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했어요 | 엘르코리아 (ELLE KOREA)

파트너의 손을 잡고 버진 로드를 걸어본 이들이 액자에 보관해 둔 사진을 보내왔다. 결혼의 증표이자 사랑의 약속, 부부로서 새 삶을 시작한다는 선언, 이 모든 것이 담긴 한 장의 사진::결혼,결혼식,결혼사진,부부,웨딩,브라이드,엘르 브라이드,엘르,elle.co.kr:: | 결혼,결혼식,결혼사진,부부,웨딩

우리는 결혼 전부터 거의 모든 주말을 서핑과 캠핑으로 보냈다. 웨딩 사진은 추억이 많은 곳에서 찍고 싶어서 양양 죽도 해변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촬영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뒤, 하와이 와이메아 비치에서 함께 서핑을 즐기는 부부들과 리마인드 웨딩 사진을 찍었다. 이태엽(서프 숍 ‘팜서프’ 대표)친한 누나의 친구였던 아내와는 오래 알고 지낸 사이였다. 본격적으로 가까워진 건 지인의 해외 결혼식을 함께 가면서. 2013년 결혼하기 전, 웨딩 촬영은 우리 집에서 했다. 나와 아내, 반려견 턱스를 스튜디오 친구들이 직접 찍어주었다. JDZ CHUNG(포토그래퍼)유니버설발레단의 동료 무용수로 처음 만난 우리. 발레가 맺어준 인연인 만큼 웨딩 촬영 때도 발레 의상을 입었다. 앞으로 오랜 시간 부부로 알콩달콩 아름답게 살아갈 생각을 하니 가슴이 벅차다. 송호진(유니버설발레단 전 솔리스트)어시스턴트 시절 친구였던 우리가 7년 만에 다시 만난 건 지난해 2월 뉴욕에서였다. 남편은 뉴욕에서 일하고 있었고 나는 출장 차 잠시 방문했을 때였다. 친한 실장님들의 도움으로 웨딩 사진을 촬영했다. 결혼식 때는 사회를 봐준 포토그래퍼 정성원이 ‘흥이 많은 부부’라며 섹시 댄스를 시켰다. 신랑은 턱시도, 나는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춤을 췄다. 우리 결혼을 응원해 준 많은 분께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영(메이크업 아티스트)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결혼식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드레스였다. 모델 체형이 아니기 때문에 수입 드레스를 입기보다 직접 제작하기로 했다. 드레스는 데니쉐르의 서승연 선생님이 만들어주셨고, 실루엣을 정하고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찾는 동안 소녀시대 티파니가 동행해 주었다. 남편이 입은 자카르 소재의 화려한 턱시도 재킷과 라운드 네크라인까지 크리스털이 흐르듯 박힌 내 드레스는 결혼식장 조명 아래서 은은하게 빛났다. 서수경(스타일리스트)우리의 결혼식에는 작은 이벤트가 있었다. 아내(김원경)가 오랫동안 모델로 활동해 온 만큼 결혼식장에 런웨이를 만들었다. 모델들이 각각 글자가 하나씩 쓰여 있는 원형 카드를 들고 라운드 걸처럼 런웨이를 워킹했다. 글자들을 합치면 완성되는 문장은 ‘원경이는 용균이 거’. 주용균(포토그래퍼)평범한 결혼식보다 둘에게 의미 있는 결혼식을 하고 싶어 산티아고 순례길 900km를 걷는 결혼 행진을 떠났다. 작은 면사포와 보타이를 챙겨 하루 20~30km씩 42일 동안 오직 서로에게 의지해 걸었다. 새와 바람 소리가 결혼행진곡이었고 길에서 만난 여행자들이 하객이었다. 산티아고 대성당 앞에서 남편이 프러포즈를 했고, 나는 그가 여행 내내 숨겨 가지고 다닌 목걸이를 기꺼이 목에 걸었다. 6년을 연애해도 몰랐던 서로의 빈틈을 속속들이 알고, 그 빈틈마저 사랑하게 된 42일간의 기록은 페이스북(facebook.com/900km)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긴 결혼 행진>이라는 제목의 책으로도 제작 중이다. 이혜민(프리랜스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