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모으는 남자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주노’로 인디 영화계의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던 제이슨 라이트먼이 ‘인 디 에어’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아바타’와 경쟁할 다크호스로 우뚝 섰다.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포함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면서 아카데미상을 노리고 있다.:: 제이슨 라이트먼, 조지 클루니, 인 디 에어, 주노, 라이언 빙햄, 아카데미 시상식, 월터 킴, J.K. 시몬스, 엘르, 엣진, elle.co.kr:: | :: 제이슨 라이트먼,조지 클루니,인 디 에어,주노,라이언 빙햄

제이슨 라이트먼이 한 남자가 건강한 자아를 되찾는다는 내용의 영화 를 구상할 때부터 조지 클루니를 염두에 두었다. 라이트먼에게 공항이나 영화 속 라이언 빙햄의 삶은 그리 낯설지 않다. 그는 다른 사람 없이는 이 세상에 있을 이유가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클루니와는 달리 라이트먼은 가정과 그곳으로 돌아갈 이유가 분명하다. 그에게 여행과 이동의 의미에 대해 들어보았다. Q: 당신에게 집이란 무엇인가?칠흑같이 어두운 욕실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쉬는 것. Q: 예술가로서 이동이 잦을 텐데, 집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나?쓰기 위해서라도 종종 집에서 빠져 나와야만 한다. 마감을 위해서라도 팜스프링 집에서 튀어 나올 때가 있다. Q: 때때로 벗어나고 싶은 '일상적인 삶'이란?영화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이 아닐까 싶은데, 하나의 프로젝트에 집중하면 2년마다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이다. 마치 바지를 갈아 입는 것처럼. Q: 일상을 탈출하고 싶을 때면 가는 곳은?쉽다. 극장. 기억이 있을 무렵부터 그랬다. Q: 항공 마일리지 말고 모으는 것은?딸의 키세스 초콜릿. Q: 의 사람들처럼 해고된 적은 있나?한 번도 그런 적은 없다. 솔직히 난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편이다. 어디서 잘려본 적은 없다. 하지만 반대 경우는 있었다. 한 번은 7살 짜리 여자애한테 같이 일을 못하겠다고 통보한 적은 있었다. 광고 촬영할 때였는데, 당시 함께 출연한 아이들에게 나쁘게 굴던 아이였다. Q: 조지 클루니가 연기한 라이언 빙햄은 전작인 의 캐릭터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둘 다 성장하지 않은 어른에 관한 이야기처럼 보인다.흥미로운 지적이다. 누구도 말한 적이 없었는데, 듣고 보니 맞는 말 같다. 웃긴 점은 마크()와 라이언() 모두 내 자아가 일부 반영된 캐릭터인데, 그렇다면 내가 성장하지 않은 어른이라는 거다. Q: 의식하건 그렇지 않건 꾸준히 추구하는 주제가 있는 건가?중년의 위기에 봉착한 미성숙한 자아. 그게 가장 이해하기 쉽겠다. Q: 영화는 월터 킴의 원작에서 상당히 달라진 편인가?물론 원작의 철학은 철저히 존중했다. 하지만 각본을 쓰면서 내가 가진 의문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 많은 부분이 바뀔 수 밖에 없었다. 알렉스와 나탈리는 원작에 없는 인물이고, 결혼식 장면도, 무거운 배낭도 책에는 없다. 책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게 아주 많다. 온라인으로 해고하는 장면도 그렇다. Q: 배낭에 대해 질문하려 했다. 처음엔 꽤 유쾌한 코드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슬퍼진다.관계의 무게를 따져 보고 싶었다. 그 무게가 도대체 얼마만큼인지 알고 싶었다. "아 맞다, 배낭" 이라는 생각이 들자 어깨를 직접 짓누르는 무게가 떠올랐다. 여행을 꽤 많이 떠나는 편인데, 항상 무거운 배낭을 등에 지고 공항과 공항 사이를 누볐다. 아마도 그 때문이 아닐까 싶다. Q: 라이언처럼 비행기 여행을 즐기는 편인가? 난 타고난 여행자다. 비행기를 즐겨 탄다. 내가 원작을 좋아하는 이유가 어떤 항공사의 골수팬이기 때문이다. 늘 비행기를 탄다. 직항보다는 갈아타는 게 더 좋다. 짐 싸는 데도 도사다. 보안 검색을 통과하는 나만의 비법도 있다. 영화에서 조지 클루니가 짐을 싸고,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 장면에 그대로 담겼다. 이런 점을 영화에서 자세히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비행기 타는 게 정말 좋다. 내가 왜 비행을 좋아하는지 생각해 보았는데, 어릴 때부터 극장에 가는 이유와 비슷하다는 걸 깨달았다. 밖으로부터 완벽히 차단된 나만의 공간. 핸드폰도 꺼지고, 새로운 세상이 새롭게 열린다. 비행기에서도 핸드폰은 꺼져 있고, 세상으로부터 도피할 수 있는 나만의 안식처가 마련된다. 나는 낯선 이들과 섞여 있는 게 좋다. 창가 쪽에 앉아서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게 좋다. 여행의 미학을 원작이 잘 안고 있다는 게 참으로 흥미로웠다. 그 점을 영화에 담아내고 싶었다. 책에서 인상 깊은 구절이 하나 있다. “다른 이들이 여행을 싫어하는 이유가 내가 여행을 사랑하는 이유다.” Q: 해고의 다양한 방식이 나오는데, 원작에서 모두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서 힌트를 얻었나?실제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다. 내가 쓴 내용이 그다지 사실적이라는 생각이 안 들어서, 사람들과 직접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광고를 내서 사람들을 모았고, 총 60명을 인터뷰해서 25명의 내용이 영화에 들어가게 되었다. Q: 그들은 전문 배우가 아니었나?J.K.시몬스와 자흐 갈리피아나키스까지 포함해서 4명의 배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실제 인물이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해고 통지를 받는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과 하고 싶은 말을 담고 싶었다. 그 말을 듣자 마자 사람들이 보이는 감정적인 반응들, 예컨대 울거나 화를 내거나 소리 지르는 것까지. 하지만 공통적으로 보이는 반응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이었다. 아마도 성인이 되서 듣는 말 중 가장 가슴을 후벼파는 말이 아닐까 싶다. 20대에 그런 말을 듣는다면 대부분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40대와 50대 등 인생의 절반을 일하는 곳에 바친 이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인생의 목표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굉장히 가슴 아파했다. Q: J.K. 시몬스는 당신 영화에 모두 출연했다.그렇다. 그는 나의 뮤즈다. 히치콕과 우디 앨런은 아름다운 여자가 뮤즈였지만, 나에겐 J.K.다. 무슨 이유를 대건, 그는 내가 말하는 방식을 알고 있고, 내가 무엇을 만들고자 하는지 알고 있다. 그와 함께 한 건 그래프를 그려볼 수 있을 정도다. 앞으로 4번 정도는 더 같이 하고 싶다. Q: 지금은 누구와 함께 작업 중인가?를 쓴 제니 루멧과 함께 구스 반 산트의 영화 의 작가 조이스 메이나드가 쓴 책 를 각색 중이다. 듀플라스 형제의 작품도 제작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