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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너'와의 즐거운 담화

‘삶의 첫 번째 의무는 가능한 한 예술적인 삶을 사는 것이다. 두 번째 의무가 무엇인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했던 오스카 와일드적 정신으로 살아가는 다섯 위너의 맨 얼굴과 속살 같은 담화.

BYELLE2014.12.06

 

남태현의 오버사이즈 풀오버와 자수 프린트 팬츠는 모두 Dolce & Gabbana. 집업 블랙 슈즈는 Balenciaga. 워치는 Jaeger LeCoultre. 송민호의 블랙 셔츠는 J.W Anderson by Mue. 블랙 팬츠는 Dolce & Gabbana. 브로그는 Gucci. 강승윤의 퍼 패치워크 톱은 Emporio Armani. 팬츠는 Dior Homme. 몽크 슈즈는 Ermenegildo Zegna.

 

 

 

 

 

 

 

실크 셔츠는 Prada. 트위드 팬츠는 J.W Anderson by Mue.

 

 

 

 

 

 

 

박시 코트는 Lanvin. 패턴 셔츠는 Etro. 랩스커트 팬츠는 Wooyoungmi. 블랙 스웨이드 첼시 부츠는 Lad Musician.

 

 

 

 

 

 

 

스카이 블루 터틀넥 풀오버는 Emporio Armani. 블랙 와이드 팬츠는 Marni by Koon With A View. 블랙 클리퍼는 Ermenegildo Zegna.

 

 

 

SEUNG YOON+TAE HYUN+MIN HO


강승윤은 리더다운 기운을, 남태현은 남다른 감성을, 송민호는 결이 좋은 에너지를 가졌다. 이 젊은 뮤지션들은 위너의 음악을 담당하는 프로듀서로서 한데 모이는 것과 동시에 각자의 색으로 음악적 다양성 확장시킨다.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의 귀띔으로 둘로 나눈 강승윤, 남태현, 송민호와 이승훈, 김진후의 인터뷰 조는 오늘로 한정될 뿐 다같이 음악적 욕심을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않는 멤버라는 사실로 다시 하나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YG 연습생으로 구성된 A팀과 B팀이 데뷔를 목표로 경합을 벌리는 100일간의 과정 <WIN>을 지켜봤다. 위너의 탄생을 보며 우리는 알았다. 시험당해 마땅한 꿈은 없으나 YG 특유의 급진적인 훈육 방식이 빚어내는 성과를. 성장이라는 담백한 표현으로는 절대 표현할 수 없다고 아우성칠 자신들의 소명을. 데뷔 준비 과정에서부터 1집 앨범 활동까지,  삶의 가장 치열한 제1막을 경험했을 승윤, 태현, 민호를 만났다.

 

세 명 모두 프로듀서인데 곡 작업 중 의견 다툼은 없나요

(승윤) 아뇨, 저희는 각자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만들 거든요. 어느 정도 완성되면 서로 들려주는데 같은 미디엄 템포의 R&B 곡인데도 민호, 태현이 제가 만든 게 다 달라요.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이 자극도 되고 오히려 재밌어요.

 

작업 스타일은

(민호) 제 방에서 작업하는 걸 좋아해요. 요즘엔 스케줄이 많아서 밖에서 이어폰 끼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집에서 불 끄고 스피커 틀어놓고 중얼중얼대면서 하는 것만큼 집중이 안 되더라고요.

(승윤) 보통은 회사 스튜디오에 앉아서 기타 코드로 스케치를 해놓고 멜로디랑 가사를 입혀 틀을 잡은 다음 프로듀서, 작곡가 형들이랑 살을 입히는 식이에요.

(태현) 전 그냥 뭔가 생각이 떠오를 때 해요. 책을 읽는다든가 영화를 본다든가 할 때 문득문득 생각나는 말 같이 꽂히는 게 있을 때요. 늘 그럴 순 없잖아요

(태현) 그래도 거의 그렇게 하는 편이에요. 이번 앨범에 곡을 실어야 하니까 지금부터 작업해야지 하는 생각은 딱히 없고, 하고 싶을 때 하는 게 스트레스도 풀리고 좋아요. 스트레스받았을 땐 음악이나 그림 같이 표현하면서 푸는 걸 좋아하거든요.

 

민호 씨도 그림 실력이 뛰어나다던데 태현 씨도

(태현) 주로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려요. 이걸 그릴 거야, 라기보다 손 가는 대로 그리는 걸 좋아하는데 그때만큼은 진짜 내 시간이니까 힐링이 돼요.

(승윤) 저희 셋의 공통점이 예고 출신에 그림과 음악을 좋아한다는 거예요. 저도 어릴 때 미술을 잠깐 하다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전학 간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대중가요에 눈을 뜬 케이스이고요. 승윤 씨는 부산예고 네. 음악과. 클래식 기타 전공이었어요. 학교가 보수적이라 연습생 기간 중에도 일주일에 한 번씩 꼭 등교했었어요.

(민호) 전 한림예고, 연예과요. 베이스는 연기였는데 성우 수업도 하고 개그반도 있어서 여러 가지 했었어요. 제가 그 학교 1기인데 그땐 과가 3개밖에 없었거든요. 태현이가 같은 학교 2기인데 2기부터 실용음악과랑 모델과가 생겼어요.

(태현) 전 한국예고에 다니다가 이전 기획사 요청으로 한림예고 실용음악과로 전학간 거였어요. 이젠 학교를 빛낸 선배들이네요

(민호) 워낙 데뷔한 친구들이 많이 다녀서, 우리가 그 학교 출신이란 걸 알까요? 그럼요. 음악이 왜 그리 하고 싶던가요

(민호) 초등학교 시절부터 힙합을 엄청 좋아했어요. 농구를 좋아한 게 흑인 문화를 동경한 계기가 됐고 첨엔 래퍼가 되고 싶었어요. 자연스럽게 랩을 쓰기 시작했고, 레코딩을 하게 됐고, 예고에 진학했고, 블락비 멤버가 됐고, 그 과정에서 래퍼였던 꿈이 가수로 바뀌었죠.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동경하던 YG에 입성하게 된 거예요.

(태현) 음악은 늘 좋아했던 것 같아요. 뱃속에 있을 때부터 엄마가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들려주셔서 클래식도 굉장히 좋아하고요. 헨델 곡만 빼고는요. 트라우마가 있거든요.

 

음악을 할 운명이었을까요

(태현) 원래 꿈은 지리학자였고 취미가 혼자 지하철 타고 아무 역에나 내려서 출구 밖 풍경을 바라보는 거였어요. 초등학교 때 하남 시에 살았는데 문득 강남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도착해보니 이렇게 넓은 세상이 있구나 싶더라고요. 가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건 중학교 2학년 때. 변화가 필요했던 시기였는데 뭔가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부터예요. 학교에서 인기도 좀 있었고 노래할 때 반응도 좋았고, 목소리 좋다는 얘길 많이 듣던 시기였죠. 뭐 하나에 꽂히면 집요한 편이라 가수가 되려면 먼저 연습생이 돼야 한다는 사실을 안 후부턴 대책 없이 오디션만 보러 다녔어요. 이 회사, 저 회사…. 오디션 안 본 회사가 거의 없어요. 근데 다 떨어졌어요. YG도

(태현) YG만 안 봤어요. 그냥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이 있었어요. YG 오디션은 한림예고 다닐 때 캐스팅 제의를 받아서 총 네 차례의 테스트를 받고 연습생이 될 수 있었어요. 그때 이미 절실하게 얻은 기회였어요.

(승윤) 태현이도 그랬다던데 저도 친구들이랑 초등학교 6학년 때 노래 그룹을 만들었어요. 이름은 MBC라고 마가린, 버터, 치즈의 이니셜이에요(웃음). 바이브레이션을 많이 넣어서 어른스럽게 부르는 창법이 느끼하다 그래서 제가 마가린이었고요.

 

마가린 계란밥, 정말 맛있는 거 알죠

(승윤) 마가린이 무슨 맛인지는 몰라요. 싼 버터 맛

(승윤) 아, 그럼 내가 쌌다는 거네, 나 버터 할 걸.

(민호) 전 케첩 계란밥 또는 간장 계란밥이 좋아요. 그렇게 먹었어요.

(태현) 난 삼겹살을 케첩에 찍어 먹었는데. 지금도 그렇고요.

(승윤) 전 부산 출신이지만 회는 안 먹어요. 알레르기가 있어서.

 

음, 식성들이…. 요즘 어때요?

(민호) 영혼은 엄청 행복해요.

(승윤) 몸은 피곤하죠.

(태현) 꿈 같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거니까 고맙죠.

(민호)하나의 꿈을 이룬 시기?

(승윤) 점점 더 큰 꿈을 꾸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고요.

 

1집 <2014 S/S> 발매 후 ‘공허해’를 두번 째즈음 들었을 때 깜짝 놀랐어요. 너무 좋아서. 본인들이 만든 곡은 아니라면서요

(민호) 저는 작사에 참여했어요.

(승윤) B.I가 만든 곡인데 사장님이 아이콘보단 위너에게 더 잘 어울리겠다고 하셔서 먼저 부르게 됐어요. 데뷔 곡이 우리 노래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었지만 그렇게 욕심 부릴 일이 아니라고 생각될 만큼 좋은 곡이었거든요. 작곡가들에게 곡 받아서 노래하는 가수들도 많잖아요. 그런 개념이라고 생각했어요.

 

승윤 씨에게 B.I는 자존심을 긁는 존재 아니었나요

(승윤) 그건 지금도 그래요. 왜 안 그렇겠어요? 위너 1집의 더블 타이틀 중에서도 대표 곡이 저보다 세 살이나 어린 B.I 곡인데(웃음)! 근데 좋은 자극제인 것만은 분명해요.

(태현) 경쟁자이긴 하지만 전 B.I 곡 굉장히 좋아해요. 노래 정말 잘 만들어요.

(민호) <쇼미더머니3>에서 우승한 바비도 정말 자랑스러워요. 아이돌 래퍼에 대한 편견을 확실하게 깨부숴줬잖아요.

 

<쇼미더머니3> <믹스앤매치> 등을 통해 활약하는 B팀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거란 생각도 들어요

(승윤) 맞아요. 어쨌든 그 친구들도 데뷔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요.

(태현) 저희보다 더 잘돼서 솔직히 배 아파요(웃음).

(승윤) 그래도 확실히 마음이 편해진 건 있어요. 배는 아픈데(웃음).

 

연습생 시절엔 연습만, 해외 활동할 땐 활동만 한다고 얘기했던데 그 와중에 사랑 이야기를 쓰고 감정이입하기 벅차지 않나요

(승윤) 멤버들이 다들 상상력이 좋은 것 같아요. 영화도 보고 다른 음악도 듣고 하다 보니까. 솔직히 겪은 일로만 곡을 쓰기엔 오히려 소재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잖아요.

(민호) 앞선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상상이기도 하고요.

 

욕구 불만이 클 것 같은데

(민호) 커요!

(승윤) 오히려 연습생 때는 주말에 짬 내서 몰래 친구들 만나 술도 먹고 그랬어요. 지금보다 덜 알려진 때라 가능했고요. 요즘은 정말 시간이 없어요. 연애는 더더욱 조심스럽죠.

 

예전에 <트루먼 쇼>라는 영화가 있었어요

(다같이) 알죠!

(태현) 그 영화 15번 봤어요. 짐 캐리 진짜 좋아해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던져진 상황이 전국의 전파를 탄다는 점에서 <WIN>과 오버랩되더군요. 주인공으로서 트루먼적인(?) 충격은 없었나요

(태현) 모든 일엔 단점이 있잖아요. 그 단점을 뛰어넘을 만한 장점이 있으니까 그 직업, 그 상황을 선택하는 거고 우리도 마찬가지였어요. 버텨낼 수밖에 없었고, 그래야 했죠.

 

뭘 잃고 뭘 얻었나요

(태현) 우리의 삶이 고스란히 드러났으니 아무래도 사적인 부분들이 많이 사라졌죠. 그리고 나만의 시간 상실?

(승윤) 반면 이 인터뷰가 글로 남는 것처럼 영상 자료로 우리의 치열했던 시기를 남길 수 있는 건 장점인 것 같아요. 과거의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알 수 있는 발자취를 남긴 거잖아요.

 

좋은 집안 출신의 성숙하고 고급스러운, ‘날 때부터 위너’인 데뷔 컨셉트는 어땠어요.

(승윤)  전 좋았어요. 잘 어울린다고도 생각했고.

(태현) 그렇게 안 살아봤기 때문에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진짜였어요. 우선 자신감의 크기가 달라졌어요.

(승윤) 물론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팀의 컨셉트로는 모순적일 순 있죠. 프로그램에서 보여드렸던 찌질하고, 삶에 쪄들어 있고 짠내 나는 모습들이 우리인 건 분명하니까요. 하지만 우리 안에 내재된 럭셔리함이 위너로 데뷔함과 동시에 표출된 데 의미가 커요. ‘앞으로 너희에게 이런 삶이 주어질 거야’라는 은근한 믿음도 생겼고요.

(민호) 단지 컨셉트 하나를 걸치고 나왔을 뿐인데 뭔가 마음가짐이 바뀌었다는 게 신기했어요. 그 옷을 제법 잘 소화하고 있다는 생각을 들어요.

(승윤) 그런 면에선 우리 멤버들이 좋은 ‘끼’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달라진 컨셉트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끼’인 것 같거든요.

 

팀명은 마음에 들어요

(승윤) 처음에는 위너가 뭐야 그랬는데 되고 나니까 마음에 들더라고요(웃음). 어떤 상황에서든 위너일 수 있는 거잖아요.

 

막상 활동을 시작했더니 또 다른 강박이 되진 않고

(승윤) 우리가 이기려고 음악 하는 건 아니니까요. 듣는 사람들이 위너가 되는 음악을 하는 그룹이라는 얘길 인터뷰 때마다 꼬박꼬박 하게 돼요.

 

일본 활동을 동시에 했어요. 오리콘 차트 상위권에 랭크된다는 건 어떤 일인가요

(민호) 사실 저희도 그닥 피부로 와 닿진 않아요.

(승윤) 그렇긴 해요. 마룬5가 우리나라 음원 차트에서 선방하고 있잖아요. 그런 느낌 정도? 다만 J팝 차트는 일본의 모든 가수와 경쟁해서 차지한 성과라는 점에서 인정받을 만하죠. 하지만 일본 현지에 가보면 오리콘 차트 2위한 그룹이라며 호들갑을 떨거나 하진 않아요. 힘들게 전국 투어하고 여러 사람들에게 위너를 알리기 위해 인터뷰도 많이 하고…. 신인으로서 밑바닥부터 다져가고 있어요.

 

1집 앨범의 곡들을 줄 세우기에 성공했다, 식의 기사가 많았어요. 기분 좋은 뉴스였겠지만 다른 한편으론 주류 음악, 음원 차트 상위를 차치하는 아이돌의 노래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을 텐데요

(승윤) 우리 음악이 주류가 됐나, 반문했을 때 그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여타 아이돌 가수들의 음악 스타일과도 차별되고요.

(태현) 우리도 아이돌 그룹 중 하나이긴 하지만 끝까지 고집부리고 싶은 게 있다면 사람들의 편견에 속한 그런 아이돌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인위적으로 멋 부린 듯한 음악을 지양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어떻게 불리길 원하나요

(태현) 누구보다 진지하게 음악 하는 팀이요. 저희가 YG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에 소속된 가수이기 때문에 회사의 기획을 따라야 하는 건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바라는 걸 해내고 우리가 원하는 것도 챙기는 밸런스를 익혀나가야겠죠. 그런 의미에선 나름 똑똑하게 잘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인터뷰를 할 때면 위너가 다른 팀과 차별된 게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우리 멤버들은 전부 음악을 좋아해서 모였어요. 음악을 대하는 마인드 자체가 달라요.

(승윤) 요즘 음원 상위권에 있는 노래들에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기쁜 노래에 기분 좋게 반응하고 슬픈 노래에 공감하고 빠른 음악에 신나 하는 것, 그렇게 교감하는 게 본질적인 음악의 목표가 아닐까 싶어요.

(민호) 취향엔 답이 없는 것 같아요. 사람마다 감성도 다르고요. 기쁠 땐 기쁜 곡을, 슬플 땐 슬픈 곡을 쓰는 건 당연하겠죠. 우리는 아직 한이 많아서 첫 앨범에서 그 한이 많이 서려 있었고 더불어 감성적이었어요. 그런데 활동하면서 놀랄 만큼 사랑을 받으며 행복해졌으니 이후엔 댄스 곡을 발표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음악 하는 데 딱히 편견을 두고 싶지 않아요.

(승윤) 물론 사람들에게 듣고 싶은 얘기는 있어요. 얘네 음악 들으면 얘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음악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느껴진다, 공감 간다 같은 이야기요.

 

누군가 혹은 언젠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식의 질문을 하진 않았나요

(승윤) 예전에 저희 어머니가 그런 말을 많이 하셨어요. 그럴 때마다 난 이거 할 때 행복하다 그랬죠. (민호) 부귀영화 누리려고 음악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승윤) 명예, 영예 이런 걸 얻고자 음악을 시작한다면 좋지 않은 이미지의 아이돌 가수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 아이돌은 아티스트와 별개라는 뉘앙스가 있잖아요. 한 가지 분명한 건 우린 음악이 좋아서 시작했고, 즐기는 사람으로서 사람들과 공감하고 싶다는 거예요.

(태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가수는 반쯤 미쳐야 할 수 있는 직업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자기가 미쳤다는 걸 받아들이고 버틸 수 있는 멘탈이 필수고요.

(승윤) 특별하거나 특출 난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은 하면서 내가 남과 다른 상황에 놓여 있고, 또래와 별개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걸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가수 지망생들을 많이 봐왔어요. 우리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건 당연한 것을 과감하게 포기했기 때문일지도 몰라요. 아니, 그랬기 때문일 거예요. 1집 활동이 너무 짧게 느껴지진 않았나요

(태현) 그렇진 않지만 사람들에게 위너라는 그룹이 완전히 알려질 때까지 쉴 순 없을 것 같아요. (승윤) 활동 중에도 열심히 다음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1집 활동을 마무리하는 건 방송 출연에 관련된 것이지 우리가 쉬는 건 아닐 거예요.

(민호) 저희 회사 특성상 쉬면 안돼요. 준비하고 있는 가수들이 많아서 앨범이 완성된 사람부터 나갈 수 있거든요. 우리가 아무리 위너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더라도 언제나 선의의 경쟁은 불가피하잖아요. 부지런해질 수밖에 없죠.

 

체력 관리는

(민호) 안 해요, 아니 못해요. 최근엔 연습생 때 만들어 놓은 체력으로 버티고 있는 기분이에요.

(태현) 계속 헉헉거리며 달리는 느낌(웃음)? 수명을 당겨 쓰고 있어요.

(승윤) 남들 한 10년 ‘헉헉’ 거릴 거 바짝 당겨서 ‘헉헉’ 거려 놓으면 나중에 좀 편하게 음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바라봅니다(웃음).

(태현) 전 도망갈 거예요. 유럽으로.

(민호) 전 목성으로 갈 거예요. 나사랑 계약해서.

(승윤) 난 천왕성 갈 거거든!

(민호) 천왕성은 우리 은하가 아니야! 일단 체력 먼저, 우주는 나중에 생각하자(웃음)!

 

 

 

 

 

 

 

 

이승훈이 입은 스트라이프 셔츠와 그레이 와이드 팬츠는 Loewe. 체크 슬립온은 Collection Prive′e. 김진우의 라벤더 컬러 니트 톱은 Marc Jacobs. 블랙 와이드 팬츠는 Comme des Garcons, 체크 레이스업 슈즈와 벨트는 Saint Laurent by Hedi Slimane.

 

 

 

 

 

 

 

 

블루 터틀넥 풀오버와 베이지 울 팬츠는 모두 Gucci. 버건디 스니커즈는 Viktor & Rolf. 벨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루 실크 재킷과 블랙 팬츠는 모두 Salvatore Ferragamo. 블랙 페니 로퍼는 Dior Homme. 벨트는 Saint Laurent by Hedi Slimane.

 

 

 

 

 

 

 

 

강승윤의 레드 터틀넥 풀오버와 이승훈의 그레이 풀오버, 캐멀 컬러 팬츠는 모두 Gucci. 남태현이 입은 블루 컬러 재킷은 Jil Sander. 니트 톱은 Prada. 김진우의 핑크 니트 톱은 Lanvin. 베이지 팬츠는 Acne Studios. 송민호의 블랙 피코트는 Valentino. 스트라이프 톱은 Saint Laurent by Hedi Slimane. 데님 팬츠는 Dior Homme.

 

 

 

SEUNG HOON + JIN WOO


“쿵짝이 잘 맞아요.” 위너의 ‘형 라인’인 진우승훈을 오붓이 한 테이블에서 마주했다. YG 연습생으로 오랫동안 실력을 갈고닦은 김진우와 공중파 서바이벌 오디션에서 창의적인 랩과 안무로 시청자의 눈도장을 찍었던 이승훈. 촬영장에서 동생들을 위해 한 발 물러나는 배려가 느껴졌던 두 사람은 동창생처럼 스스럼 없이 서로를 대한다. 사슴 같은 눈망울을 지닌 진우는 스물 넷 나이가 무색하리만큼 순수한 마음결이 느껴지고, 승훈이 툭툭 던지는 말들은 위트 있으면서도 핵심을 비껴가지 않는다. “왜 우리를 인터뷰하는 거예요?” “지난달에는 누구 만나셨어요?” 에디터에게 질문을 쏟아내는 통에 대화는 자주 샛길로 흘렀는데 ‘지금도 연예인이 아니라 연습생 같다’는 두 사람은 아직 하고 싶은 말보다 알고 싶은 것이 더 많아 보였다.

 

요즘 위너로 활동하는 건 어때요

(승훈) 아직 연예인이 된 기분은 아니에요. 방송국에 가도 마치 견학 온 것 같고. 오늘 첫 예능 프로그램 <주간 아이돌> 녹화를 하고 왔는데 눈앞에서 정형돈 씨가 개그를 치는 게 신기했어요.

 

데뷔 앨범을 준비하며 가장 공들인 부분은

(승훈) 위너의 색깔을 찾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YG 가수들이나 기존의 보이 그룹과 뭔가 달라야 하니까. 어디에 가도 “빅뱅과 다른 점이 뭐냐?”는 질문을 받아요.

(진우) 그럴 때 답하기 정말 어려워요. 아직 우리 실력이 그만큼 훌륭한 것도 아니고.

(승훈) 회사에서 고급스러운 방향으로 이미지를 잡아줬는데, 활동할수록 차츰 우리 색이 더해지겠죠.

 

가수의 꿈을 갖게 된 건

(진우) 고3 때 연기 쪽에 관심을 갖고 학원에 다녔어요. 그 전에는 별다른 꿈도 없고 학원을 길게 다닌 적도 없었어요. 그런데 연기학원은 절로 발길이 향하더라고요. 스스로도 신기했어요. 그러다 지인을 통해 비공개 오디션을 보고 YG 연습생이 됐어요.

(승훈) ‘끼’는 있었던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춤추고 무대에 서는 걸 좋아했어요. 그러다 열아홉 살에 몇몇 친구들과 함께 서울에 올라왔어요. 뭐라도 해봐야겠다 싶어서. <K팝스타 시즌1>에 출연한 것도 확실한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자신에 대한 도전이었죠.

 

방송이 끝나고 YG 연습생 제안을 받았을 때, 고민 없이 수락했나요

(승훈) 저한테는 ‘땡큐’였죠. YG는 댄서나 안무가로서라도 들어가고 싶은 회사였어요. 가수가 되고 싶은지 춤추고 싶은지 제 의사를 묻더라고요. 감사하게도 선택의 여지를 준다면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어요. 그렇게 회사에 들어가자 사장님이 “얘는 승윤이 팀에서 연습시켜라”고 하셨어요. 팀에서 춤추는 멤버가 없었기 때문에 제가 차지할 수 있는 포지션이 있다 보니 빨리 적응할 수 있었죠.

 

진우는 YG에서 연습생으로 지낸 시간이 누구보다 길었어요

(진우) 그로 인해 내가 많이 성장하고 변화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원래는 낯 가리고 말도 잘 못하고 사람들 앞에 서는 걸 부끄러워했거든요. 회사가 직접 가르쳐준 것들도 있지만, 연습생으로 지내며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터득한 것들이 많아요. 물론 힘들어서 도망간 적도 있었죠. 대략 반나절이었는데, 연락받고 울면서 다시 돌아갔어요.

(승훈) 그런데 우리 옛날 얘기만 하나요?

 

그럼 연애 얘기 할까요? 첫사랑은? 이상형은

(진우) 첫사랑은 중학교 3학년 때. 저는 연애하면 올인하는 편이에요. 연애 스타일을 바꿔야 하는데, 연애를 못하고 있으니 바꿀 기회가 없네요. 이상형은 나만 좋아해 주는 착한 여자. 성격 활발하고 나를 좀 리드해 줄 수 있는 여자도 좋을 것 같아요.

(승훈) 연애 경험이 자랑할 만큼 많진 않아요. 그리고 저는 금방 잊어버려요. 전 여친 중에 이름이 기억 안 나는 경우도 있어요. 대체로 안 좋은 일은 빨리 털어버리는 성격이이에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뚜렷하고 허세 없는 여자, 저랑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여자가 잘 맞을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여자가 이상형은 아니에요. 누구라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아하는 취미나 놀이는

(진우) 스트레스받았을 때 게임을 하거나 예능 프로그램을 몰아보면 좀 풀리더라고요. 그렇게 하나에 집중할 때 다른 거에는 신경을 잘 안 써요.

(승훈) 친한 사람들 만나서 얘기하는 걸 좋아해요. 고등학교 때 만난 친구들이 있는데 같이 춤추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컸어요. 지금도 만나면 늘 즐거워요.

 

무대에서 위너는 아주 고급스러운 룩을 선보이던데, 무대 밖에서의 패션은

(승훈) 지금 보면 유치하지만 어릴 때 학교에서 내가 제일 먼저 찢어진 청바지 입고 허리에 체인 달고 다니고 그랬어요. 솔직히 제 외모가 출중했다면 그렇게 패션에 관심을 안 가졌을 거예요. ‘얼굴’이 부족하니까 옷에 신경 쓰고 다른 매력을 연마하게 된 거죠. 원래는 스트리트 패션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심플한 스타일이든 빈티지든 다 좋아요. 너무 비싼 것만 빼고.

(진우) 저는 옷에 관심이 없었어요. 가게에서 점원이 추천하는 대로 사 입었어요. 멤버들 옷 입는 거 보면서 영향받고 하다 보니 조금씩 나한테 뭐가 어울리고 안 어울리는지 알게 되는 듯해요.

(승훈) 형이 자주 가는 옷 가게에 한번 같이 갔었는데, 열 받아서 다 엎을 뻔했어요. 점원 누나가 진우 형한테 자꾸 이상한 옷을 권해서.

(진우) 하하. 그 가게는 두 번 다시 안 갔습니다.

 

위너가 된 후 삶에 많은 변화가 생겼나요

(진우) 저는 평생 비행기 못 타볼 줄 알았어요. 제주도 수학여행도 배 타고 갔거든요. ‘빅뱅 6대 돔 투어’ 게스트로 저희가 서게 되면서 처음 비행기를 타게 됐어요. 지금 이렇게 만 원짜리 커피도 마시고 있고!

(승훈)입국카드나 세관신고서 직업란에 가수라고 당당히 쓰게 된 것도 달라진 점이죠. 연습생 때는 그냥 쓰고 싶은 대로 썼어요. 모험가라고 쓰기도 하고, 랩을 짓고 있으니까 어떤 때는 자유기고가, 소설가, 시인 등등.. 나 이승훈을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없었는데, 이제는 당당히 위너라는 타이틀이 생겼어요.

 

위너가 되어 맞이한 진우의 첫 생일(9월 26일)은

(진우) 일본 투어 콘서트 날이었는데 멤버들과 팬분들이 무대 위에서 깜짝 생일 파티를 해줬어요.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한테 축하받은 건 처음이었죠. 멤버들이 선물도 해줬어요. 근데 내년부터는 서로 안 주고받기로 했어요(웃음).

 

진우와 승훈, 서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진우) 승훈이랑은 쿵짝이 잘 많아요. 평소에는 앞장서서 상황 정리도 잘하고 형 같으면서도, 알고 보면 다른 세 멤버보다 더 속이 여려요.

(승훈)진우형은 제가 서울에서 만난 사람 중에 가장 순수한 사람이에요. 무언가를 접했을 때 가장편견 없이 받아들여요. YG도 일종의 사회라고 할 수 있잖아요. ‘끼’나 재능, 외모 같은 어떤 조건들을 갖추지 않으면 속할 수 없는. 그런데 진우형은 그냥 학교나 동네에서 알게 된 친구 같은 느낌이에요.

 

신인 아이돌의 꿈이라는 음악방송 1위를 한 소감

(승훈) 나오자 마자 1등을 하게 되니 좀 얼떨떨했죠.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어요.

 

벌써 해외 팬들도 생겼나 봐요. 이번 위너 프로젝트를 알린 <엘르> 트위터도 뜨거워졌는데

(승훈)유튜브가 있으니까요! 확실히 좋은 회사에서 데뷔했기 때문에 선배님들의 덕을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정식 데뷔 전부터 빅뱅, 2NE1 선배들의 해외 콘서트에 참석했고, 5만 명이라는 말도 안 되는 숫자의 관객이 들어찬 ‘도쿄 돔’ 무대에도 서봤죠. 그렇게 새로운 장소, 음식, 경험을 접하는 자체가 활동하는 데 있어 낙이고 활력소가 되고 있어요.

 

너무 빠른 스타트 아닌가요

(승훈) ‘위너 위크’부터 ‘론칭 쇼’까지 회사에서 그렇게 투자했는데, 이 정도도 못하면 큰일이죠. 아직 우리가 인기 많다고는 생각 안 해요. 앞으로가 더 중요하겠죠.

(진우) 열심히 해서 연말 음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타고 싶어요. 우리가 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