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노바의 디바, 베벨 질베르토 | 엘르코리아 (ELLE KOREA)

포근하고 살랑거리는 보사노바 리듬이 밀려온다. 베벨 질베르토가 4월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첫 내한 공연을 펼친다. 브라질 대중음악의 현주소를 알고 싶다면 그녀의 숨소리에 귀 기울이면 된다.::Bebel Gilberto, 세종문화회관, 베벨 질베르토, 내한 공연, 분위기있는노래, 보사노바, 크레디아, 엘르, elle.co.kr:: | ::Bebel Gilberto,세종문화회관,베벨 질베르토,내한 공연,분위기있는노래

내 머리 사용법마감 이틀 앞둔 나는 그야말로 똥차다. 시커먼 고속도로를 달리다 푹 퍼져버린 자동차처럼 위태위태하다. 몇 시간째 책상에 앉아 있는데도 진도는 나가질 않는다. 그럴 만도 하지. 한달 째 계속되는 야근과 밀려 있는 업무만으로도 눈물이 주르륵 나올 지경이니. 괜히 애꿎은 컴퓨터 자판에만 히스테리를 부린다. ‘에따, 모르겠다.’ 모니터를 껐다. ‘그래, 까짓 것.’ 하지만 불안한 마음은 쉽사리 가시질 않는다. 문뜩, ‘글에 여유가 없는 듯. 여유롭게 시작하게나’라는 선배의 말을 떠올린다. 서랍 속 베벨 질베르토의 CD 두 장을 꺼내 들곤 플레이를 눌렀다. 눈을 감았다. 잔잔한 강물이 내 머리 속에 가득 찼다. 조근조근 속삭이며 나를 위로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싱그러웠다.베벨 질베르토는 팝과 보사노바 음악을 하는 브라질 혈통의 미국 가수다. 그녀의 아버지는 브라질의 세계적인 보사노바 가수 조앙 질베르토이고, 어머니는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과 활동했던 인기 가수 미우샤다. 이런 부모 밑에서 태어났는데, 노래가 안 된다면 순 거짓말이다. 언어보다 보사노바 리듬을 먼저 배웠을 게 분명하다. 베벨의 첫 앨범 는 일렉트로니카 색채가 제법 강했다. 귓가에서 툭툭 건드리는 악센트가 재미있고, 몽환적인 매력도 풍겼다. 2000년, 그녀의 앨범은 두 번에 걸쳐 라틴 그래미 어워드를 받을 만큼 세련된 음악으로 평가되었다. 그런 그녀가 이번엔 달콤한 사랑을 노래한다. 브라질, 유럽, 일렉트로닉 팝 스타일 등 다양한 음악 장르를 아우르며 모험을 즐겼던 베벨 질베르토이기에 사랑에 빠진 그녀의 음악이 궁금했던 것도 사실이다. 최신 앨범 의 수 많은 러브송은 아름다운 포르투갈어로 담겨 있다. 그녀의 숨은 노력이 자유롭게 요동치는 리듬으로 전달된다. 타이틀 곡 'All In One'는 수줍은 봄의 활기를 연상시키고, 사랑에 빠진 여인의 감성과 그녀의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조화를 이뤘다. 'Cancao de Amor' 와 'Nossa Senhora'는 과장되지 않은, 절제된 브라질리안 리듬이 일품이다.그녀는 순간의 영감을 노래한다고 말한다. “나는 일하고 싶을 때 일하는 편이예요. 노래가 머리에 떠오를 때만 작곡하는 편인데, 갑자기 노래가 떠오르곤 해요. 레스토랑에 있을 수도 있고, 자다가 떠오를 때도 있고, 아니면 술을 마시다가 생각 날 때도 있죠. 그런 생각이 날 때, 즉시 떠오른 아이디어를 녹음해요. 정해진 방법은 없죠. 난 자유롭고 예측 할 수 없는 아티스트예요, 지금까지 항상 그래왔고요.” 베벨 질베르토의 목소리를 들으며 몇 시간의 짧은 여유를 만끽했다. 돌처럼 좁고 잘았던 내 마음에 잔잔한 위로를 받았다. 마음을 움직이고 나서야, 굳은 머리도 조금씩 조금씩 움직였다. 호흡이 가능했다. 곧 그녀가 서울의 봄을 물들이려 한다. 마감이 끝나면 그녀의 사랑 노래를 들을 기회가 오지 않을까! 내 머리 사용법은 베벨 질베르토의 음악을 듣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프리미어 본지 66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