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영혼이 살아있는 집, 조지 나카시마 공방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전통과 현대를 결합한 20세기를 대표하는 가구 장인, 조지 나카시마의 공방 투어와 그녀의 딸 미라 나카시마와의 만남.::예술,건축,집,조지나카시마,공방,미국,엘르,elle.co.kr:: | 예술,건축,집,조지나카시마,공방

화가인 벤 샨의 모자이크를 그대로 살려 외벽을 장식한 아트 빌딩(Arts Building).1977년에 완공된 리셉션 하우스. 티룸, 다다미, 욕조 등 전통적인 일본 가옥의 특징을 극대화시킨 집으로 현재 게스트하우스로 활용되고 있다.아트 빌딩의 내부. 조지 나카시마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물들을 전시하는 갤러리로 사용 중이다.가구의 원료인 다양한 목재들을 보관하는 초대형 창고.예술과 장인 정신으로 대표되는 조지 나카시마의 수장, 미라 나카시마 여사.나무의 영혼이 살아 있는 집, 조지 나카시마 공방애플의 최고경영자로서 남다른 미적 감각과 까다로운 취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고 스티브 잡스. 생전에 그는 조지 나카시마를 ‘나무의 영혼까지 어루만진 장인’이라 칭송하며 그가 만든 가구에 깊은 애정을 표했다. 스티브 잡스 외에도 스티븐 스필버그, 브래드 피트, 줄리앤 무어,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 등 영향력 있는 문화계 인사들의 컬렉션 아이템으로 잘 알려진 조지 나카시마. 일본계 미국인인 그는 원래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그러던 중 작업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건축과 달리 디자인부터 마감까지 모든 공정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가구 디자인에 매력을 느끼게 됐고, 1940년 본격적으로 가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일본의 절제된 젠 스타일과 미국의 실용성을 겸비한 자신만의 목공 디자인을 탄생시키며 전통과 현대를 결합해 20세기를 대표하는 가구 장인으로 떠올랐다. “나무에도 영혼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심오한 것이죠. 나무로 좋은 가구 한 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무의 영혼이 그대로 살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영원히 살아 숨 쉬는 혼이 담긴 오브제를 만들어냄으로써 나무에게 두 번째 삶을 준다고 믿습니다.” 1990년 고인이 된 장인의 철학과 유산은 그의 딸 미라 나카시마에게로 이어졌다. 피아노와 플루트 연주를 좋아하고 언어에 특별한 소질을 보인 미라는 언어학자 혹은 수학자를 꿈꾸기도 했지만 아버지의 권유로 하버드 대학 건축학도가 됐고, 현재 ‘조지 나카시마’ 브랜드의 수장으로 펜실베이니아 주 뉴 호프에 있는 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다. 아버지 조지 나카시마는 숲으로 둘러싸인 9에이커(3만6000m2)의 부지에 장인들의 공방과 쇼룸, 오피스, 목재 창고 등 14채의 집을 지었는데, 그 가운데는 사랑하는 딸 미라를 위해 지은 집도 포함돼 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엘르> 코리아를 반갑게 맞아준 미라 여사와 그녀의 사무실에 마주앉았다. 높은 천장과 남쪽을 향해 난 커다란 창문, 대를 이어 탄생한 가구들이 단아한 자태를 뽐내며 전시돼 있는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백발의 우아한 외모와 고운 미소가 인상적인 그녀에게 간단한 소개를 부탁했다. “1943년 미국 워싱턴 주에서 태어나 다섯 살이 되던 해부터 이곳에서 지내고 있어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라 좋은 추억이 가득한 곳이죠. 오랜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는데, 가장 좋아하는 시즌은 가을이에요. 예쁜 단풍나무나 아침저녁으로 선선하고 쾌적한 날씨 같은 것들이요.” 화려한 아버지의 후광이 때로는 부담되진 않았을까 궁금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1990년이 저에겐 가장 힘든 시간이었어요. 주문량은 절반으로 줄었고, 스튜디오의 많은 장인들이 떠났죠. 아버지의 부재가 현실로 다가온 순간이었죠.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993년 그녀는 첫 작품으로 ‘계승’이라는 의미의 ‘게이쇼’ 컬렉션을 선보이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한때 위기를 맞았던 공방은 다시 일어났고 그녀는 이곳의 수석 디자이너로서 아버지의 아름다운 유산을 지켜나가고 있다. “아버지에게 배운 가르침이 있어요. 모든 나무는 제각각 다른 개성과 운명을 가지고 있으며, 장인의 역할은 이런 자연미를 그대로 살리면서 생활에 실용적인 제품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에요. 불탄 흔적이나 자연스럽게 생긴 틈과 구멍을 작품에 그대로 살리는 것도 이 때문이죠. 드로잉부터 소재 선택까지 모든 작업 과정을 손으로 직접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진지함이 묻어나는 그녀의 설명을 듣고 나니 스튜디오 가구들이 각자의 개성을 뽐내는 하나의 생물체처럼 느껴졌다. 이 아름다운 품격에는 나카시마 장인들의 숨결이 함께 녹아 있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미라 여사는 모든 것이 디지털화돼 가는 지금의 시대가 너무 안타깝다며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손으로 만지고 느껴지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올 10월에는 인도를 방문할 예정이에요. 70년대 초 아버지가 인도의 국립디자인센터, 임스 그룹(Eames Group)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 있었는데, 그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인도를 찾게 됐어요.” 아버지와 함께 떠났던 마지막 인도 여행을 떠올리는 그녀의 눈이 유난히 반짝거렸다.George Nakashima Woodworkeradd 1847 Aquetong Road, New Hope, PA 18938  tel +1 215-862-2272web www.nakashimawoodworker.comtips 전문 가이드가 함께하는 투어를 추천한다. 가격은 1인당 35달러. 투어 날짜는 홈페이지에 공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