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시간

그냥 마셔도 맛있는 맥주는 이렇게 먹으면 더 맛있다. 탐미가들이 전하는 맥주 맛있게 마시기 비법.

BYELLE2016.08.12

맥주 맛도 모르면서
맥주에 대한 책 <맥주 맛도 모르면서>를 낸 안호균 작가는 어떻게 맥주 맛을 즐길까? “비슷하거나 전혀 다른 맥주를 함께 마셔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똑같은 IPA라도 제조사에 따라 혹은 제조사가 특별히 더 신경 쓴 부분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을 보여준답니다. 나아가 필스너와 포터, 페일 라거와 더블 IPA처럼 방향성이 아예 다른 맥주를 함께 마시며 비교해 보는 것도 아주 즐거운 경험이 되리라 믿습니다. 맥주는 애초에 왁자지껄한 술이라고 생각해요. 학구적 태도보다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마신다면 어떻게 마셔도 맛있지 않을까요?” 참고로 필스너는 체코 맥주의 한 종류로 국내 맥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라거 스타일의 맥주이고, 포터는 라거 맥주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에일 맥주로서 진하고 도수가 높다. 페일 라거의 맛은 가볍고 더블 IPA의 맛은 매우 진하고 강하다. 결론은, 세상은 넓고 맥주는 많으니 나만의 맛있는 맥주를 찾아 떠나는 탐험을 주저하지 마시길.



밤공기의 선율
“밤공기를 안주 삼아 마시는 맥주가 최고 아닌가요?” 해방촌의 아이코닉한 바로 떠오른 ‘오리올’의 오너이자 뮤지션 정엽이 말했다. 그렇다. 뜨끈한 여름 밤공기에도, 선선해지는 가을 밤공기에도 맥주는 언제나 맛있다. 그가 추천해 준 음악과 함께라면 더더욱. “보사노바의 선구자인 안토니오 카를루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과 허비 만(Herbie Mann), 후앙 질베르토(Joao Gilberto)의 곡 ‘Rosa Morena’를 들어보세요. 삼바와 재즈의 만남이, 첫 모금부터 알싸한 홉의 맛만큼이나 매력적이죠. 누가 록 음악만 맥주에 어울린다고 하나요. 맥주를 즐기는 밤을 잔잔한 축제로 만들어줄 노래예요.”




한낮의 맥주
샷을 추가한 벤티 사이즈의 아메리카노로도 기분이 환기되지 않는 날이 있다. 괴롭다. 회사 책상 앞을 떠날 수 없는 한낮에 그러하다면 더더욱. 이 기사를 행여 사무실에서 읽고 있다면 재빨리 숨기길 바란다. 맥주 전문 잡지 <비어포스트> 권진주 편집장이 아무도 모르게 회사에서 맥주 즐기는 법을 알려줄 테니까. “편의점에서 500ml 라거 한 캔과 탄산수 한 병을 사와 유리컵에 1:1 비율로 섞으세요. 사무실에서 즐겨도 될 정도로 아주 가벼운 맛의 맥주가 탄생하죠.” 좀 더 아삭거리는 식감을 원한다면 탄산수 대신 달지 않은 하드 사이다를 섞으면 된다. 축 처진 기운을 소리 소문 없이 끌어올려 줄 거다.



더블 하이볼
“맥주를 잔에 따를 땐 꼭 두 번에 나눠서 따라주세요. 잔의 7부까지 한 번 따르고 잠시 기다렸다가 탄산을 눌러주듯 8부까지 마저 채워주는 거죠.” 그래야 맥주의 탄산과 맛이 날아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며 ‘기초 수업’을 잊지 않는 김준희 믹솔로지스트. 전문 믹솔로지스트 세 명이 모여 만든 바 ‘믹솔로지’의 대표이기도 한 그가 기초 팁에 고급 정보까지 공유해 주었다. 김준희 대표가 개발한 ‘더블 하이볼’ 레서피다. 원래 하이볼이란 위스키에 탄산수와 얼음을 넣어 즐기는 것. ‘더블 하이볼’은 얼음 대신 맥주를 넣은 칵테일이다. “하이볼에서 얼음이 빠진다는 건 파격적이죠. 얼음 대신 맥주의 풍미를 더하고 싶었어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위스키로 잔의 반을 채우고 잔의 8부까지 탄산수를 더한 후 남은 공간에 맥주를 쳐서 만든 거품을 올리면, 김준희 믹솔로지스트의 표현따라 ‘맥주의 온도로 즐기는 하이볼’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