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은 누가 평가하는가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에디터가 레스토랑 기사를 맡은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레스토랑 평가가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 알게 해준 사건이 있었다. 새로 오픈한 레스토랑 세 곳을 소개하면서 에디터 딴에는 기사를 재미있게 구성하기 위해 레스토랑에 별점을 매긴 것이 화근이었다. 맛, 인테리어, 서비스, 가격으로 기준을 나누어 각각의 레스토랑을 평가한 에디터의 기사가 한 레스토랑 오너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것이다. :: 와인,레스토랑,미식,엘르,엘라서울,엣진,elle.co.kr :: | :: 와인,레스토랑,미식,엘르,엘라서울

에디터가 레스토랑 기사를 맡은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레스토랑 평가가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 알게 해준 사건이 있었다. 새로 오픈한 레스토랑 세 곳을 소개하면서 에디터 딴에는 기사를 재미있게 구성하기 위해 레스토랑에 별점을 매긴 것이 화근이었다. 맛, 인테리어, 서비스, 가격으로 기준을 나누어 각각의 레스토랑을 평가한 에디터의 기사가 한 레스토랑 오너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것이다. 기사가 나간 후 오너는 에디터에게 전화를 걸어 다른 레스토랑(당시 기사에 소개된 레스토랑은 한식, 일식, 이탤리언 레스토랑이었다)에 비해 자신의 레스토랑이 더 ‘까다롭게’ 평가를 받은 이유와 평가의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 따졌다. 비록 그 레스토랑은 오픈한지 1년 만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수준은 그저 그랬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부끄럽게도 당시 그 기사에는 에디터의 주관만 가득했지 진정한 평가는 없었다. 그러면서 든 생각. 과연 레스토랑 평가는 누가 해야 하는가, 레스토랑의 평가 기준은 무엇인가, 평가자는 얼마나 객관적으로 평가를 할 수 있는가, 어느 공신력 있는 단체나 매체의 평가가 누구에게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것인가, 한식과 양식처럼 서로 다른 문화권의 음식을 동시에 평가할 때 기준의 차이는 어떻게 두어야 하는가. 에디터가 새삼 레스토랑 평가에 대해 고민하게 된 이유? 1월 27일, 미국의 레스토랑 가이드북 가 평가한 서울 레스토랑 가이드 북이 정식으로 출간되기 때문이다. 2007년, 와 독점 제휴하여 한글판을 낸 적 있는 현대카드가 이번에 가이드북을 정식으로 출간한다. 맛, 인테리어, 서비스, 가격 등을 기준으로 한국 음식점에 별점을 매기는 최초의 외국 레스토랑 평가지가 될 것이다. 우리가 실제로 경험한 레스토랑에 대해 세계적인 레스토랑 평가지에서는 어떤 기준을 가지고 평가를 내리는지, 또 그것이 얼마나 객관성을 갖고 있는지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레스토랑 문화, 더 나아가 미식문화에 대해 냉정하게 생각해볼 계기를 갖게 될 것이다. 또 라는 브랜드를 통해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가 탄력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가 한국의 미식 문화에 끼칠 긍정적인 영향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따져보자. 한국은 가까운 홍콩이나 일본, 중국처럼 미식 컨텐츠가 풍부한 편이 아니다. 또 본사의 한식에 대한 이해도 떨어질 것이다. 따라서 자국 평가단이 동원된다. 는 처럼 전문 미식가들의 평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반 평가자들이 레스토랑을 평가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면 이는 국내의 를 벤치마킹한 토종 레스토랑 평가지(이를테면, 이나 )와 별로 다를 바 없지 않을까? 더구나 본사가 국내 평가단의 리스트를 보고 피드백을 준다고 한들 그것이 꼭 더 낫다는 법도 없다. 한식에 대한 본사의 이해와 관심이 아직 많이 부족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는 브랜드의 파급력은 크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카드는 를 국내에 들여오기 위해 수억원을 지불했다. 책의 판매로 얻는 수익도 수익이지만, 세계적인 브랜드 파워를 가진 를 한국에 들여온 주체로서 엄청난 홍보 효과를 얻을 것이다. 현대카드가 한국 미식 문화의 중요한 역할자가 되는 셈이다. 이 시점에서 짚고 넘어가야할 것 하나. 본사와 현대카드가 한국의 레스토랑을 평가하는 일에 각자의 역할을 확실히 나누고 조율하는 것이다. 이것은 일반인 평가단이 레스토랑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될 수 있다. 가령, 본사가 한국 미식 문화에 어느 정도 개입할 것인가, 현대카드는 컨텐츠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다루려고 노력할 것인가 등. 실제로 이 나오기도 전부터 어떻게 정보가 새었는지, 현대카드 쪽에 자신의 레스토랑이 책에 빠져 있는 이유를 따지는 오너도 있었다고 한다. 또 편에 실리는 레스토랑 갯수를 계약한 기준보다 하나라도 더 추가할 경우 본사에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하니 이것만 봐도 한국의 실정대로만 컨텐츠를 운영하기 쉽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거지만 현재로선 뚜껑도 열기 전에 김 빠지는 소리부터 들린다. 장미빛 로제의 진실 장미는 아름답다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진실은 완성되지 않는다. 아름다움을 지키는 날카로운 가시도 함께 가졌다는 것. 그것이 장미의 온전한 진실이다. 로제 와인은 아름답지만 만만한 여자 같다. 우선 밝은 살구빛에서 구리빛에 이르는 색깔이 아름답고, 과일향이 풍부하며 맛은 아주 달콤하다. 생각이 많지 않은 미인처럼 단순하고 절개 없는 여자처럼 구조감이 흐릿하다. 그리고 값이 싸다. 하지만 로제 와인에 대한 이런 사실 역시 진실은 아니다. 이름난 레드 와인을 마시는 것처럼 감상하고 음미해도 좋을 만큼 뛰어난 로제 와인도 많기 때문이다.로제 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세 가지로 나뉜다. 우선 화이트 와인을 만들 때처럼 포도 껍질과 씨를 제거하고 과즙만 발효시켜 만드는 방법이 있다. 그러면 과즙의 색소 덕분에 옅은 핑크빛 와인을 얻을 수 있다. 프랑스 루아르에 있는 ‘앙주 마을의 로제’ 즉 로제 당주(Rose d’Anjou)가 그렇게 만들어진다. 덕분에 로제 당주는 체리향과 딸기향, 그리고 약간의 달콤한 맛을 가지게 된다. 비슷하게 만들어지는 캘리포니아의 화이트 진판델은 그보다 달콤함이 훨씬 농후하다. 그와 달리 프랑스 론 지역의 따벨(Tavel) 로제, 그리고 로제 와인의 고향인 프로방스 지역을 대표하는 도멘 오트(Ott)의 방돌 로제는 레드 와인처럼 만들어진다. 포도껍질과 씨를 함께 발효시키다 어느 정도 색이 우러나면 껍질을 드러내고 과즙만 발효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로제 와인은 껍질에서 우러난 타닌 때문에 약간의 드라이함과 구조감을 갖게 된다. 단맛도 덜하고 알코올 도수도 높다. 로제가 마냥 예쁘고 여리기만한 와인이 아니라는 진실을 알려주는 좋은 사례다.로제 샴페인은 따로 만든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혼합해서 만든다. 뜻밖의 사실은 샴페인의 세계에서는 일반적인 브뤼(brut)보다 로제가 더욱 복합적이고 남성적인 샴페인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드물기에 가격도 훨씬 비싸다. 크리스탈 로제, 돔페리뇽 로제, 크루그 로제가 가장 유명한 사례다.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강하다. 이것이 장미의 진실이다. This Month's Wine1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로사도 2007 스페인어 ‘로사도(rosado)’는 곧 프랑스어 ‘로제’다.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는 1970년 이후 스페인의 대표 와인 산지인 리오하 지역의 르네상스를 견인한 와이너리다. 미국의 아울렛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스페인 와인 브랜드이기도 하다. 템프라니요 80퍼센트, 가르나챠 20퍼센트를 블렌딩해서 만든 이 로사도 2007은 우선 밝은 산호, 혹은 라스베리를 연상하게 하는 색깔이 인상적이다. 색깔만큼 관능적인 장미향, 라스베리향을 느끼며 한입 머금어보면 신선한 맛과 뛰어난 구조감에 다시 놀라게 된다. 87점. 2 폴 자불레, 따벨 레스피에글(l’Espiegle)론은 프랑스에서 가장 먼저 포도를 재배한 지역이자 프로방스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로제 와인 산지다. 주로 그르나슈 품종으로 만드는데 프로방스 로제보다 타닌과 무게감이 좀더 풍부하다. 론을 대표하는 와인 명가인 폴 자불레가 만든 이 드라이 로제 와인은 6~8시간의 침용 과정을 거쳐 아름다운 장미빛 색깔을 얻는다.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6개월간 숙성되면서 신선함도 부여된다. 병입된 직후에는 꽃, 붉은 열매과일, 신선한 아몬드 향이 나는데 숙성될수록 향이 더 풍부해진다. 5년까지 숙성할 수 있다. 3 까띠에르 브륏 로제 ‘레드 키스’ 로버트 파커가 샹파뉴의 넌빈티지 브륏 와이너리 중 최고 생산자라고 부른 까띠에르가 만든 로제 샴페인. 연어의 속살 같은 옅은 핑크빛 컬러는 우아하고, 그 안에서 끊임없이 솟는 기포는 청량한 느낌을 준다. 붉은 과실과 마른 견과류의 향은 여성의 곡선미를 살린 병모양만큼 우아하지만 입 안에서 가득 차오르는 구조감은 새삼 명가의 솜씨를 확인하게 한다. 리츠나 릴레 드 마고 같은 유럽의 유명 호텔에서 많이 판매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식전주로도 좋고, 식후에도 각종 디저트와 함께 마시면 식사를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엘라서울 본지 2월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