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 중독, 설탕은 마약이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순수하고 하얀 모습으로 우리의 건강을 해치고 있는 설탕. 몸에 해롭다는 걸 알면서도 ‘단것’만 보면 자제력이라는 빗장이 풀려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면? 자칫 인생의 쓴맛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하얀 흑사병이라 불리는 설탕의 위험성과 단맛의 중독을 끊을 수 있는 방법. ::단맛,당분,설탕,단것,단맛중독,설탕중독,설탕줄이기,다이어트,건강,뷰티,엘르,elle.co.kr:: | 단맛,당분,설탕,단것,단맛중독

평소 아메리카노를 마실 때는 시럽을 넣지 않을 정도로 단맛에 무감한 에디터가 카페 라테의 도톰한 우유 거품 위로 각설탕 두 봉지를 거뜬히 뿌려 먹을 때가 있는데, 바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날이다. 부드럽고 쌉싸래한 라테와 녹지 않은 설탕 덩어리의 달콤함에 스트레스는 사르르 녹고 형용할 수 없이 기분이 좋아진다. 손끝이 저릿저릿하니 롤러코스터를 탄 아이처럼 흥분되고 100m를 15초에 주파할 수 있을 것처럼 의욕과 에너지가 마구 솟구친다. 그런데 지금까지 누구 하나 이런 달콤함이 마약만큼 위험하다고 알려준 이는 없었다. ‘살이 찐다’ ‘치아가 썩는다’가 내가 들은 경고의 전부였고 그건 그리 큰 문제로 여겨지지 않았다. 체중이야 운동으로, 충치는 양치질을 꼼꼼히 하면 해결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설탕은 상상 이상으로 무시무시한 존재였다. 왜 달콤함에 중독될까 맵고 짜고, 시고, 고소한 여러 가지 맛 중 유독 단맛만 중독 증상을 일으키는 이유는? 바로 우리 뇌에 해답이 있다. “체내의 다른 기관과는 달리 뇌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합니다. 따라서 뇌가 혹사되고 피로할 때는 특히 몸에서 포도당을 더 많이 요구하게 되죠. 그런데 설탕으로 대변되는 정제된 탄수화물은 혈중 포도당을 빠르게 올려주기 때문에 위기에 빠진 뇌는 이런 정제된 탄수화물을 찾게 됩니다. 정제된 탄수화물을 먹으면 트립토판 흡수가 늘어나면서 우리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물질인 세로토닌 분비가 증가하게 됩니다. 이는 마약이 뇌에서 일으키는 효과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어요.” 아비스 가정의학과 김일범 원장의 얘기다. <엘르> 미국판에 실린 기사에서도 설탕 중독에 대한 내용을 발견할 수 있다. “설탕은 굉장히 즉각적으로 뇌를 자극합니다. 위장에서 당으로 분해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입과 혀가 달콤함을 느끼는 순간 미각만으로도 곧장 뇌에 쾌락이라는 보상을 주거든요. 이런 즉각적인 쾌락에 익숙해진 뇌는 점점 더 강하고 즉각적인 자극, 더 강한 단맛을 요구하게 돼요”. 다에달루스 재단(Daedalus Foundation)의 영양학자 피터 프레스만(Peter Pressman)의 설명이다. 하얗고 치명적인 독, 설탕 단 음식을 많이 먹어서 망가지는 건 S라인과 치아만이 아니다. 과도한 당분은 내분비계를 손상시킨다. 설탕이 듬뿍 들어간 음식은 혈당을 급격히 치솟게 하고, 뇌는 이를 떨어뜨리려고 인슐린을 다량 분비한다. 그러면 혈당이 갑자기 떨어지고 뇌는 또다시 설탕을 먹도록 지시하는 것. 이렇게 췌장이 혈당의 롤러코스터로 힘겨워하면 다른 내분비계들도 지원에 나선다. 그러면서 우리 신체에 너무 많거나 적은 양의 호르몬이 분비되고, 결국 내분비계는 일대 혼란에 빠져 갑상선 이상, 부신 고갈로 인한 만성피로, 저혈당 등의 원인을 제공한다. 당연히 당뇨병의 유병률도 높인다. 더군다나 설탕은 정서 불안과 신경증, 심한 경우 환각에 이르는 등 신경질환을 악화시킨다. 설탕의 양을 어떻게 줄여야 할까 쟈스민라인 클리닉 장지영 원장은 현대의 설탕 과다 섭취의 주원인으로 탄산음료와 커피, 주스 등 ‘음료’를 주범으로 지적했다. 식약청은 2015년 외식영양성분 자료를 분석해 하루 평균당 섭취량을 발표했는데, 2007년 59.6g에서 2013년 72.1g으로 3.5%가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주식을 통한 당 섭취량은 변화가 없었지만 가공식품을 통한 당 섭취량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 그리고 이런 당분 섭취 식품으로는 1위가 커피(33%), 다음으로 음료수(31.1%), 과자와 빵(13.6%), 면류(8.7%), 가공우유(7.6%), 아이스크림 및 빙과류(6%) 순이었다. 결국 하루 당분섭취량의 64%가 음료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온다는 것. 그러니 설탕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음료 대신 물을 마시는 습관이 중요하겠다. 음료를 도저히 끊기 어렵다면 가능하면 몸에 덜 나쁜 음료를 선택하자. 초콜릿이나 바나나 우유 대신 흰 우유를, 탄산음료 대신 탄산수에 손을 뻗어야 할 것이다. 단 음식이 당길 때는 호두나 아몬드로 혹은 카카오 함량이 높은 초콜릿을 입에서 천천히 녹여 먹을 것. 되도록이면 외식을 삼가고 집에서 요리할 때는 천연 감미료인 스테비아를 설탕 대신 넣는 것도 좋다. ‘달콤한 유혹’이라는 말 그대로 단 음식을 뿌리치기 힘들지만 한층 가벼워진 몸과 머리를 기대하면서 참아보자. 더 달콤한 인생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