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해외여행 중 만난 그. 저는 한국에 오고 그는 외국에 체류 중이에요. 결혼하자고도 말한 그인데, 그러곤 연락이 없네요. 뭐죠?    A 일단 궁금한 게… 제 정신이세요? 여행 가서 뭐 잘 못 드셨어요? 연락 없는 그 남자보다, 해외여행 중에 잠깐 만난 남자가 결혼하자고 한 말을 믿는 당신이 더 이상한 거 아니에요? 그 남잔 그냥 헛소리한 거뿐이잖아요. 눈앞에 괜찮은 여자가 있는데, 무슨 말인들 못하겠어요? 남자는요, 마음에 드는 여자가 나타나면 당장 돌진부터 하고 보는 종족이라고요. 단순하고 무모하고 음… 어떤 면에선 부도덕하죠. 걔들은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으니 일단 그렇다 치더라도, 당신은 왜… 네, 물론, 운명처럼 순식간에 빠져드는 사랑도 있죠. 영화에 종종 나오잖아요. 영화에 왜 나오겠어요? 현실에선 그런 일이 안 생기니까 나오죠. 아주 비현실적인 거란 얘기죠. 아시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비현실적인 순간이 현실에서 찾아올 수도… 있죠? 그런 경험을 한 거죠? 하지만 저는 강하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빨리 빠져든 사랑은 끝나는 것도 빠르다고. 당신이 여행에서 돌아왔듯, 다른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그게 다예요. 아닐까요? 어떤 예기치 못한 이유 때문에 연락을 못하고 있을까요? 음… 세상에 그런 이유가 어떤 게 있을까요? 저는 모르겠어요. 솔직히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이러다가도 불쑥 그 남자한테 연락이 올 수도 있겠죠. 그걸 바라요? (그건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연락을 받지 않을 것 같아요. 이 관계는 어딘가 잘못돼 있어요. 언젠가 그 모호한 문제가 당신의 마음을 가파른 낭떠러지로 밀어버릴지도 몰라요. 당신이 굳이 가느다란 운명의 끈을 잡아야 하는지… 저는 확신할 수가 없어요. 모르겠어요. 당신처럼 저도, 모르겠어요. 미안합니다.    Who is he?  <지큐>, <아레나 옴므+>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했다. 섹스 칼럼을 담당(하며 간행물심의위원회에서 경고를 받기도)한 그는, 일찍이 남자의 속사정과 엉뚱한 속내, 무지와 자의식을 낱낱이 고백한 저서 <여자는 모른다>를 집필한 바 있다.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시집 <나는 미남이 사는 나라에서 왔어>를 출간했다.    엘르 대나무숲  썸남의 생각, 애인의 마음이 궁금하다면 love.ellekorea@gmail.com으로 여러분의 고민을 보내주세요. 매주 월요일에 문 여는 ‘오빠 생각’ 연애상담소에서 들어드립니다. 익명보장은 필수, 속 시원한 상담은 기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