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메이크업의 ‘치명치명’한 매력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이번 가을엔 레드가 지닌 뷰티 파워에 대해 새삼 골똘히 생각해봐야 할 듯!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메이크업 & 컬러 디자이너인 루치아 피카가 창조해 낸 레드 아이, 립, 블러셔까지. 치명적인 레드 메이크업의 매력.::레드,빨강,빨간색,붉은색,샤넬,컬러,뷰티,메이크업,컬러디자이너,루치아 피카,인터뷰,레드립,단독 인터뷰,:: | 레드,빨강,빨간색,붉은색,샤넬

샤넬 뷰티의 오랜 팬이라면 잘 알고 있을 거다. 샤넬 뷰티 프로덕트의 A to Z를 총괄하던 디렉터 자리가 꽤 오랜 시간 공석이었다는 사실을. 샤넬 하우스가 지닌 전통적 DNA를 간직한 채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야 하는 결코 쉽지 않은 자리. 쉽사리 새 인물이 공표되지 않는 건 어쩜 당연한 일이었다. 에디터 또한 과연 누가 바통을 이어받을지 궁금하던 차, 샤넬로부터 아주 비밀스러운 초대장을 받았다. 그것도 새빨간! 편지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샤넬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메이크업 & 컬러 디자이너로 루치아 피카(Lucia Pica)가 정식으로 임명됐으며, 우선 파리에서 그녀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다시 런던에서 만나 올가을 출시될 컬렉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겠노라고. 그리고 첫 데뷔의 테마는 루치아가 강박에 가까울 정도로 사랑하는 컬러이자 샤넬 뷰티의 근원인 ‘레드’라는 짤막한 힌트와 함께. 한국에선 유일하게 <엘르> 코리아만 초대받은 그녀와의 첫 만남, 파리와 런던 행이 결정됨과 동시에 에디터는 구글링과 루치아의 인스타그램 팔로부터 돌입했다. 그렇게 알아낸 몇 가지 사실과 인상은?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자라고 20대 초반에 런던으로 넘어와 런던 그리스페인트 메이크업 아카데미(Greasepaint Makeup Academy)에서 코스를 밟은 뒤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커리어(영국의 전설적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샬럿 틸버리의 어시스턴트였다)를 시작했다는 것. 런던 베이스다운 재능, 그러니까 톡톡 튀는 현란한 색감과 예술성, 자연스러운 노 메이크업 룩처럼 ‘쿨’하고 신선한 비전이 오랜 전통의 프렌치 하우스를 완전히 매료시켰다는 것!파리 방돔에 있는 샤넬 파인 주얼리의 응접실에서 1시간가량 이어진 1:1 인터뷰(라 쓰고 ‘수다’라 읽는다) 그리고 다시 런던 서머싯 하우스에서 재회한 스토리. 루치아가 왜 그토록 레드를 사랑하는지, 우리가 왜 레드를 입어야 하는지(Wear Makeup) 그리고 본질적으로, 여성이 왜 아름다워지기 위해 메이크업을 즐겨야 하는지까지. 시그너처인 앞머리 아래의 따뜻하고 푸른 눈빛과 웃을 때마다 돋보이던 살짝 벌어진 앞니와 레드 립 사이로 전해준 루치아와 <엘르> 코리아의 대화를 고스란히 공개한다.그녀의 활동 무대인 런던에서 편안한 모습으로 포즈를 취한 루치아 피카.단독으로 사용하거나 혹은 파우더 섀도 위에 얹어 반짝임을 주거나. 일리쥐옹 동브르, 128 루쥬 브륄레. 일리쥐옹 동브르 벨벳 132 루쥬 꽁뜨라스뜨, 각 4만6천원.샤넬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메이크업 & 컬러 디자이너로 공식적인 자리에 선 소감과 앞으로의 역할을 설명해 준다면 당연히 너무나 흥분된다! 이미 2014년 12월에 임명된 이후 지난 2년간 샤넬 팀에 합류해 작업해 오다, 마침내 첫 번째 컬렉션인 르 루쥬 컬렉션 넘버원(Le Rouge Collection N°1)을 선보일 수 있어 무척 영광이기도 하고. 앞으로 내 역할은 샤넬의 컬렉션 개발에 관련된 모든 작업에 참여하고, 샤넬 뮤즈들과 함께하는 캠페인과 화보 촬영을 총괄하는 것이다. 이번 컬렉션의 영감이 ‘레드’다. 이 컬러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는 샤넬에 합류한 뒤 가장 먼저 한 일이 바로 무드 보드를 만드는 것이었다. 첫 컬렉션을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데 그때 이미 레드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거의 강박적으로 좋아하는 색이기도 하고 동시에 샤넬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컬러니까. 레드는 강렬하면서도 감정적이고, 따뜻하면서도 혼란스럽다. 현실적이면서 진취적이고, 관능적이면서 천진난만하고…. 이렇게 대비되는 다양한 이미지들을 보다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사진작가, 아티스트, 스태프들과 작업했고 하나의 사진집을 완성할 수 있었다(사진집을 보여주며). 레드에 관한 일종의 스크랩북이랄까. 빨간색 꽃, 물에 퍼지는 빨간 잉크, 빨간 물감과 왁스…. 다양한 ‘레드 변주곡’을 당신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포착했다 본래 좋아했던 컬러이기도 하고 보다 깊게 탐구하는 기회를 가지고 싶었다. 레드의 모든 것을 수집해서 해석해 본 거다. 가령 특정 식물에서 발견한 매끈한 빨강은 매니큐어인 젤 베르니에 영감을 받았고, 같은 대상이라도 빛과 방향에 따라 달리 보이는 텍스처를 립스틱에 적용시키는 식으로. 이번 르 루쥬 컬렉션 No.1 캠페인 모델인 크리스틴 스튜어트.“진한 메이크업으로 부정한 평가를 받은 여성들부터 엘리자베스 1세까지. 시대 변화에 따라 레드 립은 세속적인 이미지에서 호감을 주는 이미지로 변해왔죠. 여성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컬러로 레드 립을 대체할 만한 건 없어요.” 따뜻한 핑크 베이지부터 불타는 듯한 레드, 반짝이는 오렌지, 진한 초콜릿 컬러까지. 다양한 셰이드로 선보인 6가지 립스틱. 각 4만1천원.샤넬 하우스에게도 레드가 중요한 컬러인 이유는 “레드는 생명과 삶의 컬러다. 난 레드를 사랑한다.” 코코 샤넬이 이렇게 말한 적 있다. “립스틱을 바르고 당당해져라(Mettez Du Rouge et Attaquez)”란 유명한 말도 남겼고. 1924년에 처음 선보인 샤넬의 레드 립스틱은 단 한 번도 생산이 중단된 적 없을 정도로 늘 유행의 중심에 있었다. 레드 립은 이미 클래식 룩이지만 레드 아이 메이크업은 다소 난해하게 비춰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특히 동양인에게 말이다 흔히 메이크업에 있어 레드 컬러를 떠올릴 때 강렬하고 관능적인 면만 생각한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그와 동시에 연약하면서 클래식하고 실용적인 면을 갖고 있는 게 바로 레드의 힘이다. 메이크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누구나 피부에 홍조기를 갖고 있지 않나. 홍조는 사람을 생기 있어 보이게 한다. 그것을 아주 조금 더 부각시켜 주는 거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눈 밑이 어두울 때 억지로 컨실러로 가리는 대신 약간의 붉은 기를 터치하면 얼굴에서 피곤함이 싹 사라질 거다. 어딘지 모르게 ‘쿨’한 생기가 돌 테니 꼭 시도해 보길 권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난 이번 컬렉션이 ‘편안함과 관능미’를 동시에 주길 원한다. 여성이 가진 그대로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나타내길 바라지 단점을 숨기거나 변장하려고 메이크업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샤넬의 뮤즈인 크리스틴 스튜어트과 지젤 번천, 키이라 나이틀리 등과 함께 작업했다. 그들과의 에피소드를 들려준다면 일단 이번 컬렉션 캠페인의 모델인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마스크가 정말 매력적이다. 메이크업을 하고 있으면 그 얼굴에 내가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함께 작업할 때 본인이 직접 “레드 아이 메이크업을 좋아한다”고 하더라. 깊고 강인하면서도, 뭔가 아련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싶을 때 애용한다고. 덕분에 이번 컬렉션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됐다. 지젤 번천은 인간미가 넘친다! 화술이 워낙 좋아 함께 있으면 언제나 즐겁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오랫동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굉장히 고전적인 미인인 데다 스스로 메이크업을 잘해 종종 놀라움을 주곤 한다. 어디에 놓아도 자연스럽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레드.가장 클래식한 네일 컬러로 꼽히는 레드. 기존 제품보다 광택이 더해져 보다 강렬해졌다. 르 베르니 528 루쥬 쌍, 르 베르니 글로스 530 루쥬 라디칼, 각 3만4천원, 모두 Chanel.만약 코코 샤넬을 메이크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워낙 강렬하고 대담한 여성이지 않나. 그러니 먼저 아이브로를 굉장히 강하게 표현할 것 같다. 그리고 눈꺼풀과 언더라인을 스모키하게 연출해 당당하면서도 은은한 눈매를 돋보이게 하고 싶다. 아, 피부 표현은 그녀의 화사한 톤을 살리되 약간의 광을 부여한 헬시 글로 스킨으로! 립은 당연히 인텐스 레드 컬러. 어떨까? 지구상 최고의 셀러브리티가 당신 눈앞에 있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이 단 10분이라면 하하.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사실 나는 메이크업을 7분 내에 끝내기 때문에. 우선 모이스처라이저로 피부에 보습을 준 뒤 파운데이션으로 톤을 정돈하겠다. 그리고 눈에는 마스카라만. 립과 치크에는 건강한 홍조를 주는 것으로 충분한데 꼭 정교할 필요는 없다. 가끔은 지나치게 완벽하지 않은 것이 더 매력적이니까. 당신의 인스타그램을 보니 지난해에 서울에 왔다 갔더라. 서울의 여성과 뷰티에 관한 인상은 건강하게 반짝이는 피부 그리고 투 톤 립. 이 두 가지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한국 여성 모두 에너제틱하고 모던하다는 점도! 아마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메이크업 & 컬러 디자이너로서 서울에 갈 일이 자주 생기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