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7 나이 위아래로 어디까지 가능해요?욕을 먹을 줄 알면서도 이 글을 쓴다. 요즘 띠동갑 연하남에게 빠져 있다. 그는 ‘남자 베이글’이다. 한창 잘나가는 운동 선수로 몸이 장난 아니다. 그런데 얼굴은 딱 스물셋. 웃으면 아기 같다. (아, 내게서 풍기는 아재의 향기…)그는 일로 알게 된 운동 코치의 제자였다. 정말 우연히 셋이 밥을 먹고 정말 우연히 둘만 거리에 남았다. 그는 대회 준비 때문에 매일 훈련만 하다가 오랜만에 휴가를 받은 상태였다. 당연히 저녁 8시에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 했다. 우리는 술집에 가서 치킨과 생맥주 2잔을 시켰다. 처음엔 그를 나와 상관없는 생명체로 대했다. 그런데 그가 “누나”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나도 말을 놓으며 “운동도 좋지만 여자친구 사귀어야지”라면서 조언(?)을 했다. 그도 그러고 싶다고 했다. 소개팅을 시켜주려고 휴대전화 주소록을 보는데, 그 나잇대의 여자가 없었다. 회사 후배들도 그보다 4~5살 연상이었다. 그와 나는 이제 더는 만날 일 없는 나잇대이다. 교집합이 공집합이랄까? 이 집합도 그는 6년 전에 나는 18년 전에 배웠다.그런데도 그에게 끌렸다. 집에 돌아와 자책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띠동갑 연하는 너무 한 거 아닌가’라며. 우리는 상대를 만나면 공통으로 하는 질문들이 있다. 이름, 나이, 직업, 결혼 여부. 그 대답으로 상대를 규정하곤 한다. 결혼한 어떤 친구는 ‘유부녀’가 자신을 설명하는 단어가 돼서 적응하느라 애먹었다고 했다. 나이가 더할 거다. 우리는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은 차치하고 나이에 따라 판단한다. 이 정도 나이면 이건 알겠지, 이건 모르겠지, 이런 생각을 하겠지. 나도 그를 스물셋이라는 틀에 가둬 놓고 보고 있다. 아직 뭘 몰라서 내게 추파를 던진 거겠지. 게다가 스물셋과 서른다섯은 말이 안 되는 얘기지, 이렇게 사람보다 나이를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그를 놓치고 싶지 않다. 다시 생각을 고친다. 사람 대 사람이 끌리는데 나이로 브레이크 걸 필요 없잖아?웃긴 건, 나이 브레이크가 연하에게만 자비롭단 거다. 10살 연상의 남자와 소개팅을 했는데, 사람은 마음에 들었지만 조금 있으면 반백 년(50세)이라는 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프의 급격한 하향곡선에 편승하는 기분이랄까. 참 이기적이다. 못됐다. 나 유리한 대로만 나이 제한을 푸니 마니 하고 있다. 이를 두고 ‘주책’이란 말을 쓰나 보다. 오늘도 스물셋 그에게 카톡이 왔다. 친구들과 고기를 먹는 사진이다. 사진에 청춘이 뚝뚝 흐른다. 가만 보니 주변 친구들도 다 괜찮다. 눈길이 갔다. 그라는 사람을 좋아한 줄 알았는데 혹시 스물셋이 주는 찬란함에 빠졌던 건가?즐겨 말하듯이 사랑에 나이도 국경도 없다. 나이가 위아래로 얼마든 사랑하면 된다. 하지만 이 멋진 말 뒤에 숨어서, 젊음에 현혹된 마음을 사랑이라 착각하는 건지 고민 중이다.   LESSON  마흔을 바라보는 제 또래 여성분들, 사랑에 나이는 무슨 상관! 단, 젊음에 혹한 건 아닌지 체크해야겠죠. 상대의 스물셋은 금방 가니까요.우유니 킴이 전하는 인사30대 중반. 패션지의 피처 에디터로 일하면서, 연애 해볼 만큼 해봤습니다. 연애 칼럼을 늘 쓰고 싶었어요. 그런데 세상 다 아는 언니처럼 이래라저래라 하기에, 제 연애는 시궁창입니다. 저처럼 연애에 치이고 구른 한국 여성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당신만 이렇게 힘든 거 아닙니다! 부끄러움은 제 몫. 저와 제 친구들의 현실적인 경험담이 당신에게 공감 혹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혹시 압니까? 남 일은 잘 보인다고, 당신의 연애에 해답을 얻을지. elle.co.kr에서 매주 수요일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