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작은 마을 콤포르타에 자리한 유제니아 실바의 별장. 별장은 그녀의 절친이자 아르헨티나 출신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루이스 갈리우시와 함께 꾸몄다. 야외 거실의 의자에 둔 블랭킷은 실바의 고향인 스페인 이비자 섬 특유의 아프리카 텍스타일 장식. 항아리는 콤포르타 마을 시장에서, 바닥의 러그는 모로코에서 구입한 것. 쿠션 커버는 모로코산 자투리 천으로 만들었다.유제니아 실바(Eugenia Silva)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스페인 출신의 톱 모델, 파워 블로거, 영화제작자, 온라인 쇼핑몰 사업가…. 이제는 여기에 ‘멋진 집의 주인’이라고 덧붙여도 좋겠다. 실바는 올여름을 포르투갈의 작은 마을에 마련한 새 별장에서 보낼 계획이다. ‘천국의 섬’이라 불리는 스페인 포르멘테라의 별장을 떠나 완성한 집이다. 지난 3년 동안 공들였다는 새 별장은 그녀가 왜 이 집을 가장 사랑한다고 말하는지 기꺼이 동의할 만하다. 이곳은 실바가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살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순수하고 편안한 공간이기 때문이다.유제니아 실바가 걸터앉은 테이블은 이비자 섬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것. 스툴과 펜던트 조명은 Ikea. 바닥의 빈티지 러그는 아르헨티나산 수제품. 라탄 소재의 쿠션은 Ikea. 바닥의 러그는 아르헨티나산 수제품.콤포르타(Comporta)는 리스본에서 차로 남쪽으로 1시간 거리에 자리한 마을이다. 너른 들판과 대서양이 마주하고 있어 마을 사람들의 대부분은 농사를 짓거나 고기를 잡으며 소소한 일상을 보낸다.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집들이 이어지는 풍경은 럭셔리 휴양지의 대명사인 뉴욕 햄프턴을 연상시킨다. 다른 점이 있다면 콤포르타는 때 묻지 않은 자연의 모습에 더 가깝다는 것. 콤포르타는 2000년대까지만 해도 빈 도화지나 마찬가지였다. 이곳의 가난한 주민들은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떠났고, 마을은 자연스레 한가하고도 조용한 전원 풍경을 이뤘다. 별장 붐이 일던 2000년대 후반부터 콤포르타의 티없는 아름다움을 눈치챈 사람들이 들이닥쳤지만 마을은 새로운 건축과 개발을 극도로 제한했다. 덕분에 여전히 초원에 가까운 이곳에 실바가 흥미를 느낀 데는 오랜 친구인 루이스 갈리우시(Luis Galliussi)의 영향력이 컸다. 루이스 갈리우시는 실바의 아들인 알폰시토의 대부이자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이너이다. 그는 왜 이 아름다운 마을에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길게 말하지 않았다. “진정한 호사란 말이지, 어디든 맨발로 누빌 수 있는 자유야.” 호기심을 좇아 서둘러 콤포르타를 방문했던 실바는 마을의 첫인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루이스가 옳았어요. 한쪽에는 숲과 언덕과 바다가, 다른 한쪽에는 들판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어요. 어디든 맨발로 거닐어도 이상할 것 없는 풍경이었어요. 평화로운 은신처 같았죠.” 침실의 리넨은 유제니아 실바의 부모님이 물려준 것. 소나무 콘솔은 콤포르타 지역의 생산품. 바닥에 깐 태피스트리는 터키에서 구입했다.욕실의 세면대는 주문 제작한 것. 욕실 설비는 Grohe. 거울은 Ikea.결정은 쉬웠으나 개발이 제한돼 있는 콤포르타에 새로운 집을 짓기란 어려웠다. 실바와 루이스가 찾은 해답은 헌 집이었다. 둘은 새 집을 짓는 대신 있던 집을 고치기로 했다. 마을 들판의 중앙에 자리한 석 채의 농장이 적격이었다. 갈리우시의 동료인 인테리어 디자이너 애나 레사노(Ana Ressano)까지 합세해 ‘평화로운 은신처’ 만들기에 돌입했다. 목표는 하나였다. 마을 특유의 소박함 지켜내기. 그리하여 석 채의 농장 대들보와 기둥은 지방 특유의 나무로 보충했고, 전통적인 초가지붕은 근처 강가에서 가져온 짚을 얹어 만들었다. 욕실의 나무 벽면 또한 화학 처리하지 않은 자연 목재로 만들어 샤워를 할 때마다 숲 내음이 풍긴다. 무엇보다, 떨어져 있는 석 채의 농장은 옥외 그늘 구조물인 퍼걸러(pergolu)를 이용해 길목을 이어 하나의 집으로 만들었다. 멋들어진 야외 거실과 테라스는 그렇게 탄생했다. 세 개의 침실과 욕실, 거실, 다이닝 룸 등 집 안을 채우는 일은 갈리우시가 도맡았다. 실바가 원하는 대로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인테리어를 위해 그는 주문 제작한 데이베드와 아티스트인 자니스 델라르트(Janis Dellarte)가 만든 테이블부터 이케아 벤치, 심지어 마을에 버려져 있던 낡은 의자도 그러모아 조화롭게 혼합했다. 집 안의 생기는 마을 어귀의 시장에서 산 포르투갈 전통 직물과 모로코 수공업자가 만들어준 카펫, 아르헨티나 여행 중에 산 카타마르카산 우븐 러그 등 컬러플한 텍스타일들로 장식했다. 실바의 부모님이 물려준 낡은 리넨도 이 별장에서는 근사한 침구가 된다.게스트 룸의 침대에 덮어둔 크로셰는 불가리아산 코튼. 벽면은 포르투갈산 태피스트리로 장식했다. 바닥은 인테리어를 하기 전 원래 집에 있던 타일 장식을 그대로 둔 것.거실에 둔 데이베드는 주문 제작한 것. 데이배드의 코튼 패브릭 커버는 콤포르타 마을 시장에서, 바닥의 러그는 모로코에서 구입한 것.별장에서 해변으로 이어지 산책로.실바는 갈리우시, 레사노와 함께 집을 꾸미는 동안 서두르지 않았다. 아침이면 해변까지(물론 맨발로) 산책하다 마을 시장에 가서 항아리를 사와 거실에 ‘툭’ 갖다두면 하루 일과가 끝인 날도 많았다. 그러는 동안 크리스찬 루부탱, 마리오 테스티노, 모나코 공주인 캐롤라인 그리말디 등과 이웃이 됐다. 실바는 별장 안에서도 특히 아끼는 야외 거실에 앉아 먹는 아침 식사가 가장 즐거운 일과라고 말했다. “아침을 먹다 보면 이웃들이 들러 신선한 빵을 나눠줘요.” 저녁은 해변에서 조촐하게 먹는다며 웃었다. 사방으로 들판과 바다뿐인 시골에 자리한 별장이지만 실바에게 부족한 것은 없어 보였다. “이 집은 콤포르타와 여름, 그 자체예요. 열정적이면서도 편안하고 단순하죠. 여유롭게 햇빛을 만끽하는 즐거움을 방해하는 장애물은 아무것도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