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M 히트다 히트 | 엘르코리아 (ELLE KOREA)

픽미 픽미 픽미 업! 한국 음악시장이 EDM을 뽑아내고 있다.::EDM,음악,음악시장,일렉,일렉트로닉,페스티벌,뮤직페스티벌,댄스,디제잉,DJ,뮤직,엘르,elle.co.kr:: | EDM,음악,음악시장,일렉,일렉트로닉

누구는 <무한도전>과 ‘까까까’ 때문이라고 하고, 누구는 강남에 대형 클럽이 많아져서라고 하고, 누구는 인터넷 발달로 해외와 시간 차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누구의 말이 정답인진 모르겠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한국에서 EDM이 되고 있다. 물론 깊은 속사정까지 들어가면 신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쨌든 표면적으로는 ‘EDM’이란 단어가 가요계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을 정도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페스티벌부터가 그렇다. 이 좁은 땅에 벌써 몇 개의 EDM 페스티벌이 생긴 건가. 올해만 해도 이미 사운스 퍼레이드,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하이네켄 스타디움이 성황리에 끝났고, 곧이어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아카디아, 스펙트럼이 차례로 열린다.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엔 대형기획사 YG가 투자했으며, SM은 아예 투자를 넘어 하나 만들었다. 그게 스펙트럼이다. 가요계에서도 움직임은 뚜렷하다. 스타들의 신곡에 신시사이저와 댄스 비트가 늘어났다. 보도자료에도 EDM이란 말이 부쩍 늘었다. SM과 계약해 활동 중인 영국의 런던 노이즈(LDN Noise)는 이제 샤이니나 에프엑스에게 곡을 주는 것을 넘어 발라드 계열인 태연이나 다른 소속사 씨스타에게까지 곡을 주고 있다. 보아도 ‘No Matter What’에서 트로피컬 바이브의 일렉트로닉 댄스를 선보였다. 여름이라 댄스 신곡이 많아서 그런지 최근엔 EDM 대세가 더 확실하게 체감된다. 한때 ‘멸종’ 위기까지 갔던 일렉트로닉 관련 커뮤니티들도 속속 부활하고 있다. 달라진 게 있다면 더 이상 ‘다음 카페’가 아니라 페이스북으로 이동했다는 정도일까. 요즘 페이스북에는 ‘취향저격 보컬 있는 EDM’, ‘상추닷넷’ 등 많은 팔로어 수를 자랑하는 EDM 관련 페이지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자체 기획 파티를 열어 수백 명을 모으기도 한다. ‘취항저격’ 파티에서 음악을 틀었던 DJ 듀오 사비앤기(Xavi & Gi)의 멤버 기준은 작은 클럽에서 어마어마한 반응이 터져나오자 “작은 UMF 같다”는 말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확실히 신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예전엔 마니아들의 ‘딥’한 취향이었던 EDM이 이제는 대중적인 장르가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 ‘물 건너온’ 음악의 ‘현지’에 해당하는 유럽과 미국의 상황은 어떨까. 그쪽도 상전벽해이긴 마찬가지다. 1990년대 말에 ‘빅 비트’ 장르(케미컬 브러더스, 팻 보이 슬림의 음악을 말한다)가 선풍을 일으키며 반짝 히트했던 일렉트로닉 댄스가 오랜 언더그라운드 생활을 마치고 드디어 주류로 솟아오르자 다들 크게 놀라고 있다.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Swedish House Marfia)의 ‘Don’t You Worry Child’가 빌보드 싱글 차트 6위를 기록했을 때는 신 전체가 깜짝 놀랐다는 반응이었다. EDM의 히트 이유는 록이 쇠퇴하며 생긴 빈자리를 일렉트로닉 댄스의 강렬한 사운드가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유행하는 일렉트로닉 댄스들은 헤비메탈 수준의 시끄러운 소리들을 쓰는데, 신나고 강렬한 음악을 좋아하는 젊은 마니아들, 그중에서도 힙합 대세에 적응하지 못했던 백인 청중들이 뜨겁게 반응하면서 지금의 EDM 열풍이 만들어졌다. 2000년대 후반 즈음이 시작이었다. EDM의 또 다른 급부상 요인은 만들기도 쉽고, 스타가 되기도 쉽다는 점에 있다. 맥북과 마스터 키보드만 장만하면 집에서 제작은 물론 유통까지 할 수 있다. EDM의 주요 공연 형태인 디제잉 역시 반년 정도면 초보자도 프로처럼 플레이할 수 있다(무대에 설 수 있을 정도의 레벨은 한 달이면 된다). 디제잉은 USB에 음원만 담아 다니면 되기 때문에 편리함이 강조되는 디지털 시대에 최적화된 공연 형태다. 아마추어들에게 꿈을 불어넣기 쉬운 분야다. 물론 EDM은 스타가 되기 위한 유리한 점만 갖고 있지 않다. EDM은 기존의 대중음악과 곡 구성이나 사운드 특성이 달라 전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힘들다. ‘보컬’ ‘멜로디’ ‘어쿠스틱’을 좋아하는 한국에선 이 점이 특히 핸디캡이다. 해외라고 다르지 않다. 미국에서도 EDM이 빌보드 상위에 오르는 일은 많지 않다. 언더그라운드에서 산더미처럼 쏟아져 나오는 양을 고려하면 소수에 불과하다. ‘전자음은 차갑다’거나 ‘클럽은 유흥 공간’이라는 편견도 난관이다. 한국은 해외에 비해 마니아들의 수가 적고 클럽과 전자음에 대한 편견이 더욱 강해 EDM 뮤지션이 활동하기 힘든 나라다. 행사 개런티가 상대적으로 높은 연예인들이 몇 달 배워서 치고 들어와 자리가 좁아지기도 했다. 뜬금없는 타이밍에 무대 위에 올라가 춤추고 내려와서 엄청난 인지도와 돈을 누리는 것을 보며 베테랑 DJ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