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만난 지 3년 정도 되니 그와의 잠자리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가끔은 그와 사랑을 나누는 동안 머릿속으로 다음 날 입을 옷을 고르거나 이번 주에 쓴 돈을 계산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를 위해 천천히 신음하다가 절정에 올랐다는 듯 소리를 지르는 식으로 흥분한 연기를 한다. 밤마다 사랑을 나누는 건지 연기를 하는 건지. (30세, 여, 대학교 교직원)
언제부턴가 나와 잠자리를 가진 남자들이 “들어간 거 맞아?”라고 물어보기 시작했다. 당연하지. 그걸 왜 몰라. 그 후로 ‘썸남’과의 밤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모든 신경을 질을 쪼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혀 힘들지 않다는 듯 자연스럽게, 타고난 ‘명기’인 것처럼 말이다. (34세, 여, 영양사)
대학 2학년 때, 운 좋게도 같은 과 ‘킹카’ 선배와 사귀게 됐다. 처음으로 오빠네 집에서 밤을 함께 보낸 날, 내 인생 최고의 사기극을 펼쳤는데 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숫처녀’인 척한 거다. 처녀막이 파열된 것처럼 꾸미기 위해 난 혀끝을 깨물어 피를 냈고, 그걸 속옷에 발랐다. 그러곤 그의 눈을 바라보며 눈물 한 방울을 흘렸다. 당시엔 완벽한 연기였다고 생각했지만 아마 그 오빤 모든 걸 알고 있었겠지? (32세, 여, 공무원)
얼굴이 배우 유지태를 닮았던 전 남자친구의 그것은 누구보다 빠르게 단단해졌고 오래갔다. 좋은 거 아니냐고? 경험해 보지 못하고선 이 기분을 모를 거다. ‘내가 얼마나 매력적이지 않으면 저렇게 오랫동안 절정에 이르지 못할까?’란 자괴감만 들 뿐이다. 아마 누군가 우리를 봤다면 그가 운동 중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때마다 난 그를 흥분시키기 위해 온갖 끼를 부렸는데 게슴츠레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거나 내 가슴을 직접 만지며 흥분한 척했다. 결국, 3개월 만에 연기에 지쳐 내 인생 최고 훈남의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지만. (28세, 여, 기자)
솔직히 섹스는 좋지만 여자를 흥분시키는 과정은 귀찮다. 하지만 여자의 몸과 마음을 열기 위해선 애무와 터치의 시간이 필수지 않나. 늘 그렇듯 오늘밤도 최대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처럼! (28세, 남,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