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콜의 뷰티루틴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캔디 티타늄 헤어의 릴리 콜. 모델, 배우, 학생으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는 그녀와의 수줍은 만남, 그리고 그녀의 뷰티 루틴. |

20분 동안 허락된 릴리 콜과의 인터뷰. 단 1초도 낭비하고 싶지 않았던 나는 인터뷰 약속보다 10분 정도 일찍 도착해 소호 호텔의 스위트룸에 앉아 그녀를 기다렸다. 방 안 테이블에는 여러 매거진과 타블로이드 속 릴리의 사진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최근 자신이 출연한 영화 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릴리는 엔리크 머시아노와의 약혼설까지 더해져 요즘 파파라치의 집중 플래시 세례를 받고 있는 중이다. 캐주얼한 스타일로 거리를 누비고, 공원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진 속 그녀의 모습은 와일드한 애니멀 프린트 드레스나 보디 컨셔스한 샤넬 드레스를 입은 모습 못지않게 포멀하고 우아한 느낌이다. 릴리가 룸으로 들어왔을 때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녀의 모습은 기대했던 것보다 인상적이었고 사진 속보다 더 말라보였다. 오늘 그녀가 선택한 드레스는 글래머러스한 라인을 강조한 알베르타 페레티. 그녀의 다리는 직접 보지 않으면 절대 믿을 수 없을 만큼 길고 가늘었으며, 볼륨감 충만한 그녀의 가슴은 센슈얼한 매력까지 더해주었다. 릴리 콜하면 떠오르는 그녀의 시그너처 룩인 레드 컬 헤어는 웬일인지 오늘 따라 차분한 스트레이트 헤어로 정돈돼 있었고, 생각했던 것보다 엷은 톤이었다. “지난해에 하이라이트를 약간 넣었더니 올여름 말에는 거의 블론드처럼 돼버렸어요.” 아쉬운 듯 의아해하는 내 표정을 보던 릴리가 말했다. 다행히(?) 원래의 헤어 컬러로 돌아가기 위해 얼마 전에 다시 염색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나를 가장 놀라게 했던 건 그녀의 피부다. 도자기처럼 엷은 우윳빛이라기보다 주근깨를 뿌려놓은 골드 톤에 가까운 릴리의 피부에선 가공되지 않은 나이브한 매력이 전해졌다. 릴리는 “SPF 메이크업을 할 때도 있지만 외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굳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진 않아요.”라며 대수롭지 않게 웃어 넘긴다. 그녀의 얼굴은 오묘하다. 때론 인형 같기도하고, 어떻게 보면 멀리 우주에서 온 외계의 신기한 생물체처럼 느껴진다. 10월 개봉 예정인 을 감독한 테리 길리엄(Terry Gilliam)이 그녀를 캐스팅한 이유에도 그녀의 외모가 한몫했다. “아주 특별한 누군가가 필요했습니다.” 왜 릴리를 선택했냐는 질문에 길리엄이 ‘릴리 예찬’을 늘어놓는다. “그녀는 범상치 않은 종족이에요. 얼굴은 19세기의 도자기 인형인데다가 환상적인 보디까지 지녔으니까요. 적당한 굴곡까지 갖춘 모델이라 더욱 특별하죠. 다리는 천장까지 닿을 정도로 길고…. 릴리는 외계 종족임이 틀림없었어요!” 불과 21세라는 나이에 릴리는 이미 모델로서 동화 속 이야기 같은 날들을 보냈다. 7년 전 친구들과 소호 주변을 걷다가 우연히 발탁돼 모델 일을 시작한 그녀는 181개가 넘는 캣워크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 다양한 매거진 커버는 물론 빅 브랜드의 광고까지 줄줄이 거머쥐었다. 그리고 단명하기 쉬운 모델 커리어의 해피 엔딩이자 모델들의 ‘성배’와도 같은 연기에 발을 들여놓기에 이르렀다. 본격적으로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만들어나갈 것인지를 묻는 수많은 질문에 그녀는 “확실한 대답을 하긴 어렵네요.”라며 애매한 반응으로 일관한다. “글쎄요.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아, 그건 친구가 준 걸 그냥 사용하는 거예요. 정확한 이름은 잘 모르겠어요.” 등등 릴리는 뷰티 질문에 유난히 말을 아꼈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와 커리어, 그에 저절로 따라붙는 대중의 관심과 유명세에 수줍고 조심스럽게 대응하는 그녀는 자신의 진가를 알지 못하는 일부 저널리스트들이 무분별하게 가십을 만들어내길 원치 않는 듯했다. 그녀는 캠브리지 대학에 다니는 ‘브레인’이기도 하다. 시험 결과가 만족스러운지, 대학생활은 얼마나 즐거운지에 관해 묻자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 좀 더 최선을 다하고 싶은데 일단 한 학기가 끝나간다는 사실 자체는 즐거워요.”라며 지극히 학생다운 대답을 건넨다. 릴리는 요즘 뉴욕 패션계 이야기를 다룬 샐리 포터(Sally Poter)의 신작 촬영과 영국 뷰티를 대표하는 브랜드인 림멜의 광고와 홍보 등으로 분주한 스케줄을 보내고 있다. 브리티시 패션 디렉터 앤 마리 커티스는 에디터들이 릴리를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그녀가 ‘지나치게 친숙하고 평범한 것과 정반대’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릴리는 전형적인 모델이 아니에요. 페넬로페 트리나 그레이스 커딩턴과 같은 뮤즈 타입의 모델이죠. 이런 점이 그녀를 틀림없이 롱런하게 만들어줄 거예요.” 머시아노와의 약혼설에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하는 릴리 콜. 설령 소문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녀는 결코 “True!”라고 대답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하며 난 그녀가 결혼을 훨씬 뒤로 미룰 거라는 쪽에 표를 던지겠다. 21세에 결혼이라. 그러기엔 지금 릴리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60 Sec. BEAUTY LOWDOWN●꼼꼼한 클렌징 혹은 가볍게 닦아내는 편? 보통 적당히 메이크업을 지워내는 정도. ●마사지 혹은 페이셜 트리트먼트? 페이셜. 뉴욕의 ‘크리스틴 친(Christine Chin)에 자주 간다. ●스모키와 레드 립? 여유가 있으면 스모키 아이를 하지만 시간이 촉박할 때엔 그린 아이섀도를 살짝 발라준다. 레드 립뿐 아니라 다른 짙은 립 컬러도 좋아한다. 립스틱만 간편하게 발라줘도 얼굴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으니. ●시그너처 향수가 있는지, 아니면 스타일에 따라 향수를 고르는지. 스타일에 따르는 편. 최근에 코스테스 (Costes)를 향수 리스트에 추가했다. 남성용이지만 아름다운 향을 가졌다. ●오가닉 푸드 혹은 정크푸드? 10세 때부터 나는 채식주의자였다. 단, 생선과 영양제만큼은 잊지 않고 챙겨 먹는다.*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11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