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부르는 컬러 팔레트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색색의 선과 도형이 춤추고 있는 것 같은 그림들. 시드니의 햇살과 본다이 비치의 푸른 바다에서 영감을 얻는 아티스트 스티븐 오르만디가 서울의 색을 감상하러 왔다. ::스티븐 오르만디,헤렌,시드니,작가,화가, 그림,아티스트,엘르, elle.co.kr:: | 스티븐 오르만디,헤렌,시드니,작가,화가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헤렌> 창간 10주년을 기념해 1월호 커버 작업에 참여했던 국내외 아티스트 10인의 전시회가 3월 10일부터 14일까지 PKM갤러리에서 열렸다. 시드니에서 기꺼이 서울까지 날아온 아티스트 스티븐 오르만디(Steven Ormandy), 행복을 부르는 컬러플한 작품들처럼 그가 들려주는 예술과 인생을 바라보는 방식도 기분 좋은 미소를 자아냈다.  전시를 둘러본 소감은 <헤렌>의 커버 작업을 한 것도, 서울의 품격 있는 갤러리에서 내 작품이 소개된 것도 대단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함께 전시된 한국 아티스트들의 작품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세계에 내놔도 특별함을 인정받을 만한 작품들이다. ‘컬러’에 대한 사랑은 어떻게 시작됐나 유치원 때부터. 아니, 어쩌면 그 전부터. 도예가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아주 어릴 적부터 찰흙을 가지고 놀았다. 자라면서 무언가를 그리거나 만들거나 하는 일을 멈춘 적이 없다. 내게 컬러는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 색과 색의 관계, 색들이 만나서 빚어내는 조화와 비조화에 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작업방식을 설명한다면 선과 색, 크기와 비율, 이 모든 게 어울려 작용하는 하나의 여정이라 할 수 있다. 내 작품은 많은 부분이 무의식적으로 이뤄진다. 일단 연필을 들었을 때는 모든 생각을 멈춘다. 마음을 조용하게 다스리면 어느 순간 자동적으로 스케치가 시작된다. 모든 게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나는 단지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선과 형태가 이루는 리듬을 바라보다가 그것이 행복하게 느껴지면 캔버스에 옮긴 후 채색 작업을 한다. 어떤 색들로 어떻게 놀지 생각하는 거다. 확신이 없더라도 그냥 칠한다. 어떤 때는 실수에서 더 좋은 작품이 나오는 법이니까. 스티븐 오르만디가 참여한 <헤렌> 10주년 기념호 표지.당신의 그림은 마크 로스코처럼 명상적이고 철학적인 색면 화가들의 작품과는 다르다. 보는 이의 기분을 들뜨게 만든다 일상에서나 작품을 통해서나 ‘긍정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얼마나 복잡하고 고단한가. 뉴스나 신문을 볼 때면 ‘오 마이 갓’이란 비명이 절로 나온다. 지친 사람들에게 잠시라도 탈출구가 될 만한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 이 세상은 엉망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움과 기쁨, 경이로움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 아름다움을 찾아서 느끼고 경험해야 한다. 사람들이 미술 전시장을 찾는 이유도 그것이 아닐까. 아내와 함께 디자인 숍 다이노소어 디자인(Dinosaur Designs)을 운영하고 있다. 컬러플한 화병들은 당신의 그림이 3D로 만들어진 것 같더라그림과 디자인, 둘 다 내 안에서 나온 거니까. 아트 스쿨에 간 첫날 아내 루이즈를 만났다. 루이즈는 호주의 존경받는 아티스트인 존 올슨의 딸이다. 순수미술만으로는 생계를 여유롭게 꾸리기 어렵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던 아내는 우리가 뭔가 팔 수 있는 걸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핸디크래프트 주얼리를 만들기 시작했고 사업이 점차 번창해서 뉴욕과 런던에도 숍을 냈다. 압박감 없이 디자인 작업과 개인 아트워크를 병행 할 수 있다는 게 크나큰 행운이라 생각한다. 이곳에 와서 본 서울의 색은 어떤가 맑게 개인 파란 하늘이 정말 아름답다. 근처 미술관에서 본 전통적인 돌 조각들의 하얀 빛깔도 눈에 들어왔다. 호주 역시 빛이 강해서 자연의 온갖 색들이 선명히 드러난다. 특히 시드니의 바다는 정말 짙고 파랗다. 본다이 비치 근처에 살아서 많은 시간을 해변에서 보낸다. 서핑을 즐기는데, 파도에 몸을 담그면 영혼까지 씻기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