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넴 전성기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에미넴보다 더 무섭다는 할미넴들이 나타났다. 엄마, 할머니 역할 전문인 중년의 여배우들이 예능 프로그램 <힙합의 민족>에서 랩으로 굴곡진 인생을 노래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고 귀에 꽂히는 실력의 할미넴 Best 3.::할미넴, 힙합의 민족, 예능, 쇼미더머니, 힙합, 랩, 래퍼, 여배우, 엄마, 할머니, 문희경, 이용녀, 양희경, 김영옥, 김영임, 최병주, 염정인, 이경진, MC 스나이퍼, 치타, 딘딘, 주헌, 한해, 피타입, 키디비, 릴보이, 신동엽, 산이, 엘르, elle.co.kr:: | 할미넴,힙합의 민족,예능,쇼미더머니,힙합

랩을 ‘하신’다고? 가사를 잊어버리진 않을까? 박자를 놓치진 않을까? 에이, 그냥 노래하는 정도겠지… 라는 못미더움이 깨지는 데에는 3초면 충분했다. MC 스나이퍼, 치타, 딘딘 등 프로 래퍼들과 함께 무대를 꾸민 중년 여성들의 랩은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했으며 반백 년 굴곡진 인생은 찰진 라임에 묻어났다. 금요일 밤 예능 <힙합의 민족>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이 <힙합의 민족>에서는 <무한도전>에서 ‘염라대왕’ 에어로빅 강사로 이름을 알린 염정인부터 “시베리아 벌판에서 얼어 죽을 십장생”처럼 쫙쫙 달라붙는 대사의 배우 ‘욕쟁이 할머니’ 김영옥까지, 평균나이 65세의 여성들이 랩을 하며 힙합 무대를 선보인다. 예상하지 못한 기획이라서 신선하고 예상보다 더 잘하는 실력들이라서 놀라운 <힙합의 민족> 출연진 중에서도 스웩 넘치고 소울 충만한 할미넴 베스트 3를 힘들게 꼽아보았다. TOP 1 문희경 표독스러운 재벌 사모님 역할 전문인 배우 문희경이 가장 무서울 때는 MBC 주말예능 <복면가왕>에서 가면을 벗었을 때였다. ‘진득하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조율하며 노래를 부른 주인공이 배우 문희경이라는 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1987년 <강변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했다. <힙합의 민족>에서의 문희경은 더 이상 가면을 쓰고 있지 않다. 대신 몸에 쫙 달라붙는 블랙 원피스나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하이 부츠를 신고 랩을 한다. 노래는 여전히 잘한다. 그런데 랩도 잘한다. 배우가 본업이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정확한 발음과 발성으로 속사포 랩을 쏟아낸다. “병신년(丙申年)은 내 거”라고 외치는 패기는 기본이다.     TOP 2 이용녀 tvN 드라마 <나쁜녀석들>에서 어린아이들의 장기를 밀매하는 범죄조직의 ‘여사님’으로 출연한 배우 이용녀를 보았을 때, 필자는 그것이 드라마가 아니라 <기막힌 이야기 - 실제상황>의 실제 현장인줄 알았다. 허스키한 목소리와 고요하나 맹렬한 눈빛은 한번 보면 잊히지 않는 것이었다. <힙합의 민족>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용녀의 무대에는 아우라가 있다. 그녀가 랩을 할 때 조금씩 박자가 어긋나고 가사가 밀려도 그 무대가 아마추어스럽지 않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랩이란 원래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는 철학을 배우 이용녀는 덤덤히, 그러나 힘있게 보여준다. 이 글은 잔잔하게 읽힐지 모르겠으나 그녀의 무대를 본다면… 불 끄고 보지는 않길 권한다. 카리스마에 기절할지도 모른다.     TOP 3 김영임 판소리가 이렇게 터프했나? 판소리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힙합과 기막히게 어우러진다. 어르신들의 큰 기쁨인 <김영임 효 대공연> 전국 투어로 늘 바쁜 국악 선생님 김영임은 ‘노닥거릴 시간 없어 No doubt’이라는 라임을 랩으로 쏟아내며 무대를 바라보는 젊은이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요즘 세대들은 교과서에서나 보았다는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등장해 비트를 넣어주는 인맥은 또 어떻고. 국악과 힙합이 이렇게나 잘 어울린다는 것을 춘향이 사랑가 읊듯 청산유수처럼 보여주고 있는 김영임은 더 이상 국악 선생님이 아니다. 국악 누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