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넬리의 마법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누구보다 통찰력 있어 보이는 눈, 그리고 여전히 빛나는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제니퍼 코넬리를 만났다::코넬리,제니퍼코넬리,배우,모델,스타,미국의 목가,이완 맥그리거,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레퀴엠,뮤즈,루이비통,니콜라 제스키에르,인터뷰,화보,엘르화보,제니퍼코넬리 화보,엘르,elle.co.kr:: | 코넬리,제니퍼코넬리,배우,모델,스타

볼드한 버튼 장식의 라이더 재킷과 화이트 스커트는 모두 Louis Vuitton.니콜라 제스키에르의 오랜 벗으로 루이 비통의 뮤즈이기도 한 제니퍼 코넬리. 니콜라의 초대로 루이 비통 2017 S/S 파리 패션 위크 쇼 참석 차 파리에 들른 그녀의 눈은 호기심으로 한없이 투명하고 반짝였다. 한껏 집중해 쇼를 감상하다가도 완벽한 프랑스어로 “저 드레스의 형태와 컬러에 완전 정복당했어요”라거나 “어떻게 이렇게 우아할 수가!”라는 말을 외치기도 했다. 솔직히 마지막 말은 그녀에게 돌려주고 싶다. 어느덧 50대(!)를 향해가는 제니퍼 코넬리에겐 여전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시절의 풋풋하고 청순한 이미지가 남아 있는 반면 <레퀴엠>에서 보여준 파격적이면서도 섹시한 면모가 공존한다. 깊은 눈매와 흑갈색 머릿결에서 풍기는 독특한 외양 덕분인지 제니퍼 코넬리는 언제나 빼앗거나 정복할 수 없는 대상으로 각인돼 있다. 모델로 출발해 배우로, 잠시 커리어 사이사이엔 자아실현을 좇아 프린스턴과 예일 대학생으로서 쌓은 지적인 면모 때문일까. 나이를 먹으면서 더욱 깊어진 분위기로 스크린을 홀리는 그녀에겐 어떤 비밀이 있을까? 이완 맥그리거가 연출한 첫 번째 장편영화 <미국의 목가 American Pastoral> 홍보 겸 파리에 온 그녀를 붙들고 짧지만 핵심만 짚은 질문을 나눴다.<미국의 목가>에서 당신이 연기한 어머니 돈(Dawn)은 어떤 사람인가요 아시다시피 이 영화는 퓰리처 상을 수상한 필립 로스의 대표작이 원작이죠. 영화 속 배경이 된 1960년대의 미국은 ‘팍스 아메리카나’로 대변되던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인 동시에 베트남전쟁처럼 끔찍한 사회 분쟁에 휩싸여 있었어요. 영화 도입부에 돈은 미스 뉴저지에 선발돼요. 남자들 틈에서 진정한 성공을 거두지만 판타지의 대상이 되는 건 거부하는 진취적인 여성이죠. 그러면서도 한 남자와 가정을 이루고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싶어 하는 인물이에요.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이민자의 후손인 스위드(이완 맥그리거)와 그 꿈을 실현하지만 끔찍한 사건을 겪어요. 딸을 잃거든요. 절대로 파괴될 수 없다고 생각한 사회체제가 단숨에 붕괴될 수 있다는 걸 생생히 목격하게 되죠. 실제로 열아홉 살짜리 아들이 있어요. 영화에서 다코타 패닝이 연기한 딸 메리와 거의 비슷한 또래네요. 어머니로서의 경험이 캐릭터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 부분이 있다면 사실 전 돈보다 훨씬 더 소유욕이 강하죠(웃음). 저한텐 세 아이가 있는데 솔직히 말하면 첫아이라서 그런지 큰아들 카이와 강한 애착 관계를 갖고 있어요. 지난해에 예일대에 입학한 카이를 남편과 함께 캠퍼스에 데려다줬는데 집으로 오는 길에 그만 왈칵 눈물을 쏟고 말았어요. 그 아이의 인생에서 어느 날 갑자기 더는 제가 중심에 놓여 있지 않게 된 거죠. 이별을 워낙 힘들어하는 제 모습에 남편이 심각하게 걱정할 정도였죠. 그래서 바로 그 다음 주말에 남편과 캠퍼스를 찾아갔다니까요! 대부분의 부모들은 3주 정도 기다리는데 말이죠. 친구들과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는 아들을 보면서 카이가 자신의 위치에 잘 있다는 걸 확인했어요. 아들의 인생에 새로운 페이지가 열린 거죠. 그제야 마음이 가라앉았어요. 격자 패턴의 캐시미어 스웨터, 미니멀한 A라인 스커트, 앵클부츠는 모두 Louis Vuitton.드라마틱한 러플 트리밍의 미니드레스와 레이스업 부츠는 모두 Louis Vuitton.카이의 나이에 당신도 예일대에 입학했어요. 당시 꿈은 뭐였나요 아홉 살이 되던 해에 잡지 광고로 데뷔했고 열 살에 텔레비전에 출연했어요. 그리고 열두 살이 되던 해에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죠. 이후의 시간은 전부 촬영에 묶여 있었고요. 대학 입학을 앞둘 즈음 저 자신에게 질문을 엄청나게 해 댄 기억이 나요. ‘이 일을 계속 할까? 그게 아니라면 새로운 모험을 찾아 떠나볼까?’ 그때 저는 상상력을 키워야 했고 배움에 목말라 있었어요. 영화계가 아닌 다른 세상과 만나보고 싶었어요. 공적인 커리어는 모델로 시작했죠. 아름다움이 역할을 얻는 데 방해가 되진 않았나요 누구도 제 앞에서 그런 말을 대놓고 하진 못했죠. 대신 너무 ‘심각하다’는 말을 듣긴 했어요(웃음). <웨이킹 더 데드> <레퀴엠> <모래와 안개의 집> 등에서 하나같이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위태로운 인물들을 연기해 왔어요. 때때로 꼭 가느다란 줄 위를 걷는 곡예사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왜 그런 선택을 한 거죠 음, 그건 저에게서 느껴지는 어떤 지적인 면 때문인 것 같아요. 특별히 고통에 처한 여성 캐릭터를 추구하지 않는데 코믹한 역할보다 드라마틱한 역할을 훨씬 더 많이 제안받거든요. 필모그래피가 정말 풍부해요. 때론 전라 노출도 개의치 않을 만큼 과감하죠. 꼭 작품 하나가 탐험인 것처럼요 당연한 소리 같지만 배우라면 마땅히 호기심이 많아야 하죠. 저는 미지의 길로 떠나는 여행을 사랑해요. 진짜 자신을 닮지 않았으면서 저라면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인물을 연기하는 걸 즐기죠. ‘낯선 피부 속에 미끄러져 들어가 빠진다’는 표현이 적당할까요? 다시 그 역할에서 빠져 나올 때면 여러 측면에서 성장해 있는 자신과 만날 수 있거든요. 2년 전, 클로디아 로사 감독의 <하늘 높이 Aloft>에서는 반백의 머리로 등장하는데 기분이 어땠나요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저한텐 그 머리 색이 큰 영향을 주지 않았어요. 그 영화를 촬영할 때 딸 아그네스가 네 살이었는데 딸아이도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딸의 머릿속에서도 매일 보는 엄마와 배우로서 일하는 엄마의 차이가 명확하게 나뉘어 있었던 것 같아요. 촬영장이나 분장실에서 일어나는 일이 딸을 전혀 혼란스럽게 하지 않았어요.벌키한 양모 소재의 스웨터는 Acne Studios.모헤어 소재의 보디수트는 Max Mara.성형 수술에 의지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여배우 중 하나죠. 할리우드에서는 젊음이 주인인 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노화에 대항하는 반항아인가요 (웃음) 전 뉴욕에서 살거든요! 좀 더 진지하게 말하면 제가 아무것도 안 한다면 아직까진 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인 거예요. 제 선택이고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뿐이에요. 저도 장님은 아니에요. 거울 앞에 서면 그렇게 주름만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래도 주름 역시 제가 지금껏 살아온 역사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평소에 얼굴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관찰하는 버릇이 있거든요. 얼굴을 고치는 게 저한텐 도리어 이상하게 보이겠죠. 당분간은 아무 데도 손댈 생각이 없어요. 국내에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울트론에게 조종당하는 인공지능 로봇 ‘비전’으로 잘 알려진 배우 폴 베타니가 남편이에요. 남편이 연출한 영화 <쉘터>에 출연하기도 했어요. 경험자들은 일과 부부로서 삶을 절대 섞으면 안 된다고 하던데 왜죠? 얼마나 좋은 경험인데요. 우리 부부의 친밀감이 촬영 내내 좋은 쪽으로 영향을 주던데요. 고백하건대, 그 어떤 작품도 이번만큼 마음 푹 놓고 연기한 적 없었어요. 아이들은 확실히 감독 아빠보다 히어로 물에서 접한 배우 아빠의 모습에 더 익숙해졌겠어요. 아빠나 엄마의 영화를 본 적 있나요 딸 아그네스는 아직 어려서 아빠 영화에 나오는 영웅 피규어와 노는 데 만족해요. 열세 살이 된 아들 스텔란은 아빠 영화를 보는 덴 문제없죠. 그리고 한 가지 기쁜 건 마침내 카이도 제 영화를 볼 수 있는 나이가 됐단 거예요. 자랑스러운 일이에요. 루이 비통의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당신의 ‘절친’ 중 한 명이죠. 둘의 관계는 어떤가요 우리들은 14년 전 미국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러니까 2002년에 <뷰티풀 마인드>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으로 노미네이트됐을 때 드레스가 필요했거든요. 그가 제 드레스를 가봉해 줬고 전 그 드레스를 입고 상을 탔어요. 그 이후로 절대 헤어지지 않았죠. 우리 둘은 같은 세대인 데다 같은 파장 속에서 살고 있어요. 공유하는 취미가 크게 없는 데도 말이죠. 설명하긴 힘들지만 우리 사이는 견고해요. 게다가 그가 우리 가족과 휴가를 보내는 것도 전혀 문제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