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싸이'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주제 파악'은 싸이의 지금을 만든 원천이었다. 앞으로 누군가 '주제 파악'이란 말로 당신을 비난하거나 낮추어 말하거나 불가능의 잣대를 들이대거든 싸이의 자기 간파 능력을 떠올리길! 이달 커버맨의 두 번째 인터뷰, 달변가 싸이를 만나러 갑니다!::싸이, 강남스타일, 가수, 신드롬, PSY, 신곡, 앨범, 싸이화보, 엘르, 엘르걸, elle.co.kr:: | 싸이,강남스타일,가수,신드롬,PSY

레드 플라워 수트는 Alexander McQueen. 이너 웨어로 입은 블랙 셔츠는 Dior Homme. 코르사주 장식의 보타이와 오른손 중지에 낀 볼드한 에스닉 링은 Gucci. 약지에 레이어드한 스키니한 실버 링들은 모두 Werkstatt: Munchen by Koon. 새끼손가락에 찬 나사못 모티프의 저스트 앵 클루 링은 Cartier.블랙 시스루 셔츠는 Dior Homme. 골드 컬러의 보타이는 Cor Sine Labe Doli by 10 Corso Como Seoul.레더 벨트가 달린 달마시언 패턴의 암 워머는 Comme des Garcons by 10 Corso Como Seoul. 블랙 셔츠는 Givenchy by Riccardo Tisci. 군번 줄 모티프의 실버 네크리스는 모두 Chromehearts. 길게 늘어뜨린 화이트 골드 T 체인 네트리스는 Tiffany & Co.시스루 블랙 셔츠는 Dior Homme. 골드 메탈 장식의 블랙 실크 보타이는 Cor Sine Labe Doli by 10 Corso Como Seoul.싸이만큼 대중의 질타와 사랑을 동시에 받은 스타도 없을 거다. 대중이라는 불특정 다수의 존재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궁금하다 어렵죠. 친한 것 같기도 한데, 안 친하고, 멀게 느껴지다가 잘 해주기도 하고. 해외에서 K팝의 경쟁력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가 있는데, 전 치밀함과 치열함이라고 얘기해요. 대중이 엄하기 때문이에요. 싫증도 빠르고, 시장 규모에 비해 눈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이름을 떨치려면 아주 치밀하고 치열하게 움직여야 하거든요. 한국 가수들은 학생으로 치면, 스파르타식 교육을 받고 자란 애들, 많이 혼나 본 애들? 그중에서도 저는 정학도 맞아봤고, 다행히 퇴학은 안 당한 애겠죠. 그런 애가 어쩌다 전교 1등도 해본 거고. 한 가지 확실한 건, 정학과 1등을 다 해본 저는 대중이 진짜 고마워요. 용서를 많이 받았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억울한 사연도 있을 텐데저는 억울한 건 관에 넣는다고 얘기해요. 사람들이 억울한 싸이를 절대 원하지 않아요. 사견이지만, 연예인이란 어려운 시절을 살아가는 사람들한테 후련함이나 시원함, 대리만족을 드려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나도 힘들어요, 나도 사람이에요”라고 TV를 통해 말하는 걸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아요. 물론 사석에서는 힘들 땐 힘들다고 아주 노래를 하죠(웃음).쌍둥이 딸이 있다. 가장, 남편, 아버지로서 싸이는 참 낯설다매치 안 돼죠? 계속 매치 안 돼야 하거든요. 그래서 싸이는 가족 얘기는 안 해요. 인터뷰를 하는 저는 지금 싸이고(웃음). 제 직업 자체가 저를 사랑하는 모든 지인들한테 민폐라고 생각해요. 제가 그들에 대해 발언하는 건 또 다른 민폐예요. 싸이는 그냥 싸이였으면 좋겠어요.지난 히트곡을 보면 댄스곡 외에 감성적인 트랙도 많다. ‘낙원’이나 ‘어땠을까’를 들으면 ‘사랑 좀 해본 남자’가 만든 노래 같은데저는 가수 싸이이면서 가수 싸이에게 맞는 곡을 주는 작곡가 본인이기도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살면서 직접 겪은 경험 위주로 가사를 써왔던 것 같아요. 그런 감성적인 트랙에 있어서 ‘어땠을까’가 시사하는 바가 커요. 더 이상의 로맨스는 없기 때문에 회상형으로 갈 수밖에 없는 거죠. 이번 앨범에도 그런 곡이 있어요. 이제 와서 내가 곡 하나 더 만들어보겠다고 연애를 시작할 수는 없으니까(웃음).싸이의 뮤직비디오에는 몸매 좋고 섹시한 여자들이 자주 등장한다. 좀 뻔하고 반복적이란 느낌도 든다부모에게 받은 능력 중에서 가장 감사한 게 ‘주제 파악’이거든요. 제가 염색하고 귀 뚫고 하면 저팔계라니까요. 검은 머리에 수트를 고집하는 건, 그나마 그 룩이 낫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에요. 뮤직비디오에 훌륭한 비주얼의 남녀들이 등장하는 건, 제가 비주얼적으로 채워주지 못하는 미안함의 표시이기도 해요. 이를테면 팬 서비스? 뻔하다고 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따지면 모두 뻔하죠. 제가 연차가 좀 됐다고 갑자기 타이틀 곡으로 발라드를 하면 안 되는 거예요. (성)시경이가 타이틀 곡으로 댄스 하면 안 되는 거고. 대중이 상품으로서 부여한 임무와 의무가 있거든요. 그거나 잘하면 다행이죠. 그러니 뻔할 수밖에 없어요. BMW 계기반도 계속 주황색이잖아요.여자들 앞에서 섹시한 남자이고 싶은 욕망이 있나 와우, 있다마다요. 이 직업을 하게 된 원천이기도 한 게, 초등학교 때부터 이날까지 저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이 저한테 막연한 호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냥. 좋잖아요. 그러기 위해 연마한 거라면 어릴 때부터 주제 파악을 잘했기 때문에, 비주얼로는 승부가 안 난다는 걸 알았거든요. 그 시절 운동 잘하는 애, 공부 잘하는 애…. 인기 있는 애들의 카테고리가 있는데, 저는 하나도 해당이 안 되니까, 화술과 잡기 쪽으로 갔죠. 자칫 한심한 인간이 될 뻔했는데, 다행히 이 직업으로 흘러들어오면서 그간 연마한 것들이 아주 훌륭한 근간이 됐죠.알고 보면 싸이만큼 부지런한 창작자도 없다. 곡을 직접 만들고, 방송과 무대에 서고, 자기다운 콘텐츠를 만들어냈다성실하게 매일 고민하긴 하죠. 영감이 들어오면 되게 쉽게, 빨리 창작이 이뤄지는 편이지만 아닌 경우도 많아요. 기복이 심한 편이에요. 그래서 갈수록 분업을 하게 됐죠. 언제고 영감이 떠오르면 같이 해 줄 수 있는 각 파트 전문가들이 옆에 아주 많아요. 이번 콘서트 부재가 ‘공연의 갓 싸이’예요. 포스터 사진에 ‘갓’을 썼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반응은, 뭘 좀 아시는 업계의 선수들이 절 알아봐줄 때 거든요. 선수들이 봤을 때 탄식을 하며 미소 지을 수 있을 만한 카피를 공연 때마다 찾으려고 애쓰는 편이죠.후배나 청춘들에게 자주 하는 조언이라면아까도 말했지만 ‘주제 파악’. 여태껏 15년 동안 가수생활 하면서, 진짜 솔직한 제 심정은 제가 멋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멋있지 않은 사람이 멋있는 척하는 것만큼 추한 게 없거든요. 다만 ‘멋지다’고 생각해 본 적은 있어요. 전문직 종사자가 땀 흘리면서 전문직을 행할 때 멋지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나라에서는 주제 파악이란 단어가 흔히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데,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주제 파악을 잘하면 실망할 일이 줄고, 전략이 딱 서거든.뉴미디어의 최대 수혜자다. 그런데 사실 유튜브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맞아요. 처음 직원들이 ‘강남’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린다고 했을 때, 외국인들 보는 사이트에 왜 올리냐고 그랬어요. 직원들이 국내 팬들도 많이 보고 빅뱅이나 2NE1 팬들이 볼 공산이 있으니 올리기나 하자고 한 거죠. 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몰랐던 게 아니라, ‘범’을 몰랐던 거죠(웃음).‘강남스타일’ 유튜브 조회 수가 24억 뷰를 넘겼다. 1위를 빼앗기면 아쉽지 않을까누군가 빼앗아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요. 그러면 자유를 얻을 것 같아요. 나 자신은 평생 못 이기고 끝날 스코어예요. 이번에 내는 곡은 2억 몇 뷰만 가면 성공이라 생각해요. 5억 뷰면 정말 ‘대한민국 만세’지. 그런데 24억보다 낮으면 분명히 실망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 ‘강남’ 이전이 더 좋았던 것은 그때는 제 등수가 없었어요. 그냥 특이하고 공연이 재미있는 가수였지.연예인이 천직이라 생각하나무대에 서는 게 천직이에요. 어릴 때부터 그건 분명했어요. 내가 언제 행복하냐면, 나로 인해 남이 행복해 하는 걸 볼 때. 그래서 콘서트 때 행복이 극에 달하죠. 나로 인한 수만 개의 행복이 있으니까.언제까지 무대에 설지 생각해 본 적 있나서글픈 얘기지만, 한물갔다는 소리 듣기 전에 그만두고 싶어요. 가수란 직종이 연기자랑 비교했을 때 나이 제한이 좀 더 있는 것 같아요. 배우들은 나이에 맞는 자연스런 배역들이 있고, 나이든 배우가 주인공이 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저희는 헉헉거리거나 발성이 예전 같지 않다거나, 세월의 적용이 빠른 편이죠. 우리 몸 중에서 제일 빨리 늙는 게 성대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전 세계에서 한국어에만 있는 말 중 하나가 ‘주책’이에요. 그런 단어가 존재한다는 건, 바꿔 말하면 세상의 눈으로 봤을 때 그 나이에 적합한 일이 있는 모양이죠. 무대에서 소리를 내고 춤추는 일이 과연 몇 살까지 주책이란 단어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싸이’가 가수 활동의 연령대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저도 그런 생각을 하지만, 어디까지 희망사항이고, 그것 또한 대중이 알아서 신호를 줄 것 같아요. 그때가 오면 등장이 그러했듯 퇴장도 유쾌했으면 좋겠고. 오늘 오는 길에 “여가수 패러디를 누구로 할지 심도 있게 고민 중이다”라고 트윗을 했는데 포털에 기사가 났어요. 댓글을 봤는데 네티즌들이 킥킥거리면서 ‘위아래’를 추천하더라고요. 적어도 아직까진 주책은 아닌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