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천재들의 수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제11회 삼성 패션 디자인 펀드의 우승자 ‘99%IS-‘의 박종우와 ‘혜인서(Hyein Seo)’의 듀오 서혜인과 이진호를 만났다. ::삼성 패션 디자인 펀드,99%IS-,박종우,혜인서,서혜인,이진호,엘르,엘르걸,elle.co.kr:: | 삼성 패션 디자인 펀드,99%IS-,박종우,혜인서,서혜인

왼쪽부터 혜인서의 디자이너 이진호와 서혜인, 99%IS-의 박종우.수상 소감 박종우 지난해 수상 땐 얼떨떨했는데 두 번째 상을 받고 나니 책임감이 더 생기더라. 두 번 받았으니 두 배 더 잘해야 할 텐데! 이진호 아직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익숙지 않다. 남들 앞에 서는 것이 설레기도 하고 많이 낯설다. 우리 브랜드 박종우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겠지만 내 옷에는 이런저런 의미가 있다. 스키니 팬츠의 뒷주머니는 히프의 모양을 더 보기 좋게 하기 위해 뒤틀려 있다. 8가지의 라이더 재킷은 스티치의 넓이와 실의 굵기가 모두 다르다. 옷은 입고 가만히 서 있는 게 아니다. 활동성을 최대화해 입었을 때 편해야 하며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이진호 99%IS-는 드러머나 기타리스트들이 팔을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재킷에 슬릿을 넣는다고 들었다. 감동이었다. 서혜인 우리는 조금 더 상업적이고 대중적이다. 각 피스마다 갖고 싶은 디테일이 하나 이상씩 포함되어 있다. 조금은 과장되게 보이기도 하겠지만 한 아이템만 입어도 금세 근사한 느낌이 살아난다. 옷에 사용한 슬로건 박종우 어릴 적부터 옷에 무언가를 쓰길 좋아했다. 하지만 몸에 문신은 하나도 없다. 중학생 신분으로는 문신을 할 수 없어 옷에 직접 쓰고 그려봤다. 최근엔 10벌 정도 벽에 걸어놓고 그 위에 그래피티와 글을 썼다. 한 벌 한 벌 각기 다른 패턴이 탄생했고, 그 10벌의 옷을 합치면 또 다른 메시지가 보인다. 같은 옷은 단 한 벌도 없다. 요즘 가장 즐기는 작업이다. 서혜인 시작은 피어 컬렉션이다. 아무래도 그 컬렉션의 인기가 많다 보니 그 연장선상에서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다. 이진호 이후 ‘스쿨 킬즈’는 ‘스모킹 킬즈’의 패러디였다. 학교에서의 마지막 쇼였고, 그 시기에 지도 교수님께 많이 혼났다. 결국 그렇게 해서 스쿨 킬즈가 탄생했다. 하하. 그런데 앞으로 계속 슬로건 패션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도쿄와 앤트워프 서혜인 앤트워프와 개인적으론 성향이 잘 맞는다. 앤트워프는 조용하고 뭐랄까, 심심할 정도로 특별한 사건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도시다. 박종우 고등학교 시절에 도쿄에 처음 가 봤다. 한국과 달리 훨씬 더 다양한 패션 스타일을 만날 수 있었다. 모두들 자기만의 세계에서 재미있게 살아간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후 여러 도시에 가 보았지만 도쿄가 가장 재미있는 곳이라고 느꼈다. 특히 옷을 대하는 방식이 나와 가장 잘 맞는다. 이진호 일본 바이어만큼 옷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본 적이 없다. 해외 바이어들이 쇼룸에 오면 ‘이 옷을 지디 혹은 누가 입었다더라’는 반응이 많다. 그중 특히 일본 바이어들은 어떤 셀럽이 입었는가 보다 소재의 원산지, 스티치, 숨어 있는 디테일 등 옷 자체에 대한 호기심을 보인다. 옷을 직접 입어보고 뒤집어보는 건 일본 바이어들뿐이었다. K 파워 박종우 이번 시즌 해외의 수많은 에디터와 바이어들의 방문이 서울로 집중되어 도쿄 패션위크에는 상대적으로 많이 참석하지 못했다. 일본 브랜드에 더 이상 신선함을 느끼지 못해 이제는 한국의 참신한 브랜드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고 말하던데 실제 바잉은 많이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 도쿄의 신진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에게는 기회조차 없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모든 관심이 한국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이진호 해외 매거진에서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 패션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의 기사도 자주 접한다. 디지털, SNS 서혜인 사실 우리는 최대의 수혜자다. 뉴욕의 멀티숍 ‘브이 파일즈’에서 내 인스타그램을 보고 뉴욕으로 오라는 메시지를 받은 게 시작이었다. 그렇게 별 생각 없이 뉴욕으로 떠났는데 뉴욕 패션위크 데뷔 무대에까지 서게 된 것이다. 인스타그램이 내 인생을 바꿔놓은 셈이다. 그 파워와 영향력은 생각보다 대단했다. 박종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앞으론 어떤 형태일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SNS와는 또 다른 새로운 툴이 나타날 것 같다. 나도 이번 시즌 영상을 만들었다. 폭탄이 터지고 진짜 총을 쏘며 그 데미지 효과로 만들어진 컬렉션의 제작과정을 영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내가 옷을 만드는 방식은 다르다는 것을 백 번 설명하기보다 이 영상 한 편으로 보여주는 게 더 효과적이었다. 이 영상 작업에 지난해 상금의 절반 정도를 사용했다. 이진호 우리는 인스타그램밖에 없다. 애써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리려 하기보다 우리의 이미지를 원하는 방향으로 만드는 데 집중한다. 관심 있는 사람들은 다 찾아본다. 그렇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접할 수밖에 없게 된다. 지금은 그런 시대다. 서혜인 브랜드에 대한 반응도 바로 체크할 수 있어 좋다. 해시 태그, 리그램, 좋아요를 보면 국가, 연령, 성별, 고객 취향 심지어 인기 제품까지 쉽게 알 수 있다. 이전에 없던 방법이다. 특별한 공개 박종우 도쿄의 메구로 근처에 특별한 작업실을 만들 생각이다. 다다미가 있는 일본 전통가옥인데 어떻게 하면 나만의 색깔을 녹여 완성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서혜인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런던이나 뉴욕 등으로 베이스를 옮겨볼까 한다. 앤트워프의 작업 환경은 좋지만 워낙 조용한 도시라 활동하기에는 제약이 많다. 2016년 서혜인 파리에서 첫 2016 F/W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금 준비 중인데 머리가 복잡하다. 박종우 나도 파리에 갈 예정이다. 2016 S/S 컬렉션 전시를 기획 중이다. 아직 모든 게 비밀이다.어두은 고딕 색채와 펑크, 스트리트 문화를 접목시킨 99%IS-의 2015 F/W 컬렉션.패치와 독특한 메시지를 옷에 직접적으로 표현한 혜인서의 2015 F/W 컬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