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럴 피스, 히트다 히트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디지털 패피들의 마음을 훔쳐라! 온라인과 SNS상의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대놓고 이슈몰이를 하는 바이럴 피스의 인기에 긴장을 늦추지 말 것. ::바이럴,바이럴피스,sns,디지털,패피,패션피플,패션 인플루언서,데일리룩,인증샷,이슈,이슈몰이,베트멍,모스키노,DKNY,인스타그램,인스타,패션,엘르,elle.co.kr:: | 바이럴,바이럴피스,sns,디지털,패피

요즘 젊은 인스타그래머들의 쇼핑 패턴은 이렇다. 지갑을 열기에 앞서, 인스타그램 속 패션 인플루언서들의 데일리 룩을 통해 최신 트렌드를 파악한 후, 어떤 아이템을 쇼핑할지 결정한다. 쇼핑한 후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인증 샷을 올리는 건 필수, 착용한 브랜드의 태그를 거는 것 또한 잊지 않는다. ‘어디서 샀냐, 무슨 브랜드냐’ 묻는 댓글에 친절히 답하는 건 인스타그램 세대간의 예의다. 생판 모르는 사람끼리 스타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서슴없이 평가도 한다. 지구는 하나, 만국공통어인 영어만 조금 할 줄 안다면 지구 반대편에 사는 패피와도 얼마든지 소통이 가능하다. 이런 식으로 하루에 수백만 개씩 포스팅되는 이미지들을 통해 서로의 패션이 공유되다 보니, 요즘 트렌드는 전 세계가 비슷하게 돌아간다. 최근 패션계에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막강해지면서 디자이너들은 디지털 바이럴 마케팅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그 결과 프레스와 바이어를 위한 쇼피스 외에 온라인과 SNS상의 인플루언서 사이에서 대놓고 이슈 몰이를 할 바이럴 피스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바이럴 피스의 조건은 이렇다. 데이 투 나이트로 입을 수 있을 만큼 웨어러블해야 하며, 시각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과감한 디자인이어야 한다는 것. 바이럴 피스로 성공한 브랜드를 꼽으라면 단연 베트멍일 거다. 단 한 번의 광고도 없이 세 시즌 만에 엄청난 유행을 일으키며, 패션계를 접수할 수 있었던 성공 비결도 여기에 있으니까. 언뜻 과거 아이돌 팬클럽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큰 검정색 레인코트, 노란색 택배회사 티셔츠 등 베트멍의 대표적인 바이럴 피스에는 남다른 매력이 있다. 데님 팬츠 하나가 100만 원이 넘는 어마무시한 가격대의 컬렉션 피스에 비해 꽤 착한 가격으로 출시됐다는 것. 거기다 누가 봐도 베트멍의 피스라는 걸 알 수 있는 캐릭터 강한 디자인은 평소 베트멍을 입고 싶었지만 경제력이 되지 않던 젊은 패피들을 제대로 공략했다. 마치 단체복처럼 베트멍의 바이럴 피스들을 입고 거리 곳곳을 누빈 패피들의 모습이 포착된 스트리트 사진은 온라인과 SNS에 빠르게 퍼져 나갔다. 덕분에 다음 시즌에 출시된 레인코트는 3분 만에 품절됐고, 온라인으로 실제 DHL 택배회사의 유니폼이 판매될 정도로 이슈가 됐다. 이후, 베트멍의 인기는 또 다른 바이럴 피스들을 만들어냈다. 2016 F/W 시즌 DKNY 피날레를 장식한 스웨트셔츠가 그렇다. ‘DAZED KIDS NEW YORK’, ‘DON’T KNOCK NEW YORK’ 등 DKNY의 젊은 디자이너 듀오가 브랜드 이름으로 박명수만큼 기발하게 완성한 사행시가 담긴 이 스웨트셔츠들은 쇼가 끝난 직후 모델들에게 선물로 전달됐다. 자연스레 스웨트셔츠를 입고 쇼장을 나온 모델들은 셀피와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들에 의해 온라인과 SNS에 노출됐고,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에 탄력을 받은 DKNY는 곧장 ‘DXKXNXY’ 캡슐 컬렉션을 발표함과 동시에 나라마다 100명의 패션 인플루언서들이 사행시 스웨트셔츠 착용 샷을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리는 캠페인을 벌였다. 반응은 폭발적! DKNY 관계자에 의하면 매장에 판매가 되기 전부터 문의가 쇄도했다고 한다. J. W. 앤더슨 바이럴 피스의 경우는 좀 특별하다. 매 시즌 야심 차게 선보이던 구조적이고 아방가르드한 실루엣의 백이 아닌 비비드한 컬러의 평범한 로고 백이 SNS 인플루언서 사이에서 주목받기 시작하자, 눈치 빠른 디자이너인 조너선 앤더슨은 대세에 적극 동참했다. 그는 컬러 스펙트럼과 스트랩의 종류를 넓힌 다양한 스타일의 로고 백들을 연달아 출시했고, 로고 백을 든 인플루언서의 사진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리그램했다. 본격적인 디지털 바이럴 마케팅의 시작을 알린 것. 독특하게 인기 아이템을 통해 바이럴 피스의 영감을 얻은 셈이다. 사실 바이럴 피스 인기에 불씨를 지핀 건 하우스 브랜드들이 디지털에 민감한 젊은 디자이너들을 영입하면서부터다. 고전하던 모스키노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에 디지털 세상을 놀이터처럼 생각하는 제레미 스콧을 앉힌 게 신의 한 수였다는 건 패션계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 특히 프렌치프라이, 세정제, 담배 케이스 모양 등 모스키노의 대표적인 바이럴 피스인 휴대폰 케이스는 SNS에 올리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의 참신한 디자인으로 매 시즌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구찌 또한 마찬가지.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구찌에 영입된 후 구찌의 가장 큰 변화는 공격적인 디지털 바이럴 마케팅이었다. 그는 새로운 컬렉션을 발표할 때마다 인스타그램과 스냅챗을 이용해 전 세계 SNS 유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고, 그를 신뢰하는 SNS 팬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다양한 바이럴 피스들이 만들어졌다. 그중에서도 전 세계 패피들의 신발장에 하나씩 있을 슬리퍼와 로퍼가 합쳐진 ‘블로퍼’를 포함한 구찌의 슈즈 컬렉션은 전 제품이 바이럴 피스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박 행진’ 중이다. 엄청난 판매를 불러일으키는 바이럴 피스의 영향 때문인지, 유독 2016 F/W 시즌엔 잘나가는 패션 인플루언서들의 스트리트 스타일에 맞춘 듯한 컬렉션들이 눈에 띈다. 알렉산더 왕, 마르케스 알메이다, No˚21, 이자벨 마랑 등의 컬렉션이 대표적인 예. 소비자들의 빠른 소비를 부추기는 바이럴 피스는 쇼에서 공개한 컬렉션을 다음 날 매장 및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의 새로운 개념의 시스템인 ‘시 나우, 바이 나우(See Now, Buy Now)’의 탄생에도 기여했다. 그렇다면 과연 디지털 바이럴 마케팅은 동시대에 가장 탁월한 마케팅 전술일까? 그에 대한 대답은 물음표다. 디지털 바이럴 마케팅의 확산은 지금 눈앞에 펼쳐진 트렌드에만 집중하는 탓에 오리지널리티의 실종과 대량의 카피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으니까. 이러다 자칫 인스턴트적인 가벼운 패션으로 치우칠 수도 있기에 우려도 있다. 디지털 세상을 사는 우리는 좀 더 도도해질 필요가 있다. 나쁜 남자 구별하듯 이게 괜찮은 바이럴 피스인지 아닌지 구별할 줄 아는 안목을 높여야 한다. 당신의 지갑을 열기 위한 디자이너들의 얄팍한 꼼수가 숨어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