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버리의 작은 거인, 조니 코카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멀버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니 코카를 만나다::조니코카,멀버리,크리에이티브디렉터,디자이너,엘르,elle.co.kr:: | 조니코카,멀버리,크리에이티브디렉터,디자이너,엘르

스쿨 룩에서 영감을 얻은 사첼백.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은 2017 S/S 컬렉션.멀버리 쇼룸에서 만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니 코카.“전에 함께 일했던 어시스턴트가 한국인이었는데, 아주 유용한 한국어를 가르쳐줬어요. ‘배-고-파!’ 발음이 정확한가요?” 멀버리 오피스에 도착한 <엘르> 팀에게 조니 코카(Johnny Coca)가 던진 예상치 못한 농담 덕분에 긴장감이 풀렸다. 그를 만난 건 패션쇼 다음날, 디자이너로선 인터뷰와 미팅 릴레이로 숨이 턱까지 차오를 타이밍이다. 반바지에 에어맥스 운동화를 신은 조니는 스패니시 억양이 섞인 속사포 같은 영어로 말을 이었다. 쇼에 대해 얘기할 땐 속도가 더 빨라졌다. “영국적인 영감에서 비롯된 다양한 스토리를 유니폼으로 해석했어요. 교복과 작업복, 군복을 아우른 유니폼 디테일과 스트라이프에 플로럴 프린트, 볼륨을 더했죠. 이렇듯 다양한 요소의 조합이 파워플한 모멘트를 만들어내요.” 올해 초, 조니 코카는 무려 네 시즌 동안 공석이었던 멀버리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첫발을 내디뎠고, 강렬한 데뷔 쇼는 45주년을 맞은 헤리티지 하우스의 새로운 장을 열 적임자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는 셀린의 헤드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업계의 블루칩으로 통했지만 그에게 맡겨진 새로운 임무는 단순히 ‘굉장한 잇 백’을 만들어내는 일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총체적이다. 그는 완벽한 청사진을 손에 쥔 사람처럼 변해야 할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이를 차례차례 다듬었다. 1971년 오리지널 로고를 간결하게 만든 새로운 로고, 요즘 여자들의 취향을 저격할 만한 뉴 베이스워터 백과 스터드가 박힌 캠든 백, 하이엔드 하우스에 걸맞은 세련된 방식의 SNS적 소통, 코코 캐피탕이 청명한 톤으로 담아낸 캠페인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스타일리스트 로타 볼코바…. 일련의 변화들은 스마트했고 더없이 동시대적이다. 어제 쇼가 열린 카나리 워터의 ‘프린트 워크 The Print Works’ 프린트 공장은 정말 의외의 장소다 거칠고 아름답고 빛과 극적인 요소가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이다. 벽면에 찍힌 18개의 넘버링, 노랑과 하늘색 페인트 모두 있던 그대로다. 창고나 다름없는 공간과 컬렉션의 조화가 절묘했다 강렬한 대비가 느껴지는 극적인 모멘트를 연출하고 싶었다. 반짝임과 러플, 플로럴 프린트와 상반된 어둡고 거친 공간 대비가 그러하다. 벽에 뚫린 철제 프레임을 통해 런웨이 반대편에서 지나가는 모델들의 신체 일부가 크롭되어 보이는 사진적 접근을 통해 또 다른 앵글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의도했다. 스타일리스트 로타 볼코바와의 작업 또한 예상 밖이다 특별한 애티튜드를 더해줄 누군가를 물색하던 중 자연스럽게 로타를 떠올렸다. 그녀는 무척 유쾌한 사람이라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다. 자연스럽고 ‘쿨’하며 과하지 않은 스타일링 방식을 좋아한다. 요즘 디자이너들에겐 이미지를 함께 구현해 줄 드림팀은 필수다. 당신의 드림팀은 나 역시 영 크리에이터들과의 협업에서 얻는 신선한 에너지와 시너지를 즐긴다. 로타뿐 아니라 두 번의  캠페인을 담은 사진가 겸 필름 디렉터 코코 캐피탕도 그중 하나다. 내 바람은 어떤 모멘트를 진실하게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그런 면에서 그녀가 적임자였다(스마트폰을 보더니 깜짝 놀라며). 와우! 마침 코코의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안녕 조니! 어제 쇼 정말 어메이징했어!” 컬렉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쇼 전날인 토요일 밤 10시, 우린 일찌감치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스태프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는데 갑자기 음악을 틀며 춤판이 벌어졌다. 기억하나, 마카레나? 상상이 되나? 족히 40~50명이 되는 스태프들의 마카레나 군무 풍경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그는 손을 앞으로 뻗었다가 머리 뒤에 얹었다가 다시 허리로 옮겨 웨이브를 타며 “오~마카레나”를 외쳤다.(순식간에 폭소가 터졌다). 우린 모두 지친 상태였고 다음날 이른 아침부터 쇼 준비를 시작해야 했지만 한동안 그렇게 마카레나를 췄다. 유니폼 스타일의 헐렁한 옷과 어우러진 백들이 흥미로웠다. 칼리지 스카프의 패턴, 도시락 가방, 사첼 백, 몸집만한 빅 백을 포함해 이번 시즌에 등장한 가방들에 대해 메탈 잠금장치가 있는 멀티 스트라이프 사첼 백과 작은 포켓이 있는 도시락 가방은 구조 자체가 심플하면서도 쿨하다. 줄무늬를 더한 자이언트 백은 하우스의 아카이브 중 하나인 피카딜리 백의 새로운 버전이다. 주얼리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손맛이 느껴지는 그 하트 손 브로치! (손을 모아서 하트를 그리면서)그거 정말 달콤하고 이모셔널하지 않나? 이번 시즌 액세서리들은 모든 걸 좀 더 쿨하게 만들어줄 비밀 병기다. 당신은 기능적인 것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다. 노하우가 있나 나를 위한 디자인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정제하는 과정에서 주변 사람의 의견을 귀담아듣는 편이다.  ‘In-season’ 컬렉션으로의 변화 앞에서 멀버리의 행보는 600여 명의 장인들이 있는 서머싯 공장 덕분에 멀버리는 현실적으로 인시즌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더 중요한 조건은 최상의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그저 하나의 대안일 뿐 결정하기엔 아직 이르다. <엘르>가 창간한 1992년에 당신은 뭘 꿈꿨나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꿨고 수학과 물리학을 좋아했고, 숫자에 미쳐 있었다. 당신의 ‘리틀 블랙 북’은 좋아하는 건축가는 미스 반 데로에와 시로 쿠라마타, 뮤지엄은 바비칸 센터, 영화감독은 페드로 알모도바르, 향기는 샤넬 이고이스트 클래식 블랙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