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웨딩마치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단 하루, 평소 꿈꿔온 신부의 모습으로 조금은 특별한 결혼식을 올린 이들이 있다. 한국, 미국, 발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결혼한 세 커플의 웨딩 마치. 그 첫번째 이야기.::결혼식,미국식,데스티네이션 웨딩,인사이더 웨딩,비욘드 더 드레스,웨딩,야외결혼식,독특한 결혼,결혼,결혼식,신부,웨딩,브라이드,엘르 브라이드,엘르,elle.co.kr:: | 결혼식,미국식,데스티네이션 웨딩,인사이더 웨딩,비욘드 더 드레스

HOW THEY MET 원래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술과 담배를 하지 않고, 운동을 좋아하며, 모든 사람들에게 예의 바르고 친절한 남편의 모습에 이끌려 먼저 대시했다. PROPOSE 백화점 슈즈 매장이 있는 층에 맛있는 카페가 생겼다며 만나고선 그 층을 빙글빙글 돌기만 하는데 하이힐을 신고 있던 터라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다 마놀로 블라닉 매장에 이끌리듯 들어갔고 파란색 힐을 가리키며 나중에 결혼할 때 꼭 이 구두를 신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구두는 이미 신랑이 구입한 내 구두였다! 그 곳에 가면 매장으로 들어가 그 구두를 신어볼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던 것. 오글거리는 이벤트를 싫어하는 나를 위해 영화 <섹스앤더시티>에 나온 프러포즈 방식으로 영화에 나온 같은 구두로 프러포즈를 했다고. VENUE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데스티네이션 웨딩을 하는 게 로망이었지만 친정이 있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부근의 나파 밸리에서 진행하게 됐다. 장소는 따로 케이터링을 하지 않아도 되는, 평소 나파에 가면 항상 들렀던 레스토랑 오베르지 뒤 솔레유(Auberge du Soleil). <미슐랭 가이드> 원 스타를 받은 곳이라 음식도 믿을 수 있었다. DRESS 드레스는 모두 비욘드 더 드레스에서 스타일링까지 맡아주었다. 본식에서는 스카비오사 플라워 장식이 가득한 리비니(Rivini)의 드레스. 드레스를 고를 때 마침 숍의 통창으로 쏟아지는 아침 햇살에 스카비오사가 반짝이는 게 너무 아름다웠다. 리셉션 드레스는 마르케사 드레스를 입었다. HAIR & MAKEUP 현지 한국인 스태프에게 진한 교포 스타일의 메이크업과 헤어가 아닌, 최대한 단정한 헤어와 깨끗한 메이크업을 요청했다. 예식 당일에 화장도 진하지 않았고 머리도 로 번으로 단정한 편이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MOOD 하객들은 푸르고 촉촉한 예식으로 기억에 남았다는 말을 들었다. 지난 10년 동안 4월에 비가 온 적이 없는 나파 밸리인데 결혼식이 있던 주말 내내 비가 왔다. 예식 한 시간 전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가 식이 진행되는 동안 거짓말처럼 그쳤다. 젖은 바닥 때문에 로망이었던 롱 베일이 끌리는 사태가 발생했지만 시원하고 운치 있는 웨딩이었다. MUSIC 재즈 트리오의 피아니스트에게 전적으로 맡겼는데 한 가지 요청했던 곡이 있다면 파더 앤 도터 댄스에서 마이클 잭슨의 ‘I will be there’. 다시 생각해도 탁월한 선택이었고, 아직도 그 노래를 들으면 울컥한다. EVENT 미국에선 예식 날까지 신랑에게 신부의 드레스를 공개하지 않는다. 그래서 신랑은 식장의 올리브 가든(Olive Garden)이라는 곳에 먼저 가서 대기했는데 웨딩드레스를 입은 내 모습을 본 신랑의 한껏 과장된 표정 연기가 압권이었다. 그리고 결혼식 최고의 순간을 꼽자면 아빠와 춤추던 때가 가장 뭉클하고 기억에 남는다. 어릴 때 아빠 발등에 올라 춤췄던 기억이 있는데 대학교 때부터 독립하면서 같이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 같아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식순에 아빠와의 댄스 타임을 넣었는데 아빠가 생각보다 잘 춰서 놀랐다. COMMENT데스티네이션 웨딩은 준비 과정에서 상상 이상으로 손이 많이 간다. 결혼 준비를 하는 1년 사이에 미국에 네 번 정도 갔다. 이것도 그나마 현지에서 도와줄 가족들과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모든 걸 신랑신부가 알아보고 결정해야 하고 제약도 많다. 그렇지만 신랑신부는 물론이고 함께해 준 하객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임은 분명했다. 오랫동안 준비했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아쉽거나 후회는 없다. 예비신랑신부가 결혼식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행복한 결혼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