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J는 인스타그램에서 인기가 많았다. J는 어딜 가든 포스팅할 만한 사진을 건지기(?) 위해 분주했다. ‘셀피’도 한 번에 30장씩 찍었다. 여자친구는 남자들이 남긴 댓글을 즐기는 눈치였다. 여름이 되자 비키니와 얇은 잠옷만 입은 사진까지 올리고 그들의 반응을 살폈다. 난 폭발(?)했고, J가 자리를 비웠을 때 그녀의 계정에 내 사진을 올렸다. 해시 태그는 ‘우리 여보야’. 그 일로 심하게 다툰 후 그녀는 모든 SNS를 끊었다. 물론 금단현상을 이기지 못하고 나 몰래 새로운 계정을 운영 중일 수도 있지만 일단 믿어보기로 했다. (스포츠전문 기자, 남, 30세)친구 사이에서 ‘닭살 커플’ ‘자석 커플’로 불리던 나와 K. 하지만 그의 입대와 유학 등 서로 떨어져 지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헤어지고 말았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차였다. 난 그가 다시 돌아오길 기다렸다. 그렇게 3년쯤 지났을 때 갑자기 우리가 페이스북 친구 사이였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둘 다 계정만 있을 뿐 활동을 안 해서 잊고 있었던 거다. 며칠 고민하다가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보고 싶어’. 30분도 지나지 않아 답장이 왔다 ‘나도….’ 그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그렇게 우린 연인 사이로 돌아갈 수 있었다. (유학생, 여, 34세)5년 전, 페이스북 메시지로 대시한 남자가 있었다. 처음엔 장난이거나 결혼정보회사 광고쯤으로 생각해 무시했다. 1주일 후 한 번 더 장문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속는 셈치고 ‘안녕하세요’라는 짧은 인사를 했고, 우연히 페이스북을 보다가 내게 반했다는 그와 띄엄띄엄 연락하기 시작했다. 그가 영화를 같이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한 적도 있지만, 만나면 환상이 깨질 것 같다며 거절하고 베일에 싸인 연애를 즐겼다. 우린 2년 가까이 페이스북 메시지로 연인 같은 대화를 나눴고, 어느 날부턴가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지면서 이별 아닌 이별을 했다. 요즘도 가끔 당시의 대화 기록을 보면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그 사람을 상상해 보곤 한다. (교사, 여, 35세)연하 남자친구 C의 인스타그램을 처음 봤을 때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사진마다 여자들의 댓글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잉여로운 댓글녀’들의 계정을 클릭해 보니 ‘남친’ 역시 가관이었다. 여자들의 사진마다 ‘왜 혼자 갔어’ ‘역시 누나 몸매는 인정’ ‘다음 주에 같이 한 잔?’이라는 식으로 흘리고 다녔다. 이것 때문에 우린 심하게 다퉜는데, C가 계정을 삭제하고 나서야 싸움이 끝났다. 3주 만에 그가 다시 인스타그램을 한다는 걸 알고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지만 말이다. C가 중증 SNS 중독자와 사랑에 빠지길 바라면서 그를 차버렸다. (PD, 여, 34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