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쿵, 프린세스 스토리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옛날 옛적부터 패션의 영감이 된 동화적 판타지.::프린세스,공주,공주풍,동화,주얼,장식,판타지,티아라,트렌드,펜디,돌체앤가바나,동화 캐릭터,패션,엘르,elle.co.kr:: | 프린세스,공주,공주풍,동화,주얼

공주와 왕자의 허무맹랑한 러브 스토리, 허리가 잘록한 프린세스 라인과 맥시멀한 주얼 장식을 극도로 혐오하던 여자들에게조차 동화는 2016년, 반드시 주목해야 할 가장 파워플한 화두로 던져졌다. 지난 1월, 뉴욕 FIT뮤지엄의 전시 <동화적 패션 Fairytale Fashion>이 그 시발점이 됐다. 티에리 뮈글러의 은빛 찬란한 머메이드 드레스와 꼼 데 가르송의 거대한 케이프, 크리스챤 루부탱의 크리스털 도로시 슈즈를 포함해 동화적 판타지가 담긴 아카이브 의상과 소품 5만여 피스를 아우른 이 메가 전시는 유행의 사이클 속에서 끊임없이 영감을 불어넣고 재창조의 강렬한 동기를 불러일으킨 동화 속 판타지에 주목하고, 우리가 왜 동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지에 설득력을 더했다. 이후의 행보는 물 흐르듯 빠르게 진행됐다. 런웨이 위에 누구나 알 만한 동화 속 캐릭터에서 얻은 아이디어가 메가트렌드로 제시됐고, 그건 더 이상 ‘쇼’와 ‘런웨이’를 위한 쇼맨십이 아닌, 현실 속 여자들을 위한 매력적이고 웨어러블한 옵션으로 거듭났다. 그 첫 주자가 된 티아라는 지난여름, 성공적인 트렌드로 안착하면서 동화적 판타지가 현실 속 트렌드로 적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생 로랑, 루이 비통, 미우미우, 로다테, 돌체 앤 가바나 등 런웨이를 휩쓴 모던 티아라는 한여름 낮의 뮤직 페스티벌과 한여름 밤의 파티를 위한 서머 퀸들의 액세서리로 안착했다. 1 돌체 앤 가바나의 동화적 상상력이 발휘된 호박 마차가 변신한 케이지 백. 2  2010년에 출시된 반클리프 아펠의 ‘퐁 데 자모르’ 워치. 러브 스토리를 담은 시계로 하루에 2번, 남자와 여자가 만나 1분간 키스하는 모멘트가 연출된다.이어, 가을과 겨울의 문턱을 넘어서면서 동화 속 판타지는 빠르게 클라이맥스를 향해 돌진 중이다. 몇 시즌 전부터 공주와 왕자 이야기에 매료된 이탈리아의 몽상가 듀오 돌체 앤 가바나는 <백설 공주>의 사과나무와 계모의 거울, <알라딘>의 매직 카펫, <신데렐라>의 호박마차, <잠자는 숲 속의 공주>의 성문과 침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회중시계 등 단번에 알아차릴 만한 동화적 오브제들로 어른들의 동심을 흔들어 깨웠다. 이 마법 같은 세트는 세트 디자이너 안젤라 스칼라(Angelo Scala)의 손길을 거쳐 완성됐다. 가을의 시작과 함께 쇼윈도의 금빛 호박 마차 케이지 백과 굽에 샹들리에가 흔들대는 현대판 유리 구두가 여자들을 유혹하게 될 것이다. 펜디의 <전설과 동화> 패션쇼에 영감을 준 동화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케이 닐센의 일러스트레이션.펜디의 90주년 패션쇼가 열린 트레비 분수의 낭만적인 밤.뿐만 아니라 모스키노의 재투성이 드레스, 크루엘라를 연상시킨 마크 제이콥스의 거대한 타워 실루엣, 신데렐라의 이복언니들처럼 귀티 나게 차려입은 미우미우 걸, 숲 속의 전령 같은 장 폴 고티에의 쿠튀르 드레스들…. 동화적 아이디어는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고, 지난 7월에는 90주년을 맞은 펜디의 메가 쇼 <동화와 전설>이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새롭게 복구된 로마의 트레비 분수에 지어진 투명한 플로팅 런웨이로 진귀한 모피와 레이스, 깃털, 자수, 오간자로 연출한 모던 페어리 테일 모멘트가 탄생한 것. 무려 46벌의 꿈결 같은 옷들은 칼 라거펠트가 덴마크의 동화 일러스트레이터 작가인 케이 닐센(Kay Nielsen)에게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디올의 2017 크루즈 컬렉션이 열린 스코틀랜드의 블렌하임 궁전.1 잿더미가 된 세트를 연출한 모스키노의 쇼장. 신데렐라의 재투성이 드레스처럼 검게 그을린 프린세스 룩이 등장했다.2 12시를 가리킨 신데렐라의 시계를 연상시킨 톰 브라운의 런웨이.3 아티스트 크리스토프 셰민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프라다 컬렉션은 미스터리하고 다크한 스토리를 담았다.한편, 박소담의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에 이어 전지현이 인어공주로 분한 <푸른 바다의 전설>이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면서 당분간 방송가에서도 동화적 아이디어가 인기를 끌 전망이다. 이런 추세를 뒷받침하듯 디즈니는 무려, 9편의 새로운 동화 영화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고, 그보다 더 많은 작품들이 기획 단계에 있다. 엠마 와슨의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안젤리나 졸리의 <말레피센트2>, 엠마 스톤 주연의 <크루엘라>, 리즈 위더스푼의 <팅커벨>, 팀 버튼 감독의 <덤보>, 클로이 모레츠의 <인어공주>는 그중 극히 일부. 덧붙여, 지난 여름, 서울의 어른들을 동화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 뮤지컬 <잠자는 숲 속의 공주>의 내한 공연 이후, 영국의 국보급 안무가 매튜 본이 오는 11월, 런던에서 선보일 신작 <분홍신 The Red Shoes>은 공연계 최고의 이슈로 떠올랐다. 우리는 왜 이토록 동화에 끌리는 걸까 ? 럭셔리 하우스들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더 이상 ‘새로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새로운 테크닉과 스타일을 내세우기보다 패션이 내포한 판타지와 로맨스, 럭셔리가 가진 환상을 흥미진진하게 전달하는 파워플한 ‘스토리텔링’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가문의 역사를 엮어 책으로 출간하기도 하고, 아카이브를 선별해 전시를 기획하며, 브랜드가 탄생한 고향에서 대대적인 이벤트를 기획하거나, 더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찾아 헤맨다. 그런 면에서 동화는 패션이 찾고 있던 더없이 좋은 화두이며, 효율적인 소통의 도구로 사용된다. 새롭진 않지만 누구나 아는 친숙한 스토리, 순수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 황홀한 비주얼과 판타지적 요소, 해피 엔딩적 결말은 럭셔리가 찾아 헤매던 주제로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하다. 도미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는 우리가 동화적 판타지에 빠져봄 직한 이유에 대해 단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꿈꾸지 않는 자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으니까요(If you don’t dream, you d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