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조성준. FFOIRJo Sungjun 프루아라는 의미는 별다른 의미는 없다. 실은 의미가 있는 이름을 지었다가 몇 번이나 버렸다. 그래서 모양이 예쁜 알파벳을 이리저리 섞어 보다가 프랑스어 발음이 괜찮은 것 같아 지금의 ‘프루아’가 탄생하게 됐다.  가방 디자인에서 중요한 부분은 당연히 가죽이다. 소재가 좋으면 아무것도 더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멋지다. 재료가 싱싱하면 어떻게 조리해도 맛있는 것처럼.  프루아를 대표하는 아이템은 ‘럭키 백’과 ‘에버 백’. 딱딱한 핸드백 스타일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물렁한 셰이프의 캐주얼한 가방을 좋아하는데, 럭키 백과 에버 백이 딱 그렇다. 두 가방은 만드는 과정도 즐거웠는데, 그런 마음이 반영된 건지 판매도 아주 좋다.   컬러 배합이 아름다운 ‘에버 백’.  일상적인 모멘트를 담은 프루아의 캠페인 이미지. 프루아는 가방 브랜드라고 단정 짓기에는 에너지가 넘쳐 보인다. 옷도 만들고, 홈페이지에는 콘텐츠도 다양하다 사실 프루아는 옷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브랜드다. 그래서 나는 자신을 가방 디자이너라기보다 그냥 새로운 걸 만드는 게 직업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옷도, 가방도 디자인하고, 머릿속 그림을 샘플로 현실화할 때 가장 재미있다. 그래서 프루아는 가방 브랜드라기보다 결과적으로 디자인 회사로 성장했으면 한다.  요즘 가장 샘 나는 브랜드는 가죽을 좋아해 구두와 운동화를 좋아한다. 신발 브랜드 중에서 요즘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핸더 스킴(Hender Scheme)’이다. 운동화나 구두에 브랜드의 색이 진하게 묻어나는 게 재미있다. 브랜드라는 게 사실 그거 하나만 지키면 되는 것 같다.  새로 준비하는 컬렉션은 테마는 ‘뭔가에 홀릭돼 있고, 신경질적이며, 집을 나온 여자’이다. 집을 나왔다는 말은 해석하기 나름이니 독자의 기준에 맡긴다. 무통 재킷과 묵직한 울 코트, 가죽 재킷, 스웨이드 코트 등이 새로운 가방과 어우러지게 컬렉션을 구성 중이다.   캔버스 클러치백.  빅사이즈의 캔버스 쇼퍼백.  남자 디자이너라서 여성 브랜드를 전개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다면 난 그저 내가 입고 싶고, 들고 싶은 것만 만든다. 원단도 철저히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고른다. 그리고 그것들의 비율을 예쁘게 축소하고 고친다. 그러면 여자들 사이즈에 맞는 결과물이 나온다. 주위 사람들이 처음 브랜드를 시작할 때 극구 말렸던 디자인들, 다시 말해 너무나 내 스타일인 코트와 가방이 결과적으로는 가장 인기가 좋았다. 디자이너마다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종의 시력 같은 거다. 그런 기준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컨트롤할 방법을 찾는 게 결국 실력인 것 같다. 기준 자체를 이리저리 흔들면 결국 바닥이 드러나더라.  프루아는 핸드메이드를 표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디자인을 하고, 그것을 직접 구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갭이 생길 수밖에 없다 디자인은 디자인 팀이 다같이 하고, 패턴을 뜨고, 그것을 재단하고 봉재하는 것이 내가 맡은 부분이다. 모든 제작 과정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으니 새로운 것에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고 실험적인 부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다만 직접 제작하다 보니 아무래도 시간이 부족하더라. 주문에 치이다 보면 정작 새로움에 집중할 여력이 없어진다. 지금 같아선 주문량이 줄고, 더뎌도 좋으니 새로운 것을 계속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주어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