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0시간에 걸친 비행을 끝내고 대한민국 땅을 밟자 마자 유니폼을 입은 채로 우리를 만나러 달려온 5년차 베테랑 승무원 L양.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가진 후 본의 아니게 ‘핑크 덕후’가 됐다고 고백한다. “섀도나 립 컬러가 정해져 있는 건 아냐. 하지만 밝은 인상을 줄 수 있는 화사한 메이크업 해야 하기 때문에 핑크 계열을 선호하는 편이지. 네일은 반드시 연한 핑크 컬러로만 해야 해. 그래서 승무원들 화장대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핑크 컬러의 메이크업 아이템이 자리잡고 있지.”
“쿠션 제품을 만든 사람에게 노벨상 줘야 된다고 생각해.” 소개팅 자리에서 40분 동안 전화로 취재를 해야 했던 신문사 국제부 기자 P양. 미친 듯이 바쁜 그녀는 아침에 머리만 감아도 ‘선방’이라 했는데 이제는 메이크업까지 할 수 있게 됐다. 바로 쿠션 제품들 때문. 아침에 쿠션 파운데이션으로 톡 두드리고, 쿠션 블러셔로 톡톡 두드리고, 쿠션 립 제품으로 톡톡톡 두드리니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됐다고.
뷰티 브랜드 홍보 담당자 H양의 메이크업은 점심 시간이 돼서야 비로소 완성된다. “직업 특성상 회사에서 메이크업을 해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아. 그래서 다들 아침에 출근하면 그날 기분이나 의상에 따라 메이크업을 회사에서 마무리 해.” 브라운 계열의 음영 메이크업만을 고집하던 그녀가 레드, 블루 등 다채로운 메이크업을 과감하게 즐길 수 있게 된 건 이런 환경 덕분인 듯!
“선생님, 오늘따라 예뻐 보여요.” 라는 말이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다는 서울 소재의 초등학교 교사 Y양. 한번은 아이라인 그리는 걸 깜박 잊고 출근 했더니 반 아이들이 근심 가득한 눈망울로 조심스레 다가와 “선생님, 어디 아프세요?” 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 후로 매일 아침 1시간 일찍 일어나 메이크업에 공을 들인다는 그녀.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닮아서 진하고 빡센(?) 메이크업 보다는 청순한 느낌으로 연출한다. 눈꼬리는 살짝 내려 순하게 보이도록 하고 코럴빛 입술이 바로 마무리.
꿈에 그리던 아나운서 시험에 합격한 아나운서 K양이 털어놓은 아나운서들의 메이크업은? 눈, 코, 입을 다 날려버리는(?) 강한 조명 빛 아래에서 살아 남으려면 진한 메이크업을 해야 화면에 보기에 평범하게 보인다고. 그래서 아이 메이크업이 관건! “속눈썹이 생명이야. 붙이는 속눈썹을 이용해 풍성하게 연출하면 화면에서도 선명한 눈매로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