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들과의 인연 호두는 넉 달 전 잡지 촬영을 하면서 만났다. 담당 기자가 촬영을 위해 사온 아이라 촬영 후 갈 곳이 마땅히 없어서 냉큼 데려왔다. 호두 입양 한 달쯤 후, 우연히 지인을 통해 땅콩이도 입양하게 됐다. 초등학교 때 토끼를 키워봤기 때문에 토끼의 매력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다시 토끼를 키우는데 용기가 필요했다던데 언젠가는 헤어질 걸 아니까. 그러나 토끼들을 만난 이상 데려오지 않을 수 없었다. 부모님도 예전에 키우던 토끼 ‘러브’를 보낸 후, 반려 동물 금지령을 내렸지만 막상 데려온다니까 내심 좋아하며 새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토끼들과 친해지기 위한 노력은 과하게 만지고 안아주는 행동이 토끼들에겐 스트레스를 준다. 제때 밥 주고 똥 잘 치워주면 주인 역할은 끝이다.
독립적인 성향의 토끼가 야속하진 않은지 보고 있으면 좋은 것으로 충분하다. 귀찮을 땐 쳐다보지도 않으면서 애교 부리고 싶을 땐 (주로 배가 고플 때) 귀를 납작하게 붙이고 내 옆에 엎드린다. 사람 애간장을 녹이는 게 완전 내 스타일이다.
호두와 땅콩을 만난 후 변화한 게 있다면 바쁜 삶 속에 새로운 낙이 생겼다고 할까? 잔잔하고 소소한 기쁨을 준다. 보통 토끼의 귀여운 외모만 생각하고 키우는 경우들이 꽤 있는데, 키워보면 외모보다 무심한 듯 다정한 진짜 매력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