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 톱'의 우주적 상상력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랑방의 액세서리 디자이너 엘리 톱(Elie Top)이 올해 초 자신의 레이블을 론칭했다. 그만의 스타일과 섬세함이 깃든 컬렉션을 만나기 위해 <엘르>가 파리 생토노레 거리에 있는 아주 특별한 아틀리에를 찾았다.::엘리 톱,랑방,디자이너,액세서리 디자이너,인터뷰,주얼리,주얼리 디자이너,랑방 디자이너,론칭,아틀리에,액세서리,엘르 액세서리,엘르,엘르걸,elle.co.kr:: | 엘리 톱,랑방,디자이너,액세서리 디자이너,인터뷰

올해 초 당신의 이름을 딴 컬렉션을 론칭했다. 기분이 어땠나. 랑방의 앨버 엘버즈가 보인 반응 또한 궁금하다 2년간 론칭을 준비했는데 컬렉션이 발표되기 전까지 걱정의 연속이었다. 다행히 컬렉션을 본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고 열렬히 환호해 줬다. 앨버는 내 프로젝트 시작부터 언제나 응원해 준 사람 중 한 명이다. 정말 멋진 친구다! 당신의 컬렉션을 론칭한 계기는 유서 깊은 패션 하우스와의 작업도 좋지만 때론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내 컬렉션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일었다. 스스로 성숙해졌단 생각이 드니 하나씩 실천에 옮길 용기가 생겼다. 당신의 컬렉션은 랑방 액세서리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맞다. 전혀 다르다. 랑방과는 또 다른 방향을 보여주고 싶었다. 매 시즌 새로워야 하는 패션 하우스의 숙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오브제 같은 주얼리처럼 타임리스한 컬렉션을 만들고 싶었다. 굳이 노력하진 않았지만 그 점이 자연스럽게 디자인으로 표출된 것 같다. 이번 F/W 컬렉션의 영감은 뉴 시즌 컬렉션엔 인더스트리얼적이고 메커닉한 디자인에 장식적인 바로크 분위기를 섞고 싶었다. 무언가가 열리면서 나오는, 그런 신비로운 분위기랄까? 상반된 분위기가 공존하지만 주얼리를 착용하는 사람에 따라 새로워지는 디자인을 연구했다. 그 결과 지구본처럼 열리는 메커니즘이 탄생한 것이네! 디자인이 놀랄 만큼 정교하던데 작업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아이디어는 굉장히 심플하다.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탕을 담는 메탈 용기에서 메커니즘의 아이디어를 얻었으니. 큰 그림을 그리고 세부 디자인을 하느라 꽤 고생했다. (왼쪽부터) 지구본처럼 돌아가는 컬러 스톤이 돋보이는 네크리스.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내는 메탈 링.인터뷰가 끝나고 엘리 톱이 즉흥적으로 그려준 오직 <엘르>를 위한 스페셜 드로잉과 그의 열정적인 모습. 철저하고 계산적인 당신의 장점 덕분에 가능한 결과였다는 생각이 든다. 열한 살 때 그린 당신의 정교한 드로잉처럼. 드로잉만 보면 건축가가 됐어야 할 것 같은데, 패션계에 입문한 이유는 열한 살 이후론 줄곧 패션 드로잉만 그렸다. 타고난 패션 감각을 지닌 고모가 한 분 있었는데 스타일이 늘 세련되고 기품이 넘쳤다. 그녀를 잘 따랐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그때의 기억들이 영감으로 작용했다. 이제껏 주얼리만 디자인했나 아니다. 처음엔 가방에서 주얼리까지 액세서리 전반에 걸쳐 디자인을 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주얼리 디자인이란 걸 깨달았다. 당신의 뮤즈는 누구인가 내겐 늘 영감을 주는 뮤즈들이 있다. 이네즈 드 라 프라상주와 루루 드 라 팔레즈. 그녀들은 디자인은 물론 내 취향에까지 많은 영향을 주었다. 특히 루루가 디자인한 이브 생 로랑 주얼리와 그녀가 주얼리를 스타일링하는 방식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두 사람의 스타일은 다르지만 모두 자유로운 영혼들이다. 또 와일드하면서 우아한 성향도 참 닮았다. 올림피아 르 탱도 좋아한다. 또 다른 스타일의 강렬함과 자유분방함이 있다. 그러고 보니 난 강렬한 여자를 좋아하는 것 같다(웃음). (왼쪽부터) 낮에는 화이트 셔츠에, 밤에는 LBD에 매치하면 좋은 볼드한 네크리스. 조형미가 느껴지는 지구본 링 시리즈.사실 이네스 드 라 프라상주로부터 당신과 컬렉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당신에 대한 칭찬이 대단하더라 이네스는 내게 대모 같은 존재다.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언제나 용기를 북돋워준다. 사실 우리만의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7~8년 전쯤 이네스가 날 디올 파티에 데려간 적 있다. 그때만 해도 내가 별로 유명하지 않았을 때라 일주일 뒤에 나온 갈라 잡지에 내가 그녀의 남동생으로 표기됐더라. 이네스의 동생은 굉장한 미남이라, 그런 오해가 그저 기쁠 뿐이었다. 당신의 컬렉션은 여자뿐 아니라 남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 같다 그렇다. 사실 여자를 위한 컬렉션인데 론칭 프레젠테이션 때 보니 남성 고객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팔찌를 비롯한 유니섹스 코드를 지닌 액세서리들이 특히 인기다. 당신도 착용하나 전혀. 난 오로지 여성을 위해 디자인한다. 내가 하는 유일한 액세서리는 커프스 링인데 2016 S/S 컬렉션에 커프스 링도 포함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주얼리를 꼽는다면 아르데코 시대의 주얼리에 꽂혀 있다. 그래서 영감을 얻기 위해 자주 찾곤 한다. 까르띠에나 반클리프 아펠처럼 앤티크한 주얼리도 좋고,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 탈이다. 랑방과의 작업도 계속되나 물론! 랑방과의 인연은 참 오래됐고 앞으로도 쭉 이어질 것이다. 랑방 하우스와의 작업은 나에게 트렌드의 흐름을 잃지 않는 좌표가 된다. 패션과 주얼리 사이를 오가는 중요한 밸런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