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터 겸 ARS 서울 대표 김아람
소개팅은 한가한 곳이 최고라는 게 내 지론(그렇다고 지금 추천하는 곳들이 인기가 없어 사람이 적다는 뜻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 것). 상수동에 위치한 ‘팜팜 피아노’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이 치킨을 뜯어 먹는 곳으로 유명해졌지만 그 유명세에 비해선 주중 저녁 손님이 적어서(!) 즐겨 찾는다. 물론 주말 저녁엔 테이블이 꽉 차니 미리미리 스케줄을 체크해야 한다. 탁 트인 야외 테라스 덕분에 즐겨 가는 ‘모노 블록’ 역시 한적해서 즐겨 가는 나만의 소개팅 성지. 사실 전남편이 하는 곳이라 여기서 소개팅할 땐 좀 미안한 감이 있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식사 메뉴가 마음에 들어 또 이곳을 찾게 된다. 마지막으로 추천할 곳은 ‘서울 도서관’ 그리고 그 앞 잔디밭. 돈도 아낄 수 있고 운치도 있으니 한 번쯤 도전해볼 것. add 마포구 상수동 337-2번지(팜팜 피아노), 마포구 서교동 342-12번지(모노 블록), 중구 태평로 1가 31번지(서울 도서관)
 
 
 
 
 
 
식품 업체 디자이너 유안나
‘소개팅남’의 제안으로 도산공원 근처에 위치한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에서 첫 만남을 갖게 됐다. 보통 강남역 8번 출구에서 만나자는 남자가 팔 할인데 ‘그냥 이탈리안 요리가 아니라 정통 나폴리 요리를 선보이는 곳’에서 만나자니! 보통 남자 치곤 ‘센스’ 만점이라 솔직히 처음부터 호감을 느꼈다. 우리의 자리는 테라스였는데 그날따라 밤공기는 시원했고 은은하게 켜진 촛불도 로맨틱했다. 물론 그의 말처럼 심플한 토핑으로 식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았던 ‘화덕 피자’가 끝내줬다는 건 두말할 필요 없다. 안타깝게도 그와는 좀 만나다 성격 차이로 헤어졌다. add 강남구 신사동 646-2번지
 
 
 
 
 
 
포토그래퍼 실명 거론을 거부한 C
다들 내가 설렁탕과 ‘주물럭 등심’을 파는 곳에서 소개팅한다 하면 기겁하지만 뜻밖에 헌법재판소 옆 ‘만수옥’에서 소개팅을 하면 잘 될 확률이 더 높다. 소개팅할 때마다 스파게티를 먹는 게 싫어 늘 한식 메뉴를 고집하기도 하지만 사실 이런 허름한 장소를 소개팅 스팟으로 정한 덴 나름의 깊은 뜻이 숨어 있다. 소개팅은 횟수보다 결국 취향의 교집합이 성공 확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어느 정도 개인적인 취향이 맞아야 한단 의미다. 고로 만수옥에 가자 했을 때 그녀의 반응이 긍정적이라면 나와 맞는 취향임을 확인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런 곳에 가면 됨됨이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 사귀게 된 여자 친구 역시 만수옥에서 만났는데 종업원에게 늘 고맙다 꼬박꼬박 인사 잘하고 레스토랑 안 가서 좋다 대답하는 모습이 완전 마음에 들었다. 아, 또 하나 만수옥에서 식사한 뒤 북촌 데이트를 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add 종로구 재동 107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