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영의 술 권하는 사회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일본 도쿄 시내에서 전철로 40~50분 거리. 서울로 치면 변두리의 아담한 동네쯤 되는 곳에 아사가야란 동네가 있다. 역 앞엔 고즈넉한 느티나무가 있고 역을 중심으로 미로처럼 얽혀 있는 좁은 골목 골목엔 소박한 술집들이 있다. |

일본 도쿄 시내에서 전철로 40~50분 거리. 서울로 치면 변두리의 아담한 동네쯤 되는 곳에 아사가야란 동네가 있다. 역 앞엔 고즈넉한 느티나무가 있고 역을 중심으로 미로처럼 얽혀 있는 좁은 골목 골목엔 소박한 술집들이 있다. 6~8명이 앉을 수 있는 사케 집들이다. 어디든 드르륵 여닫이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음씨 좋은 주인장이 맞는다.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오뎅이 정겹다. 한입에 쏙 들어갈 단품 요리에 따뜻한 정종 한 잔을 기울이는 맛... 그 해 추운 겨울, 12월 31일,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그 골목에서 그렇게 새해를 맞았다.서울에도 딱 그런 집이 있다. 한남동 순천향병원 근처에 있는 이자카야 '이쯔모'다. 일본 전통 가옥 분위기 물씬한 2층집. 이쯔모의 여닫이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서면 아사가야의 그 선술집을 만날 수 있다. 이쯔모 최고의 경쟁력은 분위기에서부터 다양한 종류의 사케, 일품 안주까지, 가장 '일본다운' 컨텐츠로 승부한다는 것이다. 이쯔모에서 단연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나가사키 짬뽕이다.돼지뼈를 우린 구수한 육수에 온갖 해물과 숙주로 시원하고 칼칼한 맛을 더한 이 명물은 음주 전과 후에 복용하면 속 든든한 효자 국물이다. 비릿하기로 난이도 높은 시메사바(고등어초절임)도 대표 메뉴다. 소금과 식초로 절이는 시메사바의 맛은 절이는 시간이 결정한다. 더도 덜도 말아야 푸석한 육질과 비릿한 맛을 피할 수 있다. 비린 맛에 약한 나는 시메사바 한 접시를 비우는 여자친구를 보며 앙큼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오늘 저 입에 어떻게 키스하지?' 그럴 땐 베이컨숙주볶음이나 양파와 토마토에 상큼한 소스를 얹은 토마토 샐러드가 입안을 개운하게 해준다. 이쯔모의 가장 치명적인 매력은 보리소주다. 돼지뼈를 우린 구수한 육수에 온갖 해물과 숙주로 시원하고 칼칼한 맛을 더한 이 명물은 음주 전과 후에 복용하면 속 든든한 효자 국물이다. 비릿하기로 난이도 높은 시메사바(고등어초절임)도 대표 메뉴다. 소금과 식초로 절이는 시메사바의 맛은 절이는 시간이 결정한다. 더도 덜도 말아야 푸석한 육질과 비릿한 맛을 피할 수 있다. 비린 맛에 약한 나는 시메사바 한 접시를 비우는 여자친구를 보며 앙큼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오늘 저 입에 어떻게 키스하지?' 그럴 땐 베이컨숙주볶음이나 양파와 토마토에 상큼한 소스를 얹은 토마토 샐러드가 입안을 개운하게 해준다. 이쯔모의 가장 치명적인 매력은 보리소주다. 그 소주 병 라벨 뒤에는 고혹적인 자태의 여자 그림이 있다. 이 여인에게 걸리면 몸과 지갑이 위험해진다. 지금은 한 집에서 살고 있는 그녀와 이쯔모에서 그 보리소주를 마셨다. 절친한 선배와 함께 한 자리였다. 그날도 어김없이 그 '여인'에게 매혹당해 버렸다. 넋이 나간 우리는 선배의 집으로 옮겼다. "달려!" 다음날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선배, 어제 그 후배, 사실 저랑 사귀어요." "그럴 줄 알았어. 눈치 깠어 임마." 아뿔싸! 시메사바를 먹은 애인 입에 키스를 했을 리도 없고, 어떻게 눈치 챘을까? 역시 문제는 보리소주 뒤에서 오묘한 미소를 보낸 팜므파탈이 분명하다. 그녀에게 취해 표정 관리 못한 탓이다. 이쯔모에 가면 '보리소주의 여인'을 조심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엘라서울 11월호 NO.21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