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남친에게 여동생이 있는데요, 어느날 남친이 이렇게 말하는 거에요. “여동생이 얼마 전부터 뽀뽀를 잘 안 해줘.” 여동생은 저랑 동갑이고, 저는 서른 한 살이에요. 저도 남동생이 있지만 뽀뽀가 웬 말. 게다가 어떤 주제든 여동생 얘기가 빠지질 않아요. 화장품 가게에 가면 “내 동생 피부가 진짜 좋아”라고 하고 옷가게에 가면 “내 동생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네”라고 하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어요. 제가 예민한 걸까요? A 아뇨, 딱 봐도 이상한데요. 그런데 저도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뭐지…. 제가 지금 40분쯤 생각해봤어요, 아빠랑 고모가 떠오르네요. 저희 아빠랑 고모는 각별하세요. 형제자매 간에 사이가 좋으면, 집 안 분위기도 좋고, 당연히 화목하겠죠. 네, 그렇기는 해요. 그런데 정작 엄마는 수십 년 동안 스트레스를 받으셨어요. 별 이유 없어요. 고모가 “우리 오빠”라고 말하고, 아빠가 “우리 동생”이라고 말하는 걸 오래 듣고 사신 거 밖에는. 그런데 그게 그렇게 힘이 들더라는 거죠. 고모랑 아빠가 너무 친하니까 엄마는 늘 그 가운데서 눈치를 보게 되더라고요. 물론 이런 예시가 이 상황에 적합하지 않을 거라는 거 알아요. 누구도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는 점은 같죠. 그래서 막막한 거잖아요. 제 아빠도, 질문 주신 분의 남자친구도 아무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그랬는데도 불구하고 누군가 서운해 하는 거… 이거 어떡해요? 해결할 수가 없어요. 왜냐면 딱히 싸울 대상이 없거든요. 이런 표현이 극단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남자친구가 아직 누군가를 사랑할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아요. 내 언어가 상대방에게, 그러니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고민하지 않으면, 혼자 살아야죠. 동생이랑 살던가요. 그에게 말하세요. 소외받는 기분 들게 하지 말라고. 그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당신처럼 사려 깊은 사람이 그런 남자를 만날 필요가 없죠. Who is he?<지큐>, <아레나 옴므+>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했다. 섹스 칼럼을 담당(하며 간행물심의위원회에서 경고를 받기도)한 그는, 일찍이 남자의 속사정과 엉뚱한 속내, 무지와 자의식을 낱낱이 고백한 저서 <여자는 모른다>를 집필한 바 있다.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시집 <나는 미남이 사는 나라에서 왔어>를 출간했다. 엘르 대나무숲썸남의 생각, 애인의 마음이 궁금하다면 love.ellekorea@gmail.com으로 여러분의 고민을 보내주세요. 매주 월요일에 문 여는 ‘오빠 생각’ 연애상담소에서 들어드립니다. 익명보장은 필수, 속 시원한 상담은 기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