?!” 따라서 피자는 급식 개혁 대상이 아님, 탕탕탕! 이 피자 법안의 이름은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농업예산법안’이었다. 졸지에 피자는 야채가 됐고 학교 급식에서 냉동식품을 몰아내려던 미셸 오바마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로비에 눈이 멀어 상식을 저버린 국회의원들이 남긴 망언이 바로 ‘피자는 야채다’였다.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