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식 다이어트의 양날의 검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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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식의 한계와 문제점 그러니까 아주 간단히 정리하면 생식은 ‘화식’에 비해 훨씬 저칼로리 식단이며 결과적으로 먹어도 살이 빠지게 된다. 유레카! 그렇다면 이제 모든 음식을 날로 먹으면 다이어트 걱정으로부터 영원한 해방인 걸까? 그렇진 않다. 생식에는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몇 가지 문제들이 있다. 첫째, 가장 중요한 안전 문제다. 우리가 음식을 익혀 먹는 가장 큰 이유는 맛도 맛이지만 살균이나 소독 같은 위생 문제도 크다. 겨울철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나타나는 노로 바이러스 식중독은 덜 익힌 생선이나 육류 탓이다. 이런 식중독균들은 대부분 10분만 가열하면 예방할 수 있다. 안전 문제와 연관해 자연스레 두 번째 문제인 영양 불균형이 떠오른다. 날것으로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동물성보다 식물성 식품이 많다. 또 식물성 식품 가운데서도 익히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 생식 불가능 식품들이 있다. 예를 들어 같은 구근류이면서 녹말성 식품인데도 고구마는 생식 가능하고 감자는 익혀 먹어야 한다. 생식 100% 식단을 짜려면 먹을 수 있는 식품의 수가 점차 줄어들게 되며 결국 단백질 결핍이나 영양 불균형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간혹 채식주의자들은 단백질 결핍을 예방하기 위해 애용하는 식물성 단백질 공급원 ‘콩’을 와일드 카드로 떠올릴 수도 있지만 콩 역시 생식으로 섭취하면 설사를 유발한다. 사실 식물의 씨앗은 대자연이 인류의 건강을 염려해서 내려준 선물이 아니다. 식물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은 자신들의 소중한 씨앗을 먹어 치우는 적군이다. 따라서 식물 종자들은 ‘먹히지 않기 위해’ 생물학적 무기로 무장되어 있다. 이 방어막을 해제하는 방편으로 우리는 수천 년 동안 나뭇가지를 접붙이고 종자를 개량하고, 재료를 굽고 찌고 삶는 가공을 해 왔다. 예부터 전해져 오는 노하우에는 시행착오를 겪어온 선대의 눈물이 진하게 섞여 있는 법. 불에 음식을 익혀 먹는 행위는 약 100만 년 전부터 선조들이 쌓아온 인류의 노하우다. 셋째, 특히 치아나 악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면 생식 욕심을 접는 게 좋다. 이미 수십만 년 전부터 요리라는 개념을 발전시켜 인류의 턱과 치아는 점차 퇴화하는 실정이다. 만약 구석기 시절이었다면 사랑니는 거친 나무줄기와 생고기를 씹는 데 쓰일 훌륭한 어금니였겠지만 오늘날에는 부정교합이나 충치를 유발하는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불에 익혀서 훨씬 순한 음식만 먹도록 수십만 년을 적응해 온 결과물이다. 이런데 무조건 다이어트에 좋다고 완전 생식으로 전향했다간 턱과 치아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완전 생식을 하는 침팬지는 하루에 서너 시간을 씹는 데 할애한다. 생식은 흡수율이 떨어져 똑같이 일일 권장 칼로리를 섭취하려 해도 화식에 대비해 훨씬 많은 양의 음식을 먹어야 한다. 그런데 그 음식의 종류는 안전 문제 때문에 주로 채소나 과일로 한정되고 이렇게되면 한 끼에 생야채나 과일을 2~3kg 잘근잘근 씹어 먹어야 한다. 과장이 아니라 대표적인 생식주의자인 고릴라 한 마리가 일 평균 섭취하는 먹이의 양이 대략 10kg 내외인 점을 감안해 보자. 거기에 야채와 과일은 의외로 값이 비싸 동물원에 가면 ‘사자보다 식비가 많이 드는 동물 고릴라’ 이야기를 꺼내는 게 현실이다. 유인원 같은 강인한 턱과 치아가 없는 우리가 함부로 이들을 따라 했다간 뒷일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건강과 안전은 물론이고 여가와 경제력까지(!) 이들을 따라잡기에 버겁다.로푸드 다이어트란 양날의 검 결국 생식의 효과는 엄밀히 말하면 ‘생식의 부작용’에 가깝다. 생식을 다이어트에 응용하는 건 보톡스균을 피부미용에 활용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애초에 출신성분이 식중독균인 보톡스의 독소를 근육 마비라는 효과를 적용해 주름살 개선과 피부 탄력 증진에 활용하는 것처럼 세심히, 주의 깊게 다뤄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를 찌르기 십상인 ‘양날의 검’이 되니까. 생식을 다이어트에 접목할 땐 다음의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먼저 가급적이면 육류는 생식하지 말 것. 필요한 필수 단백질은 익혀서 화식으로 섭취하는 게 좋다. 육류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면 계란이나 두부 같은 대체재들도 분명 존재한다. 또 하나 로푸드 하면 국내에서 유독 곡물을 이용한 통곡물 생채식으로 쏠리는 경향이 강하다. 밥을 주식으로 삼는 습관을 버리기 어려워 밥의 원료인 곡물을 생으로 먹으면 ‘윈윈’ 아닐까, 하는 식의 접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런 식의 접근은 위에서 말한 악관절, 치아 건강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평소의 먹던 밥의 양을 떠올리고 같은 양의 탄수화물을 통곡물 생식을 통해 섭취하려 들면 씹다가 울다 지치는 날들이 계속될지도 모른다. 치아는 소모품이다. 소중하게 관리하자. 결국 생식은 다이어트 도중에 간헐적으로 섞어서 써야 하는 일종의 ‘킥(Kick)’이다. 효과는 좋지만 현실적 제약이 크고 이외에도 다양한 다이어트 수단이 있다. 양날의 검과 같은 다이어트니 조심스럽게 활용하도록 하자.생식인 듯 생식 같은 생식 아닌 너말린 과일 최근 아무 가공도 하지 않은 건강 간식으로 각광 받는 말린 과일. 이들은 로푸드일까? 정답은 ‘엄밀히 따지면 아니다’. 불을 대지 않아도 건조, 발효 역시 일종의 조리법이며 소화와 흡수를 도와준다. 말린 과일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같은 무게의 생과일에 비해 6~8배의 칼로리를 지니도록 농축된다. 거기에 선도 유지를 위해 표면에 기름을 바르거나(프룬), 설탕에 절이는(베리류) 경우도 많으니 주의를 요한다. 설마 안주로 나오는 튀긴 바나나칩을 생식 간식으로 여기는 분은 없으리라 믿는다. 생식 두부라는 말장난 애초에 두부라는 음식 자체가 콩을 갈아서 삶은 뒤 만든 푸딩의 일종이다. 즉 불이 닿은 화식이다. 생식 두부라는 표현 자체가 일종의 넌센스. 생식 두부는 로푸드가 아니다.who's he?<이기적인 다이어트 상담소> <강한 것이 아름답다> <다이어트 진화론>의 저자. ‘육체파 글쟁이’라는 별명과 함께 SNS 상에서는 ‘코치D’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