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BELLA BLOWMad as a Hatter“내가 모자를 쓰는 이유는 어중이 떠중이들이 주변에 오는 게 싫어서예요. 그들이 내게 키스로 인사를 건네는 것이 싫어서 모자를 씁니다. 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키스하고 싶어요.” 이사벨라 블로가 생전에 남긴 코멘트. 그녀의 모자는 실제로 옆에 다가서기 어려울 만큼 괴기스러운 것들이 많았다. 이사벨라 블로는 자신의 이름 ‘블로(Blow)’를 모티프로 한 헤드기어와 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 작품을 그대로 옮겨 붙인 모자부터 레드 컬러의 투명한 플렉시글라스로 만든 원반 모양 헤드기어나 나무로 만든 여러 척의 배 조각이 달린 헤드기어까지, 우아함부터 익스트림을 망라한 다양한 모자를 썼고, 이 모든 작품은 그녀의 친구이자 세계적인 모자 디자이너인 필립 트레이시가 만들었다. In This Season넓은 브림의 우아한 햇부터 화관을 연상시키는 소녀스러운 헤드밴드까지, 이번 시즌의 런웨이에는 다양한 헤드기어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좀처럼 런웨이 밖에서는 쓸 수 없을 듯한 독특하거나 기괴한 디자인의 모자들도 꽤 많이 선보였다. 준야 와타나베는 여러 개의 밴드로 만든 기하학적 디자인의 헤드기어를 내놓았고, 메종 마르지엘라에서는 아무렇게나 구긴 것 같은 투명한 모자를 만들었다. 만약 이사벨라 블로가 이번 시즌의 모자를 고른다면? 분명 제레미 스콧이 디자인한 모스키노의 트래픽 콘 헤드기어가 아닐까? 이 유머러스한 모자에는 평소 이사벨라 블로가 즐겨 쓰던 피시넷까지 달려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