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미래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럭셔리의 미래로 떠오른 대안, 가족. ::셀럽,셀럽가족,가족,집안,패밀리,하디드 가족,카다시언 가족,스미스 가족,패션,가족예능,아버지와 나,가족애,패션,트렌드,엘르,elle.co.kr:: | 셀럽,셀럽가족,가족,집안,패밀리

THE KARDASHIANS 카니예 웨스트를 응원하기 위해 모인 킴 카다시언과 카일리 제너, 케이틀린 제너, 클로이 카다시언, 라마 오둠, 크리스 제너, 코트니 카다시언, 켄덜 제너.THE HADIDS 손쉽게 모델 커리어를 시작한 3남매, 지지 & 안와르 & 벨라 하디드.THE GERBERS 원조 슈퍼모델 신디 크로퍼드와 전직 모델이며 사업가인 랜드 거버, 카이아 조던 거버, 프레슬리 워커 거버.“네가 너~무 자랑스러워!” 17세의 안와르 하디드(Anwar Hadid)가 루이 비통의 오렌지색 보머 점퍼를 입고 생애 첫 매거진 커버를 장식하던 날, ‘동생 바보’로 알려진 슈퍼모델 누이들, 지지와 벨라는 각자의 SNS를 통해 막내동생을 향한 ‘우쭈쭈’ 응원을 보냈다. 슈퍼모델 신디 크로퍼드는 아들 프레슬리 워커 거버(Presley Walker Gerber)의 데뷔 런웨이를 지켜보기 위해 넥스트 ‘잇’ 걸로 떠오른 막내딸 카이아 조던 거버, 남편 랜드 거버와 함께 비현실적인 비주얼로 모스키노 쇼장을 찾았다. 미국 최초의 리얼리티 가족인 카다시언 패밀리의 킴, 클로이, 코트니, 케이슬린, 크리스, 켄덜, 카일리는 지난 두 시즌 동안 혹평을 면치 못했던 카니예 웨스트의 이지(Yeezy) 시즌 3를 기필코 성공시키겠다는 각오로 흡사 걸 그룹처럼 옷까지 맞춰 입은 채 쇼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각자의 SNS를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온 이들 금수저 가족은 가족애를 무기로 커리어와 인지도를 확장해 가는 중이다. 뾰로통한 입술과 매부리코의 안와르가 ‘하디드’라는 성을 갖지 않았다면 과연 모델계의 블루칩으로 주목받을 수 있었을지, 모델계에선 땅꼬마인 183cm의 단신 프레슬리가 자신과 똑같은 복점이 있는 원조 슈퍼모델 신디 크로퍼드를 엄마로 두지 않았다면 모스키노와 돌체 앤 가바나의 런웨이를 밟을 수나 있었을지, 질투 어린 시선으로 비아냥거려 보지만 소용없는 일이다. 언니와 동생과 형부와 부모를 치켜세우는 홍보가 꼴불견으로 보일망정 미워할 수 없는 당연하고 단순한 이유, 그들은 ‘가족’이니까. 하디드네(The Hadids), 카다시언네(The Kardashians), 스미스네(The Smiths)…. 아이돌처럼 그룹 단위로 통칭되는 셀럽 가족의 전에 없는 영향력과 인기는 혈연이 아닌 사람들끼리도 ‘갱’이나 ‘패밀리’로 부르며 가족처럼 뭉치는 최근 패션계의 동향을 보면 쉽게 납득할 만하다. 더 이상 독야청청하는 솔로 플레이가 통하지 않는 세상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가족의 파워는 더욱 강력해졌고, 지금 가족은 패션계와 엔터테인먼트 중심에 서 있다. THE BETTANYS 루이 비통 프런트로의 배우 제니퍼 코넬리와 둘째 아들 스텔란 베터니.THE CAMPBELLS모델 에디 캠벨과 올림피아 캠벨, 소피 힉스와 로디 캠벨. 엄마 소피 힉스는 아크네 스튜디오 청담 플래그십을 디자인한 건축가로 유명하다.금수저들에겐 불행마저 행운으로 작용하는지, 경기침체는 그들의 인기에 순풍으로 작용했다. 경기불황에서 비롯된 경제적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무차별적 테러와 사이코패스 범죄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이 사람들의 관심을 전에 없이 새롭고 자극적인 볼거리가 아닌,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 구성원과의 연대감과 가족애로 향하게 만들었다. 경기침체 시기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가족 마케팅’은 최근 몇 년 동안 최고의 전술로 적용됐을 뿐 아니라 마케터들의 전망에 따르면 당분간 (불행히도) 먹힐 거라고 한다. <아버지와 나> <아빠 본색> <엄마가 뭐길래> <자기야-백년손님> <슈퍼맨이 돌아왔다> <오 마이 베이비> 등 아버지, 어머니, 자녀, 장인 장모와 사위까지, 가족 구성원의 거의 모든 관계를 샅샅이 조망해 가족애를 공략한 예능 프로그램이 줄을 잇는 것 또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TV 화제성 데이터 분석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은 2016년 상반기 키워드로 가족 예능을 꼽았다). <아버지와 나>에서 유럽으로 여행을 떠난 에릭남 부자는 부전자전 매너남의 매력을 발산해 이상적인 모던 부자의 표상을 보여준다. ‘나도 한번 아버지와 여행을 떠나볼까?’하는 기특한 생각이 들고 훈훈한 기분에 젖어들 때쯤 자신도 모르게 음원 사이트에서 에릭남의 신곡 ‘못참겠어’를 다운받는다. 화면 한가득 클로즈업된 에릭의 자동 GPS 시계가 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어서 세이코 아스트론 솔라 워치가 연관 검색어에 올라 있다. 훈훈한 가족애가 셀럽과 PPL 아이템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지는 건 이렇듯 자연스러운 일. THE FREUNDLICHS 배우 줄리앤 무어와 영화감독 바트 프룬디치, 리브 헬렌 프룬디치와 갈렙 프룬디치.THE WILLOWS 배우 부부, 제다 핀켓 스미스와 윌 스미스, 막내딸 윌로 스미스, 둘째 아들 제이든 스미스, 첫째 아들 트레이 스미스.THE CLEVERLANDS 모델계의 전설 팻 클리브랜드와 엄마의 명성을 잇는 모델계의 혜성, 안나 클리브랜드.상황이 이렇다 보니 럭셔리의 정의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넘사벽의 대상에 대한 과시욕이 럭셔리 마켓을 이끄는 힘이었던 과거와 달리, 마음을 움직이고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가 럭셔리의 핵심으로 변화했다. 그리고 그 중심엔 가족 이슈가 있다. ‘가족이 전부야(It’s all about family)’를 테마로 케이트 모스와 릴라 그레이스 모녀를 비롯한 유명 가족들을 불러모은 <보그> 이탈리아는 이런 동시대 하이패션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덕분에(?) 슈퍼모델과 톱 스타들은 하이패션의 광고 캠페인 자리를 두고, 아직 10대이거나 갓 스물을 넘긴 애송이 금수저들과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 봉착했다. 샤넬은 아이웨어 광고 캠페인의 뮤즈로 바네사 파라디의 딸 릴리 로즈 뎁에 이어 윌 스미스의 딸, 윌로 스미스(Willow Smith)를 캐스팅했고, 윌로의 오빠 제이든 스미스(Jaden Smith)는 톱 모델들을 병풍으로 만들며 루이 비통 캠페인에 등장했으며, 프레슬리 워커 거버는 캘빈 클라인 캠페인 모델로, 그의 여동생 가이아 조던 거버는 새로운 미우미우 걸로 낙점됐다. 한편, 요즘 프런트로는 상류층 자제들의 사교계 데뷔 무대인 파리의 데뷔턴트 볼(Debutante Ball)을 방불케 한다. 엄마와 빼닮은 빨간 머리의 딸 리브와 함께 뉴욕 패션위크에 참석한 줄리앤 무어, 루이 비통의 뱀장어 패치워크 재킷을 입은 막내아들 스텔란 베터니(Stellan Bettany)와 파리 쇼장을 찾은 제니퍼 코넬리가 대표적. 오트 쿠튀르 패션위크 중에서도 샤넬 쇼장은 그야말로 가족 천지였는데, 밀라 요보비치와 딸 에버,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와 두 딸 바이올렛 & 나인, 윌 스미스와 윌로 스미스 모녀 등 가족을 대동한 셀러브리티 붐으로 ‘패밀리 쿠튀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패션 브랜드와 셀럽 가족의 끈끈한 동맹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저 훈훈하다거나 따뜻하다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한, 세상에서 가장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한 이름, 가족. 그 무궁무진한 스토리가 럭셔리 패션을 유혹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