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영의 술 권하는 사회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제주를 다녀왔다. 1년 반 만이다. 벼르고 별러 만나고 싶은 사람을 그 곳에서 만났다. 대한민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펑펑 울 한량이다. 영화감독 장선우. 아니 제주도민 장선우다. 이미 여러 지면에 소개된 물고기 카페의 주인장, 장선우다. 서귀포시 대평리의 대평포구. 눈앞에 바다를 마주한 고즈넉한 마을, 참 착한 마을에 물고기 카페가 있다. 80년 된 제주 전통 가옥을 개조해 만든 카페다. :: 정기영,장선우,자연스런,토속적인,제주도,카페,엘르,엘라서울,엣진,elle.co.kr :: | :: 정기영,장선우,자연스런,토속적인,제주도

제주를 다녀왔다. 1년 반 만이다. 벼르고 별러 만나고 싶은 사람을 그 곳에서 만났다. 대한민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펑펑 울 한량이다. 영화감독 장선우. 아니 제주도민 장선우다. 이미 여러 지면에 소개된 물고기 카페의 주인장, 장선우다. 서귀포시 대평리의 대평포구. 눈앞에 바다를 마주한 고즈넉한 마을, 참 착한 마을에 물고기 카페가 있다. 80년 된 제주 전통 가옥을 개조해 만든 카페다.참 근사한 미장센이다. 제주 본래의 모습을 잘 간직한 바닷가 마을, 이 마을에 자연스럽게 녹아 든 물고기 카페, 이 카페에 앉아 있는 장선우, 그 주인장의 얼굴 클로즈업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미장센이다. 에서 (출연작)까지, 늘 영화를 놀이터 삼아 질펀한 축제를 벌여온 장선우의 얼굴. 그의 아이 같은 웃음은 질박한 자연성을 간직한 제주도와 참 잘 어울린다. 자신의 영화를 둘러싼 세간의 공격과 격렬한 전투를 벌여온 장선우는, 지금 제주도의 작은 포구에서 '장자의 나비'가 되었다."다양한 사람들이 찾아 와. 동네 친구도 많고. 사람들이 다 꽃 같잖아. 자연스레 술도 잦아졌지. 오늘은 마시지 말아야 하는데." 이 무슨 안 될 소리! 반은 강제로 술을 권했다. 주종은 40도 화요. 한 병을 비우고 두 병째로 넘어간다. 물고기 카페엔 메뉴란 게 따로 없다. 메뉴판이 있긴 하지만 그날 그날 주인장의 마음이다. 오늘의 안주는 제주도 고사리를 비롯한 각종 나물과 한치를 닮은 싱싱한 회. 이 카페를 구상한 장선우 감독의 아내 이혜영 씨의 솜씨다. 손맛이 아름답고 푸근한 그녀의 인상을 닮았다. 맛있다. "요리란 게 별 거 없어. 그냥 저 사람(아내)이 평소 해주던 음식이 손님들 테이블에 오르는 거지." 맛의 비결은 제주도의 토종 식재료에 있다. 50평 규모의 텃밭을 가꾸는 장선우 감독 부부가 키우고 거둔 것들이다. "고마운 분들이 많아. 음식들을 보내 줘. 김치도 담가 보내주고. 근데 주말농장 한다며? 무 심었으면 시래기도 있겠네. 시래기가 맛있는데, 그 거 좀 있으면 보내줘." 장선우의 칩거는 에 출연한 이후로 5년째다. 제주에 정착한 것은 4년째. 그의 칩거는 '장선우 판 호접지몽'이리라. 장주가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장주가 된 것인지 분명치 않은 장자의 꿈처럼, 영화감독 장선우가 제주의 자연인이 된 건지, 제주의 필부가 장선우가 된 건지 분명하지 않다. 두 병째 화요가 바닥을 바라본다. 물고기 카페가 술이 된 건지, 술이 제주의 바람과 자연이 된 건지, 분명치 않다. 다음엔 시래기를 들고 물고기 카페를 찾으리라. 안빈낙도의 섭리가 술잔 위를 흐른다. 제주의 밤이다.* 자세한 내용은 엘라서울 본지 2월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