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찾은 기욤 뮈소를 만나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지하철에서 이들을 보는 걸로 됐다고, 그게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하는 우리 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새 소설 <당신 없는 나는?>과 함께 서울을 찾은 기욤 뮈소를 만났다. :: 기욤 뮈소,베스트셀러,소설가,문화,문학,서울,자유로운,예술적인,엘르,엣진,elle.co.kr :: | :: 기욤 뮈소,베스트셀러,소설가,문화,문학

그는 스타였다. 여섯 권의 소설이 모두 프랑스 아마존 연속 1위라는 기록을 달성했고 는 무려 87주간 1위 자리를 사수했다. 일곱 번째 소설 역시 초판 30만 부(3천부가 아니라)를 너끈히 해치웠다. 번역본은 30여 개 나라에서 출간됐다. 소설가라기보단 어쩌면 그 이름이 그를 둘러싼 현상을 더 적절하게 설명해줄 수 있을 거다. 그의 소설은 말은 말이되 읽어도 도통 와 닿지 않는 현학적인 언어나 지나치게 복잡한 감정선을 따라가기 일쑤였던 프랑스 소설에 대한 고정관념도 말끔히 뒤집었다. 소설의 배경은 주로 뉴욕이었고 긴박한 스피드는 딱 요즘 ‘미드’의 호흡과 다를 바 없다. 분명 손은 책장을 넘기고 있는데 저절로 뇌리에 각인되는 비주얼들. 책을 읽는 행위를 상상력을 동원한 공감각의 경험으로 치환한 소설들은 우리 나라에서도 여지없이 통했다. 동세대 프랑스 작가로는 거의 유일하게 모든 책이 국내에 출간됐고 나올 때마다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프랑스 언론이 입을 모아 그에게 바쳤던 기사 제목처럼 분명 그는 어떤 ‘현상’이었다. 기욤 뮈소에 대한 프로필을 곱씹을수록 막연히 떠오르는 건 적당히 까칠하고 약간은 거만한 누군가의 이미지였다. 일찌감치 성공 궤도에 안착한 잘나가는 30대 작가. 이쯤 되면 왕자병에 걸려도 썩 이상할 건 없다. 일요일 오전 열한 시. 대부분의 소설가를 만나기엔 그다지 적절하지 않은 시간. 약속 시간 10분 전. 마침내 그가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왠지 엄격한 가정 교육을 받고 자랐을 것 같은 선량한 이웃집 청년 같은 모습으로. 혹시 뉴욕에 숨겨둔 거라도 있나. 프랑스 작가지만 그동안 작품의 배경은 주로 뉴욕이었다. 아니. 그런 건 아닌데 19세에 처음 가보고 뉴욕과 사랑에 빠졌다. 그 이후로는 정기적으로 간다. 한 1년 정도 그곳에서 살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지금까지 내 소설에 뉴욕이 등장하는 모양이다. 지금까지 미국, 특히 뉴욕의 영향을 받은 상상력으로 글을 쓴 것이 사실이다. 뉴욕에 살기도 했거니와 그곳에서 일도 했고 지금도 자주 돌아가는 곳이니까. 크리스마스도 뉴욕에서 보냈고. 드디어 당신 소설의 배경으로 파리가 등장했다. 사실 그동안 은근히 파리를 배경으로 해달라는 항의가 있었을 것 같다. 맞다. 프랑스 독자들의 은근한 압박이 있었다. 그래, 우리도 뉴욕 좋아해요. 근데 파리에 대해서도 좀 써 주세요. 라는 거지. 그래서 이야기가 떠오를 때까지 기다렸고 드디어 파리에 대한 소설이 나왔다. 로 루브르의 피라미드가 새삼 전 세계의 명소가 된 것처럼 이번 책이 영화화된다면 어쩌면 오르세 미술관이 그렇게 될지도 모르겠다. 남부에 위치한 앙티브가 고향이다 보니 오르세 미술관에 처음 가본 건 13세 때였다. 부모님과 함께였는데 첫눈에 퐁당 사랑에 빠졌다. 그 이후로 오랫동안 그림을 훔치는 손 큰 도둑에 대한 이야기를 상상해 보려고 애썼다. 워낙 옛날부터 회화를 좋아하기도 했고. 작가들 중엔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장소를 옮겨 다니는 이들이 많다. 이번 소설은 어디서 썼나? 역시 소설에 등장하는 파리와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집이 있는 앙티브까지. 세 군데 모두에서 썼다. 초반엔 신뢰감 있는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파리의 오페라 극장이나 오르세 미술관에 자주 갔다. 나중엔 완전히 고립된 채로 소설에 몰두하기 위해 주로 앙티브에 있었다. 이동할 땐 항상 컴퓨터를 들고 다닌다. 지금껏 터전인 고향 앙티브는 당신에게 특별한 공간인 것 같다. 그렇다. 가족이 있고. 내가 태어난 곳이고. 평화로운 곳이니까. 게다가 바다가 있고.... 파리도 좋아하지만 며칠 동안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었다가 또 며칠은 지옥처럼 변하는 게 파리다. 파리와 앙티브에 아파트가 있어 한 주간씩 머무르며 자주 시간을 보낸다. 그에 반해 뉴욕은 세계의 중심과 같은 곳이어서 점점 뉴욕에서 살고 싶어진다. 적어도 1년만이라도 지냈으면 좋겠다. 글쓰기가 힘들 때 2~3일만 뉴욕에 있어도 많은 도움을 받거든. 뉴욕의 에너지를. 의 주인공 마르탱 보몽은 누군가의 프로필을 떠올리게 한다. 1974년생에 앙티브 출신에, 심지어 어머니가 도서관에 일하는 동안 책에 둘러싸여 시간을 보냈다니. 당신 팬이라면 한번에 알아보겠던데? 하하. 맞다. 그는 5일에 태어났고 난 6일에 태어났다. 그렇다. 이번 작품에선 만일 내가 다른 길을 택했더라면 될 수도 있었을, 일종의 이중적인 인물을 창조했다. 지금 나는 작가지만 주인공 마르탱처럼 경찰관이 되고 싶기도 했거든. 분명 허구 속 인물이지만 장점, 단점, 키 등 나랑 비슷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이만큼 자전적인 인물을 써본 건 처음이다. 작가들이 작품 속 주인공에 자신을 투영시키는 건 자주 있는 일이지만 대부분 초기작일 경우가 많다. 그런데 당신은 이미 큰 성공을 거두고 일곱 번째 소설에서 이런 캐릭터를 등장시켰다. 흥미로운 대목이다. 대부분의 경우와 반대라고 할 수 있겠지. 처음에는 그렇게 쓰고 싶어도 쓰지 않으려 했다. 나를 드러내는 게 약간 부끄럽기도 했고 워낙 플롯 위주의 이야기를 쓰는 작가다 보니 나라는 존재가 너무 많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감정적인 면에서 어떤 거리감을 갖고 싶었던 거지. 그런데 가면 갈수록 어쩔 수 없이 나라는 존재와 소설 속 캐릭터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게 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렇다면 이번 작품은 꽤 자전적인 소설이라고 봐도 되겠나? 자전 소설은 아니다. 우선 난 경찰도 아니잖아. 물론 이 책이 탄생하기까진 내 실제 삶의 많은 부분이 모티프가 됐다. 예를 들어 도입부분에서 나오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사랑 이야기는 완전히 똑같진 않지만 내 첫사랑에서 영감을 받았다. 19세 때, 처음으로 미국에 가 있는 동안에 겪은 사랑 이야기였다. 주인공 마르탱의 미술에 대한 열정도 마찬가지다. 도둑을 추격하다가 아버지를 찾는 이야기도 나와 우리 아버지의 관계에서 영향을 좀 받았다. 하지만 자전 소설은 아니다. 그런 일 자주 있지 않나. 인생이 픽션에 영향을 주고, 또 픽션이 인생에 영향을 주는 일. 그게 바로 소설의 마법 같은 힘이고, 이런 매력 때문에 내가 소설을 좋아하고 지금까지 쓰는 거다.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은 처음으로 소설가 주인공이 등장한다. 내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작가들 중 하나인 것은 사실이다. 오토픽션(자기허구)이라 부르는데 프랑스에서는 아주 일반적인 일이다. 소설의 소재로 그들의 삶을 그대로 쓰기도 하는데 난 그런 경우는 아니다. 자신을 드러내는 데 있어 부끄러움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런 수줍음이 줄어드는 것 같다. 007 시리즈에 등장하는 은색 애스턴 마틴 DB5을 몰고 비행기까지 조종하는 아키볼트는 또 다른 의미에서 남자들의 로망인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당신의 취향일 수도 있겠다. 꼭 그렇진 않다. 우선 난, 자동차에 돈 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 그런 걸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 나는 작은 차를 갖고 있는데 그것만 해도 벌써 돈이 많이 들어간다. 아까 이야기했듯이 어머니도 자선식당단체 (restaurant du coeur)에서 일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굉장히 많이 보니까. 글 쓰는 일이 즐겁나? 글 쓰기는 마약과 같다. 그만큼 중독적인 면이 있다는 뜻이다. 글 쓰기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인 동시에 가장 나를 힘들게 하는 일이다. 사랑이나 마약처럼 양면성이 있다. 잘 써질 때는 한없이 행복한데 또 잘 안 될 때는 정말 고통스럽다. 이번엔 어땠나. 다른 모든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힘들게 썼다. 하지만 쓰기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결과에 더 만족하게 된다. 그래서 어려울수록 좋은 징조라고 생각하지. 이번에도 이야기를 흥미롭고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데뷔 이후 거의 매년 한 권의 책을 발표하고 있다. 그 꾸준함이 놀랍다. 뭐, 사실 책 한 권이 탄생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년도 10년이 될 수 있다. 새 주제를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게 내 머릿속에 다 저장돼 있다. 이미 책으로 발표한 그 이야기들은 10년, 15년 전부터 내 머릿속에 있었다. 지금도 내 머릿속엔 15개 정도의 이야기가 있는데 가장 좋은 시기라고 생각될 때 그 중에서 가장 진전된 이야기나 가장 쓰고 싶은 주제를 선택한다. 그림 도둑에 대한 이야기는 12세 때 처음 생각했던 거다. 이야기 구상을 마치고 본격적인 집필에 들어가면 쓰는 데만 1년 정도 걸린다. 열두 살 때? 그렇다. 처음으로 오르세 미술관을 방문했을 때 문득 생각했다. ‘와, 지붕으로 들어가서 반 고흐 그림을 훔칠 수 있겠다.’ 이 이야기 씨앗이 자라서 꽃이 되고 나무가 된 거다. .어릴 적 늘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다더니 그 시절의 영향인지도 모르겠다. 혹은 어쩌면 처음부터 특별한 상상력을 갖고 태어났는지도 모르지. 어머니 영향이 컸던 것 같다. 어머니가 사서로 일하는 동안 책을 읽으면서 보냈던 시간들이 우선 영향을 미쳤을 거다. 특히 방학 동안이나 학교가 끝난 뒤 어머니와 함께 도서관에 가곤 했으니까. 여름방학 땐 다들 해변에 나가 아무도 없었다. 그 많은 책들과 함께 그 공간엔 오직 우리밖에 없었다. 어린 나한텐 마치 마법 같았지. 그렇게 머릿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처음 글로 옮겨 쓴 건 언제였나. 15세 때쯤. 선생님이 글짓기대회를 개최했는데 각각 이야기를 하나씩 지어와 발표하고 사람들이 투표를 하는 형식이었다. 거기서 일등을 했다. 놀라운 경험이었다. 나의 상상을 글로 표현하는 게 재미있구나, 하고 처음 알게 된 거지. 그때 그 글을 다시 읽어본 적은? 어머니가 갖고 있는데 다시 읽지는 않았다. 그 단편소설도 나의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초자연적인 요소와 사랑 이야기, 서스펜스가 적절히 섞여 있다. 글을 써온 기간이나 성장 과정을 들으면 본격 소설 데뷔는 오히려 늦은 감도 있다. 19세부터 쓰기 시작했지만 뚜렷한 생각을 갖고 글을 써서 출판사에 보낸 건 27세 때였다. 그게 축간된 내 첫 소설이 됐다. 그런가 하면 실제론 경제학을 전공하고 고등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교사 생활을 병행해왔는데. 2년 전 그만두긴 했지만 10년 동안 경제학을 가르쳤다. 더 일찍 그만둘 수도 있었지만 하는 일이 재미있어서. 프랑스에서 일하는 외국인을 부모로 둔 아이들이 모이는 일종의 국제학교여서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어쨌든 교사 생활을 하면서 소설 집필을 병행했단 거지? 그렇다. 저녁시간이나 방학 동안에 썼다. 사실 문학과 경제학은 굉장히 동떨어진 분야인데 상반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이 가능하던가. 그게 오히려 내 삶에 균형을 준 것 같다. 경제학은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는 분야다. 그에 반해 소설은 상상과 몽상 속에 있는 것이라서 그 속에서만 사는 건 위험할 수 있다. 이 두 분야가 적절히 모여서 정신적으로 똑바로 서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제 교사 생활을 그만두고 완벽하게 글 쓰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뭐가 바뀌었나. 여전히 현실과 어떤 괴리감이 생기지 않도록 단단히 발을 디디려 한다. 어머니가 노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해주는 레스토랑 단체에서 책임자를 맡고 있다. 예전 애인은 장애 어린이들을 돕는 한편 노숙자들을 돕기 위해 적십자에서 일한다. 이런 주변 사람들의 영향도 큰 것 같다. 나는 현실과 동떨어져 글만 쓰는 사람이고 싶진 않다.교사를 겸할 때는 시간도 없고 잠잘 시간도 없이 일만 했지만 이제 사명감을 갖고 진짜 삶을 살려고 한다. 한참 집필에 몰두할 때 당신의 일상은 어떤가? 주로 밤 시간 내내 일한다. 보통 새벽 3시까지. 가끔은 아침에도. 오후에는 다른 소소한 일들을 처리한다. 마트에 장보러 가거나 부모님을 뵙고 친구들을 만나는 일상적인 일들. 퇴고 시간은 어느 정도나 투자하나. 9달 동안 쓰고 3달 동안 다시 읽어보며 고친다. 사실 아홉 달은 사람으로 치면 임신 기간과 똑같지 않나. 그 기간 동안 탄생시키는 나의 작품들도 내겐 마찬가지다. 독자들이나 기자들이 작품들 중 뭐가 젤 좋으냐고 물어보면 선택을 잘 못한다. 엄마에게 아이들 중에 누가 젤 예쁘냐는 질문이랑 똑같은 거지.똑같은 손가락이라 해도 깨물면 특별히 더 아픈 손가락이 있지 않나. 여섯 아이들 중에서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예쁜 아이를 고른다면? 내 대답은 늘 최신작이다. 먼저 나온 책들은 좋아해주는 독자들도 있고 이미 자기 길을 가고 있을 테니까. 맨 마지막 자식이 아무래도 손이 더 가고 마음도 더 가고 그렇다. 당신 소설을 두고 어떤 이들은 소위 ‘기욤 뮈소식 메커니즘(Mecanique Musso)’이란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일련의 공식처럼 흘러간다는 거지. 난 그 말이 싫다. 내가 하는 작업과는 정반대되는 용어랄까. 기계적(mecanique)이라는 건 말도 안 된다. 책을 쓰는 건 정말 노력을 쏟아 부어야 하는 일이다. 고독하고 외로운 일이다. 심지어 담당 에디터라 해도 조언해줄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서스펜스나 초자연적인 요소라던가, 사랑 이야기 등의 요소가 자주 등장하긴 한다. 오해를살 수도 있겠다. 그건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들이기도 하고 성격에서 나오는 거다. 글을 쓰기 위해 정해진 레서피와는 다르다. 난 모든 소설을 진정성을 갖고 쓴다. 계약으로 시간적인 제한을 두지도 않고 자유롭게, 어떤 외부의 영향도 받지 않으며 쓴다. 그런 당신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은근히 이번에도 어떤 반전이 나오겠지 기대할 수도 있지. 고정 팬이 많은 입장에선 이게 압박일 수도 있겠다. 독자들이 그런 스타일을 좋아하니까 나도 만족스럽긴 한데 공장처럼 똑같은 걸 찍어내는 건 내가 추구하는 바가 아니다. 독자를 상정하고 글을 쓰긴 하는데 글을 쓰는 동안엔 온전히 나만의 세계에서 그런 요소를 배제하려고 노력한다. 책이 나온 다음에는 독자들의 반응을 살피긴 하지만 그뿐이다. 많은 독자들이 당신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할 텐데, 촘촘한 퍼즐이 맞춰지듯 치밀한 구성이 인상 깊다. 미리 세부 설정까지 짜놓고 시작하는 건가 아니면 캐릭터를 먼저 만든 후 자연스레 이야기를 발전시키나. 미리 짜놓는다. 6개월 정도 집필과 관계없이 미리 뼈대를 딱 간추리고 그 다음에야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물론 살을 붙이는 마지막 과정이 또 몇 개월 동안 이어진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스펙터클한 소재도 물론 빼놓을 수 없겠다. 글 말고 관심 있는 게 있다면. 우선 미술. 전시 하나 보려고 보스턴까지 가기도 한다. 현대미술, 현대회화에 관심이 많다. 점점 패션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긴다. 내가 입기 위한 건 아니고 복식사 등은 흥미롭다.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도 좋아해서 종종 카페 테라스에 앉아 사람들의 삶을 관람한다. 그게 종종 영감의 원천이 된다. 공공장소에서 글을 쓰려고 컴퓨터를 들고 가기도 한다. flashObject2('winTop','/elle/svc/elle_admin/etc/Sub_Video_Player.swf', '100%', '320', 'flvpath=rtmp://movie.atzine.com/vod/REPOSITORY/2010/04/14/MOV/SRC/01AST022010041499621015256.FLV',','transparent'); 1 눈 덮인 창덕궁. 한강 근처의 어느 길가에서. 서울은 프랑스와 몹시 다르면서도 어쩐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2 독자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시간. 일제히 꺼내 든 디지털 카메라가 인상적이었다.3 한강 근처의 어느 길가에서 마주쳐 잠시 쉬어갔던 곳. 서울은 프랑스와 몹시 다르면서도 어쩐지 비슷한 구석이 있다.4 기욤 뮈소에게 서울에 머무는 동안 인상 깊었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달라고 부탁했다.5 기욤 뮈소와 서울 나들이를 함께 한 그의 여자 친구.6 His Books 2001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요즘 오쿠다 히데오의 에세이 을 읽는 중인데 작가가 자신은 재능이 없는 것 같다며 괴로워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렇게 큰 성공을 거뒀는데 말이다. 사실 모든 창작자들은 유사한 불안과 공포를 갖고 있는 것 같다. 당신은 어떤가. 성공을 위해서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솔직히 운도 재능도 필요하다. 하지만 재능이라는 건 그걸 해낼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지 남들과 얼마나 다르냐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나는 그저 내 책이 지하철에서 읽히는 게 좋다. 기쁘다. 내 책이 지금 현재 독자들에게 읽히고 있고 팔리고 있다면 그걸로 된 거다. 당신의 책이 1백 년 후에도 읽힐 것 같나. 그런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난 바로 지금, 2010년을 위해 글을 쓴다. 이후의 일들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자체로 행복하고 만족한다. 내가 받는 편지만 1년에 1만2천 통이 넘는다. 그걸로 만족하지 다른 야망은 없다. 내가 도스토예프스키가 아니라는 건 나도 안다. 그렇게 되고 싶은 마음도 없다.너무 겸손한 거 아닌가. 그래도 30여 개국에 작품이 번역 나가는 프랑스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인데. 겸손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어떤 책이, 어떤 작가가 미래에 인정받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프랑스에서는 대중문학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오토픽션을 선호한다던가. 그러니까 많이 팔리는 건 진짜 문학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풍조가 있다. 진짜 문학이라면 엘리트주의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거나.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그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재능이 있다는 건 과연 무엇이고, 팔리지 않는 본격 문학과 팔리는 대중문학은 또 뭘까. 스스로도 고민하는 거긴 하지만 재능에 대한 콤플렉스는 없다. 종전에 1만2천 통의 편지를 받는다고 했지? 그렇다. 가끔 답장을 하기도 한다. 독자들에게 받는 편지는 굉장한 지지이자 추진력으로 작용하지만 가끔은 굉장한 압박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라. 누군가는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내 책을 선물했다는 거다. 그럴수록 글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지. 파리에서 지하철을 타면 가끔 내 앞에서 내 책을 읽는 사람을 보게 된다. 방송에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니니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거지. 한 번은 샤를르 드골 공항에서 파리로 가는 차 안에서 를 읽는 여자를 만났다. 그런데 그 여자가 나한테 이 책 참 좋다고, 작가가 훌륭하다고 말하면서 읽어보라고 추천해주더라. 하하. 많은 독자들이 당신의 책을 통해 치유받았다고 말한다. 1999년, 그러니까 29세 때 꽤 심각한 자동차 사고를 당한 적 있는데 그때의 경험이 내 안의 무언가를 바꿨다. 죽을 뻔하고 나자 죽음에 대한, 그러면서 동시에 치유와 평온을 가져다주는 글을 쓰고 싶어졌다. 초자연적인 주제를 자꾸 사용하는 것은 죽음이라든지 그 이후의 일 등 꽤 심각한 주제들에 대해서 편안하게 이야기하기 위함이다. 이런 건 사실 40년대 미국 영화감독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는 스타일이지. 우리가 삶에서 뭘 했고 뭘 할 수 있었는지, 어떤 후회나 회한이 있는지 보여주는 방식 말이다. 나의 글이 죽음이나 그 이후에 대해 평온한 마음을 가지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독자들도 비슷하게 느끼는 것 같아 다행이다.그런 과정을 통해 당신도 치유받았나? 치유를 받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두려움이나 궁금증을 덜어준 것은 맞다. 죽을 뻔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이 읽었다. 그렇게 죽음 가까이에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에 대해 재고하게 되는 듯하다. 한국영화도 몇 편 봤다고 들었다. 한국 문화도 가끔 접할 기회가 있나? 아직은 잘 안다고 말하면 거짓말이지. 하지만 점점 흥미를 갖게 되는 건 사실이다. TV나 잡지에서 한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 점점 마음이 열리고 이상하게 관심이 간다. 당신은 지독한 로맨티스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이번 책인 은 물론이고 등등 책 제목들만 놓고 봐도 말이다. 불행히도.불행히도? 다행히도. 다행히도, 그리고 불행히도 그렇다. 사랑은 커다란 모험이다. 매우 어렵고 상처를 주기도 하잖아. 사랑은 평온한 마음을 가져다주지만 종종 파괴적인 정열이 도사리고 있다. 누군가를 버릴 때나 버림받았을 때의 고통 또한 배제할 수 없지. ‘다행히 불행히도’인가,‘불행히 다행히도’인가? 내가 어떤 상태에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열네 살 때 에밀리 브론테의 을 처음 발견할 때로 거슬러올라가도 그렇다. 난 거기서 처음으로 평온함을 모두 깨뜨릴 수 있는 열정적인 사랑을 보았다. 요즘으로 치면 스테파니 메이어의 도 마찬가지다.그런 평온함과 한 번에 모든 걸 무너뜨릴 수 있는 열정 중 어느 쪽을 더 선호하나. 나는 평온함을 이루기 위해 산다. 그건 분명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행동이 사랑이나 애정 결핍으로부터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추리소설을 생각할 때도 사랑 이야기가 빠지는 경우는 드물다. 사랑이 두렵나? 아니, 아니다. 나도 사랑을 찾아 헤맨다. 하지만 사랑이 모든 걸 다 무너뜨릴 수 있다는 걸 말하는 거다. 때로는 엄청난 행복을 안겨주지만 다시는 사랑을 못 믿게 만들기도 한다는 거지. 결국 많은 사람들은 그저 사랑을 찾은 것에 만족하지만 커플이 되건 아니건 간에 그건 그들이 18세 혹은 20세에 꿈꾸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혼자가 되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에 위선적인 사랑을 계속하는 건 특히 아니라고 본다. 위험을 감수하고, 혼자가 되더라도 맞서야 한다는 거지. 늘, 복잡한 이야기다. 혹시 요즘도 사랑을 하는 중인가? 그렇다. 결혼은 안 했지만. 사실 사진을 찍거나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는 되도록 하지 않으려 한다. 항상 좋게 끝나는 법이 없거든. 나한텐 중요한 문제다. 그녀도 당신 소설의 팬인가. 글쎄. 아마 나를 만나고 나서야 내 책을 제대로 읽은 것 같은데? 하하. 나는 소설을 쓰면 우선 어머니에게 맨 먼저 보여드린다. 어머니와 담당 에디터, 애인, 그리고 형. 이 네 사람이 책이 나오기 전에 가장 먼저 내 소설을 보는 사람들이다. 가까운 이에게 자신의 글을 보여주는 건 오히려 더 어려운 일인데. 사실이지만 나는 그렇게 한다. 그 네 명의 사람들은 내가 가장 신뢰하는 독자다. 어머니는 절대 칭찬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 말씀 안 하시면 괜찮은 거다. 정말 솔직하게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주거든. 이런 사람들을 가지고 있는 건 소설가로서도 행운이지. 이미 대부분의 소설은 판권이 팔린 상태고 3권은 영화로 만들어지는 중이라 들었다. 은 이미 영화로 만들어져 미국과 프랑스에서 개봉했고 현재 4권이 진행 중이다. 영화 제작 기간이 워낙 기니까 어떻게 될진 모르겠다. 자신의 작품이 영화로 탄생한다는 건 신나는 일이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론 스트레스도 받고 걱정되기도 한다. 독자들도 좋아했던 부분을 정작 영화에선 찾을 수 없을 수도 있고. 하지만 개인적으론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 설사 내 소설과 영화가 거리가 있다 해도 아티스트의 한 사람으로서 그걸 보는 걸 즐기고 궁금해할 거다. 내 소설의 느낌을 살려주기만 한다면 다른 아티스트가 그의 식대로 표현하는 걸 보는 건 기분 좋은 일임에 틀림없다. 결과가 늘 성공이 아니어도 난 괜찮다. 어차피 영화가 소설을 그대로 대체해주진 못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눈앞에 비주얼이 펼쳐지듯 묘사를 하는 건 당신의 특기다. 여태껏 시나리오 작업 제안을 거절해왔다고 들었는데 앞으로 직접 써볼 생각은 없나? 어머니로부터 배운 고전적이고 문학적인 성향과 오늘날 30대 정도의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영화나 게임 등에 적당히 노출돼 자라온 영상문화적인 성향이 잘 섞여 있기 때문이겠지. 영화시나리오는 음, 아직은 소설이 최우선이라 거절하고 있지만 어쩌면 10년 후에는 영화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글이 안 써지면 노트북을 바꾼다면서. 책을 한 권씩 쓸 때마다 바꿨다. 이번에도 새 노트북으로 항상 애플 제품으로 거의 유사한 걸로 산다. 부러운 취미다. 혹시 소설 숫자만큼 노트북 셀렉션도 늘어나는 건가. 하하. 그런 건 아니고 다른 사람들에게 넘긴다. 정말 막혀서 안 써질 때만 쓰는 방법이다. 노트북으로도 이야기가 안 풀리면? 아, 글이 안 써질 때면 등장인물이라면 어울릴 법한 옷이나 물건을 사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의 주인공 마르탱을 위해서 재킷과 손목시계를 사기도 했다. 나를 잠시 등장인물과 동일시해 보는 거지. 독자들이 가장 좋아했던 주인공은 누구였나. 여성 독자들은 의 ‘줄리엣’을 많이 좋아한다.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주인공 캐릭터는? 의 ‘마르탱. 늘 그렇듯 가장 요즘의 관심사였던. 막연한 모습이나마 미래에 대한 어떤 이미지가 있나? 5년 후 혹은 10년 후의 미래를 상상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 인생이 깨어지기 쉽다는 걸 이미 너무 잘 알거든. 음, 앞으로 적어도 5년은, 살아 있었으면 좋겠다. 아, 아버지가 돼 있다면 멋질 것 같다. 문학도 계속하고 싶다. 오래오래. 왜냐하면 이건 행복 자체이기 때문이다. 미래에 사람들이 내 책을 덜 읽게 된다고 해도, 인물과 세상을 상상해서 책을 쓰는 행복은 변하지 않는다. 한국은 처음이다. 생각하던 것과 비슷한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가까운 친구다. 자주 만나는데 그에게 한국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물론 좋은 이야기들이었지. 생각했던 것과 비슷하다. 프랑스도 요즘은 꽤 추워서 날씨는 괜찮고 나는 워낙 습관처럼 여행을 다니곤 하니까 적응은 잘한다. 워낙 한국 독자들로부터 편지를 많이 받아서 궁금했다. 다른 나라에선 어린아이부터 할머니까지 골고루 반응이 오는 편인데 한국에선 특히 젊은 층에서 편지를 많이 보내온다. 에선 한국인 캐릭터도 한 명 나와 반가웠다. 혹시 베르나르 베르베르 영향은 아니겠지? 아니다(정색하며). 이번 소설 말고도 다음 작품에도 꽤 비중 있는 캐릭터로 한국인을 생각하고 있고 그 다음 작품에선 한국과 관련된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아마존 킨들과 같은 이북 리더들이 점점 늘어나고 인터넷은 확실히 미디어 환경을 바꿔놓고 있다. 책의 미래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들도 많다. 나는 절대로 책의 죽음이란 말을 믿지 않는다. 그런 일은 없을 거다. 물론 휴대전화나 인터넷으로 대체될 수 있는 취미가 있겠지만 그게 책 혹은 소설은 아니라고 본다. 소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상상력을 대체할 수는 없다. 그게 책의 형태든 휴대전화의 형태든, E-book 형태든 간에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움베르토 에코는 최근 인터뷰에서 책의 죽음을 믿는 것은 미친 짓 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젊은이들이 책을 계속 읽어가도록 격려해야겠지. 이건 나의 투쟁 중 하나다. 절대적인 미디어에 끌리기 쉬운 젊은 독자들을 향해 책이 나아가야 할 거다. 당신의 작품에는 언제나 챕터가 시작되기 전에 나오는 근사한 인용들이 있다. 독자로서 좋아하는 동세대 작가가 있다면? 항상 서너 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다. 최근에는 이안 피어스(Yean Pears)의 역사소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다음 작품을 위한 조사로 코미디 뮤지컬에 대한 책, 유전자에 대한 책들을 읽고 있다. 좋아하는 작가는 10여명쯤 있는데 누구 하나를 고르긴 좀 어렵다. 굳이 고르자면 최근에 별세한 스위스 작가, 알베르 코헨을 꼽아야겠다. 특히 두 작품이 아주 훌륭하다. 첫 번째는?라는 작품인데, 열정적이고 비극적으로 끝나는 사랑 얘기로 700쪽에 이르는 작품이다. 두 번째는 라는 작품으로 엄마와 아들 간의 사랑 얘기다. 두 가지 사랑의 모습, 그러니까 남녀간 사랑과 가계간의 사랑을 분석했기 때문에 좋아한다. 이번 여행가방에 넣어온 책은? 유전자 관련 서적과 이안 피어스의 역사소설. 가끔 잡지도 읽나? 많이 읽는다. 특히 여성 패션 잡지. 사실 여자 캐릭터에게 입힐 옷들을 궁리하느라 열심히 본다. 물론 주로 를 읽지. 하하. 촬영과 인터뷰 내내 몇 잔이고 커피를 마셨던 그가 가장 많이 뱉은 말은 “괜찮다”였다. 조명이 잠깐 문제를 일으켰을 때도, 제대로 점심도 먹지 못하고 촬영을 진행하게 돼 양해를 건넸을 때도, 조금 쑥쓰러워하면서 결국 스튜디오에 있던 관계자들이 모두 그에게 책 표지에 사인을 부탁했을 때도. 그리고 인터뷰 도중 가장 진지해졌던 건 자신이 쓰는 한 줄의 문장에 대한 진정성이었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까칠한 글쟁이일 거란 오만한 허상은 사라지고 대신 그 자리에 눈앞에 있는 진짜 기욤 뮈소가 보였다. 10년 동안 고등학교 경제 교사를 하면서도 늘 새벽까지 자신의 소설 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남자. 현실에 견고하게 발을 디딘 채 머리와 가슴속엔 무궁무진한 이야깃거리를 안고 있는 타고난 몽상가.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글 쓰기를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소박한 소설가. 자신의 아이팟을 뒤져 곧 이탈리아에서 출간될 의 커버 사진을 보여주던 그는 세상 누구보다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며칠 후, 그가 직접 찍은 사진을 건네받기 위해 다시 만났을 땐 이제 서울이 조금 익숙해졌는지 표정이 훨씬 밝아 보였다. 어제 먹었던 갈비 사진과 꽤 오래 시간을 보냈다는 영풍문고의 사진을 보여주는 모습을 보니 다음 그의 소설에서 만날 한국인 캐릭터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2월호를 참고하세요!