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가모 뮤지엄의 관장 스테파노 리치의 옷장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은막의 여배우들에겐 범접하기 힘든 특별함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특출났던 그레타 가르보. <워싱턴 포스트>가 ‘20세기 가장 위대한 여배우’로 꼽은 그녀의 사생활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극히 드물다. 페라가모 뮤지엄의 관장 스테파노 리치의 기획 하에 그녀의 옷장을 공개하는 특별한 전시가 2010 F/W 패션위크 기간 중 이탈리아 밀란 트리엔날레에서 열렸다. :: 스테파니아 리치,전시,관람,컬렉션,이탈리아 밀란 트리엔날레,엘르,엣진,elle.co.kr :: | :: 스테파니아 리치,전시,관람,컬렉션,이탈리아 밀란 트리엔날레

1 그레타 가르보가 출연했던 영화들이 끊임없이 상영되던 전시장 입구.2 살바토레 페레가모의 그레타 가르보만을 위한 슈즈 스케치.3 Big Coat 그레타 가르보가 피트되는 미디 스커트와 매치하길 즐기던 빅 코트의 모던한 변신.4 Manish Tailoring 그레타 가르보가 즐겨 입던 팬츠 수트를 여성스럽고 따뜻하게 재탄생시킨 지오르네티.5 Aviator Mood 에비에이터 무드까지도 우아하게 소화하던 그레타 가르보의 룩에서 영감받은 스커트 수트 앙상블.010 S/S 시즌을 마지막으로 크리스티나 오티즈는 페라가모와 작별을 고했다. 빈자리를 채운 남성복을 담당하던 마시밀리아노 지오르네티. 지난 2월 28일, 지오르네티의 첫 번째 페라가모 여성 컬렉션이 공개됐다. 모델들의 몸을 따라 흐르는 테일러링이 돋보였던 얼스 톤의 따뜻한 컬렉션 한 가운데는 영감의 원천이 된 ‘그레타 가르보’가 서 있었다. 그레타 가르보는 비운의 여인이었다. 1905년 스웨덴에서 태어나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 환경 속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한때 할리우드 최고의 여배우로서 모든 것을 누렸지만 서른여섯 살에 은퇴를 선언하고 다시는 대중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1990년에 생을 마감했다. 에서 우아하되 서늘한, 마치 달콤쌉싸레한 초콜릿 같은 그녀의 아름다움은 지금까지도 독보적이다. 철저히 대중 앞에서 ‘공인’의 모습만 보였던 그녀였기에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소장품들이 공개된 이번 전시는 더욱 특별했다. 다음은 전시를 기획한 페라가모 뮤지엄의 관장, 스테파니아 리치와 나눈 이야기. 전시를 기획한 의도가 궁금하다.그레타 가르보의 틀에 박히지 않은 페미닌한 스타일이 얼마나 모던했는지, 지금 봐도 얼마나 우아하고 아름다운지를 보여주는 데 목적이 있다. 여성의 보디라인을 완벽하게 이해했던 그녀의 스타일은 페라가모의 스타일과 닮아 있다. 트렌드에 끌려다닌 패션 빅팀들과는 그녀는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멋진 고객이었다. 의상과 액세서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매치했고, 트렌드를 이끌어나갔다. 그리고 옷의 가치와 실용성, 편안함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완벽한 ‘컨템퍼러리 페라가모 우먼’이었던 그녀의 스타일과 테이스트를 보여주고 싶었다. 대중에 사생활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그녀였는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소장품을 준비할 수 있었나.3년 전 그레타 가르보의 친척인 그렉 레이필드가 플로렌스의 페라가모 뮤지엄을 방문했다. 대화를 나누던 중 그레타 가르보의 드레스, 팬츠, 셔츠, 모자, 스카프, 장갑 등 셀 수 없이 많은 아이템을 가족들이 보관 중임을 알았다. 문득 이제껏 공개된 적 없었던 그녀의 옷장을 테마로 전시를 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때가 2007년이었다.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쳤다. 지오르네티 역시 이 때부터 전시를 위해 함께 힘썼다. 하지만 사실 ‘페라가모’ 하면 함께 떠오르는 아이콘은 오드리 헵번 아닌가. 특히 한국에서 그렇다고 들었다. 오드리 헵번과 그레타 가르보 둘은 각각의 시대를 대표하는 여인들이었고, 페라가모의 엄청난 단골 고객이었다. 둘 모두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우아한 스타일을 선호했다. 1927년, 그레타 가르보는 살바토레 페라가모에서 첫 슈즈를 구매했고, 이후 둘의 인연은 끈끈히 지속됐다. 그녀는 심플한 옷을 좋아했고, 심플한 라이프스타일을 좋아했다. 또 걷기를 좋아하고 자연스러운 인생을 즐겼다.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이기도 했고, 깊은 컬러를 좋아하는 여성이었다. 그녀의 모던한 취향은 오드리 헵번과는 또 다른 페라가모의 여성성을 상징한다. 이번 전시에 공개된 그녀의 아이템 중 페라가모와 직접적인 관련을 가지고 있는 것이 얼마나 되나. 살바토레 페라가모가 그레타 가르보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슈즈 컬렉션이 전시의 한 부분을 차지할 만큼 일생 동안 그녀는 수백 켤레에 이르는 페라가모 슈즈를 신었다. ‘그레타’라는 이름의 슈즈도 있다. 스티치가 없는 심플한 디자인에 작은 버클이 장식된 슈즈다. 부드러운 착용감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제품이다. 글래머러스하지만 심플한 매력의 샌들, 이브닝 룩을 위한 벨벳 발레리나 슈즈, 작은 디테일들이 인상적인 사랑스러운 레이스업 슈즈 등 이번 전시를 보면 페라가모가 얼마나 독창적으로 그녀를 위해 커스튬 메이드 디자인을 했는지 알 수 있다. 물론 프라이빗 컬렉션을 공개하는 것만큼 페라가모 말고도 발렌티노, 푸치, 지방시가 디자인한 소장품들도 있다. 또 그녀가 출연했던 영화 속 의상들도 함께 전시됐다. MGM 창고가 사라진 후, 여러 디자인 학교와 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던 각종 영화 의상까지 이번 전시를 위해 대대적으로 공수했다.그레타 가르보가 투영된 마시밀리아노 지오르네티의 첫 여성 컬렉션은 당신에게 어떤 느낌인가.이번 쇼에는 그의 개성이 담겨 있었고, 클래식하면서 동시에 여성을 위한 모던한 터치가 가미돼 있었다. 그레타 가르보가 좋아했던 심플한 커팅, 좋은 소재, 편안함과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우아함을 찾아볼 수 있어서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그는 페라가모 남성 라인뿐 아니라 여성 라인에도 꼭 맞는 디자이너다.*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4월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